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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비, 오늘도 비, 연일 비날씨
'감귤 단맛 내기 정말 어렵네'
어제도 비, 오늘도 비, 연일 비날씨
'감귤 단맛 내기 정말 어렵네'
  • 한애리 기자
  • 승인 2007.10.08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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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첫 출하 앞둔 제주감귤, 무엇이 문제인가
노지감귤 첫 출하를 앞두고 감귤농가와 행정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9월부터 이틀이 멀다하고 내리는 비 때문에 감귤의 맛을 좌지우지 하는 당도가 전년에 비해 다소 떨어져 감귤제값 받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오는 15일 극조생 노지감귤이 처음으로 출하되기 시작한다. 대내외에 올해 제주산 노지감귤의 첫 이미지가 되는 극조생 첫 출하는 나머지 조생 온주감귤의 시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스타트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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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중 13일 '비날씨'...감귤 당도 하락 우려

그러나 지난 9월부터 좋은 날보다는 궂은 날들이 더 많아 농가들이 일년 내내 땀 흘려 가꾼 감귤이 좋은 결실을 맺지 못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당장 15일부터 제주도에서 생산된 극조생 노지감귤이 출하될 예정이지만 요즘처럼 비날씨가 이어진다면 상품 출하기준인 당도 8브릭스를 맞추기가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 9월인 경우 30일 중 13일 동안 비날씨가 이어졌고 태풍 '나리'때는 하루 40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려 노지감귤의 당도가 0.2브릭스 정도 떨어졌다는 것이 관계 당국의 설명이다.

노지감귤의 당도는 8월부터 출하전까지의 날씨가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강우량이나 기온, 주야간 기온차에 따라 당도가 달라진다. 이 기간동안 강우량이 적고, 기온이 높으면 극조생 감귤은 8~9브릭스까지 당도가 올라가지만 그렇지 못하면 감귤당도가 떨어진다.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한 관계자는 "지난 한 달 동안 비가 많이 와서 당도가 떨어졌을 거라는 우려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비가 그치고 가을날씨의 특성상 맑은 날만 지속된다면 당도 8브릭스는 문제 없다고 본다"면서 "또한 당도가 떨어졌기도 했지만 산이 많이 빠지면서 감귤의 신맛도 많이 빠졌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지금 감귤의 품질을 단정짓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노지감귤의 본격적인 출하는 극조생보다는 조생 온주에 기준이 맞춰지는데 아직 한 달 혹은 한 달 반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감귤의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66만t '감귤 풍작'...불량 감귤 7만t 솎아내기 '관건'

감귤의 상품성을 높여 맛좋은 제주감귤의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해 '감귤 4년 연속 제 값받기'의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과잉생산' 우려다.

지난 8월 감귤관측조사위원회가 감귤 예산생산량을 관측조사한 결과 자연낙과가 적어 올해 63만5000t에서 68만5000t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따라 감귤농가 스스로 '감귤대란'에 대비해 불량 감귤 열매솎기 등을 통해 1차적으로 수확량을 조절해야 한다.

제주도는 66만t의 감귤이 생산된다는 가정아래 올해부터 가공용으로 수매가 안되는 1번과와 상처과, 병해충과 등 비상품 감귤 7만t을 수확 이전 불량감귤 열매솎기로 걸러내고 43만t을 상품과로, 11만t은 가공용으로, 4만t은 택배 등 자가소비를 하면 유통의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난 8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감귤열매솎기운동에 농가들을 적극 참여시켜 목표량 7만t 달성을 위해 전행정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태풍 '나리' 피해복구로 지지부진했던 감귤열매솎기를 이달 중에 집중적으로 실천하면서 수확이전부터 비상품 감귤의 유통을 근절시키고 감귤처리난에도 대비하자는 것이다.

박헌규 제주도 감귤정책과장은 "감귤풍작에 대비해 지난 8월부터 대대적인 감귤열매솎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9월에 많은 비가 내리고 태풍 '나리' 피해복구 등으로 7일 현재 실적인 7만t 중 3만8740t(55.3)%에 머물고 있다"며 "감귤 하나 하나가 농민들의 피와 땀의 결실인 줄은 알지만 제 살을 깎는 아픔이 없으면 4년 연속 감귤 제 값받기는 실현될 수 없다"며 농가 스스로의 불량 감귤열매 솎기 참여를 당부했다.

# 감귤유통명령제 재도입 불투명...비상품 감귤 유통 '비상'

더욱이 올해는 감귤유통명령제 재도입이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져 비상품 감귤 유통 근절, 출하량 조절 등에 농가의 참여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농협제주지역본부는 농가설문조사, 감귤유통명령제 재도입을 위한 공청회, 감귤유통조절추진위원회 회의 등을 거쳐 지난 9월 초 농림부에 감귤유통명령제 재도입을 요청한 상태지만 아직 시행여부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

농협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농림부는 농촌경제연구원에 의뢰해 '10월 기준 감귤생산량 예측조사'를 실시하면서, 지난 3년간 유통명령 시행 과정에서 노출된 비상품 감귤 유통 문제를 거론하면서 감귤농가의 자성과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다.

다시말해 지난 3년간 유통명령제가 시행되는 동안 감귤의 품질 향상과 가격 안정으로 감귤농가들이 보호를 받았지만 비상품을 시장에서 격리시키지 못해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8일 오전 제주 한라체육관 앞 광장에서 감귤 유통인 등 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비상품감귤 지도단속반 출정식을 가졌다. 감귤생산자단체, 감귤유통인 임직원, 민간인 35개반 208명으로 구성된지도단속반은 내년 3월 31일까지 미숙감귤 강제 착생행위, 비상품 감귤 유통을 단속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더불어 제주도는 비상품 감귤을 유통시켰다가 적발된 경우 지난해 최고 500만원이던 과태료를 올해 최고 800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런 단속 기준과 방침들을 세웠다는 것이 아니라 '솜방망이'가 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감시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올해는 감귤 이외에 사과나 배, 단감도 풍작이 예상되고 있어서 감귤을 제외한 기타 과수 가격에 따라서도 제주감귤의 가격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고품질의 상품 감귤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 그 어느해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4년 연속 감귤 제 값받기를 위해서는 앞으로 감귤의 당도를 높일 수 있는 일조량, 기온 등 천운(天運)도 따라야 하겠지만 농가와 상인, 생산자단체의 자구노력, 행정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요구된다. 단속대상에 대한 추적과 증거 확보, 과태료 부과처분을 철저하게 이행하는 일관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높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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