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조로서 마라톤 연습 50대 女 차로 쳐 숨지게 한 운전자 무죄
애조로서 마라톤 연습 50대 女 차로 쳐 숨지게 한 운전자 무죄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05.26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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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법 “자동차전용도로와 유사한 상황으로 봐야”
“주행 차 정면 역주행 무단횡단 보다 피하기 어려워”
검찰 1심 불복 항소 예정…항소심 재판부 판단 주목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지난해 제주시 애조로에서 마라톤 연습을 하던 50대 여성이 차량에 치여 숨진 사고와 관련, 1심 법원이 사고 차량 운전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해당 구간을 자동차전용도로에 준한 상황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인데, 검찰이 항소할 예정이어서 2심 재판부는 어떻게 판단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지방법원 형사4단독 서근찬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J(64)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J씨는 지난해 9월 5일 오전 5시 20분께 아이오닉 전기차를 몰고 제주시 애조로(아라동) 달무교차로에서 주행 중 마라톤 연습을 위해 달리기를 하던 50대 여성 N씨를 치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사고 당시 야간(새벽)이고 안개가 낀데다 주변에 가로등이 없어 시야가 좋지 않아 운전자가 평소보다 속도를 더 줄이고 전방을 정확하게 살피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지만, J씨가 이를 소홀히 한 과실로 사고를 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고 기소했다.

J씨와 변호인은 사고 발생 구간이 평소 보행자가 없어 자동차 앞으로 피해자가 뛰어올 것을 예상할 수 없었고 당시에도 오른쪽 아래 도로로 빠져나가기 위해 속도를 줄이며 전방을 주시했음에도 충돌 직전까지 피해자 일행을 발견할 수 없었던 점으로 볼 때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서근찬 부장판사는 재판 진행 과정에서 사고 현장 검증도 했다.

서 부장판사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도로가 자동차전용도로와 유사한 상황에 있다고 판단했다.

제주도 내에 자동차전용도로로 지정된 곳은 없지만 이 사건이 발생한 애조로와 번영로, 평화로 등은 실질적으로 자동차전용도로처럼 운용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서 부장판사는 "자동차 전조등 하향등의 조사거리와 조사범위, J씨가 피해자를 발견 시 반응 및 제동거리 등을 볼 때 즉시 감속하거나 급정지 등의 조치를 했다면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도 지적했다.

서 부장판사는 이에 따라 "자동차전용도로와 유사한 상황의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보다 더 피하기 어려운, 마라톤 연습을 주행 자동차 정면에서 역주행하는 사람에 대한 교통사고인 점이 고려돼야 한다"며 "이 사건은 공소사실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J씨를 기소한 검찰은 항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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