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2원’ 제주아트플랫폼 사업 잊지 않으셨죠
‘계약금 2원’ 제주아트플랫폼 사업 잊지 않으셨죠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0.06.03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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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신임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에게 드림

도민 혈세 마구잡이 투입 논란 2년 흘러도 ‘여전’
“특정인 아닌, 도민들이 문화예술 누리도록 해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벌써 2년이 흘렀다. 2년 전을 상기해보니 가장 큰 이슈는 지방선거였다. 지방선거 공신들은 노력에 대한 선물(?)로 자리를 차지했다가 놓아주기도 하고, 또다른 자리로 옮겨가기도 한다. 선거의 생리이다.

제주문화예술재단도 그런 자리가 아닌가 싶다.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앞서 얘기했듯이 선거의 생리이고, 노력에 대한 보은도 있는 게 사실이다. 고경대 이사장이 자리를 그만두고 나서 누가 온다더라 말도 많았다. 결국 되는 사람이 되는 법이다. 어쨌든 보은이기에.

제주문화예술재단이 매입을 추진하고 있는 '재밋섬' 건물. 미디어제주
제주문화예술재단이 매입을 추진하고 있는 '재밋섬' 건물. ⓒ미디어제주

선거공신에 대한 보은을 얘기하려는 건 아니다. 2년 사이에 3명의 이사장이 바뀌었고, 그 면면을 들여다보려고 글을 쓰고 있진 않다. 여전히 논란거리가 하나 있어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 2년이 ‘벌써’ 흐르며 3명의 이사장이 교체되었지만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과 관련된 건물 매입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 사업은 100억원이 넘는 도민의 세금으로 제주시 원도심에 있는 ‘재밋섬’ 건물을 매입하는 게 핵심이다. 그 과정엔 웃지 못할 일이 한 둘이 아니다. 계약 과정에서 오고간 계약금 2원, 계약해지위약금 20억원 등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한숨만 나온다. 물론 <미디어제주>가 관련 문제를 줄기차게 보도했다.

제주문화예술재단 신임 이사장은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의 최고 책임자인 센터장을 지냈다. 도시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 스스로도 도시를 도시답게 바꾸려는 노력을 해왔다. 자칭 타칭 도시재생 전문가로 부를 수 있다.

그래서 말하고 싶다.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은 과연, 원도심의 도시재생을 위해 필요한 일인가라는 점이다. 도시재생을 곁에서 봐왔으니 답을 알고 있을 게다. 도시재생은 하드웨어만 있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점을 이승택 신임 이사장은 누구보다 잘 안다. 사람이 쉼없이 오가야 도시재생은 그나마 “어느 정도 됐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또한 거기에 빠져서 안되는 건 지역주민들이 주체가 돼야 한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욕심이 많다. ‘문화예술’을 넘어서서 ‘도시재생’까지 건들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승택 신임 지사장은 적절할 수 있지만, 도시재생을 제대로 모른 상태에서 일을 처리하면 ‘문화예술’만 남게 된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 해온 일을 보자. 예술공간 이아를 만들고, 산지천 갤러리를 탄생시켰다. 누구보다 이들 사업에 박수를 보내지만, 문제는 이들 공간은 도시재생이 아닌 ‘문화예술’에만 초점을 맞춘 공간이다. 도시재생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벌였기 때문이다. 도시재생을 한다고 제스처만 취했다. 기존에 있던 건물을 리모델링만 하면 그게 도시재생인 줄 착각했다. 두 건물은 리모델링을 거쳐서 새롭게 탄생했지만 주민과도 멀고, 도민과도 떨어져 있고, 관광객의 발길도 뜸하다. 예술가만 위하는 공간이 되어서다. 사실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때문에 우려된다.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은 지역주민과 도민, 관광객들이 수시로 찾는 공간이 될 수 있으려나. 과연 모두를 위한 공간이 될 수 있을까. 힘들다고 본다. 여기에 공연 연습장을 갖추고, 예술단체들이 입주를 한다는데 도민들이 가서 숨쉬고 마음껏 떠들고 할 수 있을까.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은 예술공간을 집약화하겠다는 의지이다. 예술공간이 집약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아주 관료적이고, 다중의 문화예술 향유에 반하는 행위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도를 ‘문화예술의 섬’으로 만들겠다고 하는데, 과연 그걸 누릴 사람은 몇이나 될까. 예술인? 문학인? 이들만의 예술이라면 제주도는 그런 의지를 접어야 한다. ‘문화예술의 섬’은 제주도민 모두가 누릴 때라야 그 이름을 인정받게 된다. 공연 연습장을 집약화 시킬 게 아니라, 곳곳에 그런 시설이 있어야 한다.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그런 곳에서 문화예술이 가능해야 한다. 문화예술 향유가 어려운 곳이 있다면, 그런 곳을 찾아서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 궁극적으로 해야 할 일이 바로 이런 것들이다. 수백억원을 쏟아부으며 특정인을 위한 공간을 만들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그런 일만 해왔으니, 이젠 그럴 필요가 없지 않은가.

신임 이사장이 바뀌었으니, 제주아트플랫폼 사업에 대한 고민에 들어갔으리라. 고민을 오래할 이유는 없다.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도민 곁에 와야 한다. 도민들이 낸 세금을 일부만 누리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 도시재생을 잘 아는 신임 이사장에게 드리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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