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강우일 주교 “코로나19, 인류의 절제되지 않은 탐욕의 결과물”
강우일 주교 “코로나19, 인류의 절제되지 않은 탐욕의 결과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0.05.30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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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환경의 날 담화문 통해 에너지‧산업구조 대전환 필요성 강조
“‘성장과 개발’ 우상 버리고 생태계 보전‧생명 존엄을 최우선 가치로”
한국천주교주교회이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인 강우일 주교가 6월 5일 환경의 날을 앞두고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로 전환을 위해 과거보다 덜 소유하고 소비하며, 우리 삶의 자리를 차지했던 물질들을 비우고, 그 자리에 하느님과 생태계와 이웃에 대한 사랑을 채워나갈 것을 제안했다. ⓒ 미디어제주
한국천주교주교회이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인 강우일 주교가 6월 5일 환경의 날을 앞두고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로 전환을 위해 과거보다 덜 소유하고 소비하며, 우리 삶의 자리를 차지했던 물질들을 비우고, 그 자리에 하느님과 생태계와 이웃에 대한 사랑을 채워나갈 것을 제안했다.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강우일 주교가 ‘성장과 개발’이라는 우상을 버리고 생태계 보전과 생명의 존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대전환이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인 강우일 주교는 오는 6월 5일 환경의 날을 앞두고 발표한 ‘2020년 환경의 날 담화문’에서 “코로나19라는 새로운 감염병은 지구 온난화와 사막화, 기상 이변 등으로 나타난 기후 위기와 마찬가지로 모두 인류의 절제되지 않은 탐욕의 결과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더 많은 수익과 부가 쌓일수록 모두가 행복할 것이라는 ‘성장과 개발’의 우상을 좇아온 결과, 인류가 커다란 위기에 부닥치게 됐다는 것이다.

강 주교는 “지난 2018년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내놓은 ‘1.5℃ 특별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위기에 따른 전 지구적 파국을 막으려면 산업화 이후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1.5℃ 이하로 조절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2050년까지 기후 위기의 주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탄소 배출을 제로 상태로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는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큰 변화를 30년 안에 이뤄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선택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전 지구적으로 삶의 방식에 대해 근본적으로 성찰하고 구조적인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성장을 지향하는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뀌어야 하고, 에너지 전환과 생태계 보전을 위해 산업계의 구조가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들도 물질 중심의 가치관에서 벗어나 생명 중심의 가치관으로 전환하고, 새로운 방식의 삶을 선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활동이 줄어들면서 세계 주요도시의 대기오염 물질이 25%에서 최대 45%까지 줄어들었다는 점을 들어 그는 “전염병의 위세에 눌려 고통스러운 이 순간에 우리는 오히려 이제까지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소유하고 소비하며, 과도하게 생태계를 위협해 왔는지를 확인하고 있다”면서 “기후 위기를 비롯한 지구 생태계의 수많은 위기 속에서 이제 우리가 얼마나 정신없이 달려오면서 가난한 이웃과 아파하는 생태계를 외면했는지 성찰해야 한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또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3월 ‘감염증 확산 시기 특별 기도’에서 ‘지금은 하느님께서 심판하시는 때가 아니라, 우리가 식별하여 우리 스스로 무엇이 중요한지 선택해야 할 시간’이라고 한 내용을 들어 “너무 많이 늦었지만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면서 지속 가능한 사회로 전환을 위해 과거보다 덜 소유하고 소비하며, 우리 삶의 자리를 차지했던 물질들을 비우고, 그 자리에 하느님과 생태계와 이웃에 대한 사랑을 채워나갈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그는 “기후 위기를 가져온 화석 연료 기반의 삶의 방식과 방사능 위험이 상존하는 핵에너지 기반의 에너지 시스템을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서둘러 전환해야 한다”고 거듭 에너지 정책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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