최종편집 2024-04-20 10:04 (토)
청각장애인 행복 추구 '마음으로 느끼는 영화 한 편'
청각장애인 행복 추구 '마음으로 느끼는 영화 한 편'
  • 현도영 기자
  • 승인 2005.06.17 20: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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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서 ‘무언의 영화제’ 열려

1회-청각장애인도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마음껏 듣고 싶었습니다”

듣고 싶은 충족, 알고 싶은 마음.

TV를 보고 싶어도 한국영화를 보고 싶어도 내용을 이해 할 수 없어 포기하는 청각장애인들.

이들에게는 자막과 함께 상영되는 외국영화만이 유일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무언의 영화제’가 17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청각장애인과 시민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행사는 청각장애인들의 불편함을 일반 시민들과 함께 느끼고 개선방안을 생각해 보자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이번 ‘무언의 영화제’는 한국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에 자막을 넣어 소리없이 상영됐다.

특히 영화가 소리없이 상영됐지만 일반 시민들도 상영스크린을 응시하면서 청각장애인들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무언의 영화제에 참가한 윤정현씨(20.제주대)는 “소리없이 자막만으로 이뤄진 영화상영으로 청각장애인들의 아픔을 일반 시민들도 함께 해 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제주대학교 수화봉사동아리 한동언 똔난소리 회장은 “이번 무언의 영화제 개최를 계기로 시민들이 청각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갖고 서로 배려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버스를 기다리다가 이 영화제에 참여했다는 이지혜씨(27. 제주시 이도2동)는 “사회적인 무관심 속에서도 이런 뜻있는 자리를 만든 청각장애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항상 용기를 잃지 않고 사회에 충실하면 사회도 길을 열어 줄 것”이라는 격려를 보냈다.

한편 식전 행사로 제주대학교 수화봉사동아리 똔난소리의 공연이 많은 호응을 받으며 영화제의 분위기를 고조 시켰다.

 

▲‘무언의 영화제’를 기획하게 된 동기는.

- 일반인들과 청각장애인들이 함께 준비한 영화를 보면서 청각장애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 변화를 위해 기획하게 됐다. 그리고 청각장애인들이 자막이 없는 한국영화를 평소에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영화에도 자막처리를 할 수 있는 바람도 기획하게 된 동기 중의 하나다.

▲청각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은.

- 지난 1997년 6월 3일 ‘농아인의 날’이 제정됐다. 그러나 아직 사회는 청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지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청각장애인을 위한 사회적 지원도 미진하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청각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향했으면 한다.

▲이번 영화제를 준비하는데 어려웠던 점은.

- 예산 지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영화제를 준비하지 못했다. 정부에서는 예산지원을 하지 않고 제주시청에서 운영비와 수화통역 도우미를 지원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이번 영화제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모금액을 지원해줘 미진하지만 성공적으로 1회 영화제를 마칠 수 있었다.

▲제주시청의 이번 영화제 지원은.

- 이번 영화제 준비를 위해 제주시청에 사업비 지원요청을 하려고 했지만 내년 지방선거가 1년 정도 밖에 남지 않아 선거법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신규사업 신청이 안된다고 했다.

▲앞으로 계획은.

- 오는 8.10.12월에 '무언의 영화제'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예산이 허락하는 한 '한마음 체육대회'같은 청각장애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행사를 계속적으로 추진하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일반인들이 청각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 한 예로 TV를 시청할 때 자막 삽입은 10%정도로 청각장애인들은 정보에서 소외되고 있다. 또 라디오를 듣는다는 것은 현실에서 벗어난지 오래다.

그리고 한국영화는 무조건 볼 수 없다. 사회가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배려해주면 TV나 한국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청각장애인들은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또 가장 중요한, 제주시 지역에 수화통역센터를 건립해야 한다. 현재 제주시에 청각장애인들만 700여명으로 이들 중 협회 회원으로 300여명이 가입돼 있지만 이들을 도와 줄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

제주시에서 수화 통역 도우미를 지원해주지만 이들은 상주인력이 아니어서 정작 청각장애인들이 필요할 때 즉시 도와줄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수화통역센터를 건립해 상주인력을 배치하면 청각장애인들이 필요할 때 즉시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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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05-06-18 09:46:34
아주 좋은 기삽니다.
청각장애인의 행복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봅니다.
극장에 가서 요란한 사운드로 영화를 보는 우리는 참 편한 사람들입니다.
한번쯤 그분들의 입장에서 사회문제를 바라볼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