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법원 “비오토피아 명예회원 위촉도 뇌물”
제주법원 “비오토피아 명예회원 위촉도 뇌물”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05.2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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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공여의사표시 혐의 80대에 벌금 300만원 선고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고급 주거단지 비오토피아의 명예회원도 '뇌물'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는 21일 뇌물공여의사표시 혐의로 기소된 박모(85)씨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박씨는 비오토피아 주민회장 시절인 2014년 8월 원희룡 제주도지사 집무실에서 원 지사를 만나 세금 문제에 대한 민원을 제기한 뒤 비오토피아 명예회원 위촉 문서를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원 지사가 이를 받지 않아 뇌물공여의사표시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이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하자 이에 불복, 정식 재판을 청구한 박씨는 재판에서 직무관련 대가성과 제공의 고의도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검찰은 세금 민원을 이야기한 뒤 위촉 문서를 건넸다고 하지만, 사실은 문서를 먼저 주려했고 이를 거절당한 뒤 민원을 이야기해 대가성이 없었다는 것이다.

또 명예회원 위촉 문서는 우근민 전 제주도지사와 김재봉 전 서귀포시장에게도 건넨 바 있어 의례적으로 원 지사에게 주려한 것일 뿐 대가를 바란 것도 아니라는 주장도 했다.

제주 서귀포시 소재 비오토피아 타운하우스 전경과 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 네모 안).
제주 서귀포시 소재 비오토피아 타운하우스 전경과 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 네모 안).

“영향력 있는 인물 관리…실익 없다는 점 인정 안 돼”

“사람 다 똑같아…지위·권한 결부시키면 탈나기 마련”

재판부는 그러나 비오토피아 명예회원 위촉 문서도 뇌물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오토피아 주민회의 내용을 보면 원 지사뿐만 아니라 도내 영향력 있는 인물들을 특별회원으로 관리한 것 같다”며 “아무런 실익이 없는 점이라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지만 법정에서 채택된 증거 조사 결과 유죄로 인정된다”며 “직무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공여 가액이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장찬수 부장판사는 박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뒤 “모든 사람은 다 똑같다”며 “사람은 사람으로 대접해야지 지위나 권한을 결부시키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측이 문제를 제기하며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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