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재정안정화기금 조례 개정하려다 상임위에서 ‘제동’
제주도, 재정안정화기금 조례 개정하려다 상임위에서 ‘제동’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0.05.1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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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행정자치위, 재정안정화기금 조례 개정안 본회의 부의 않기로

정민구 의원 “개정안대로라면 재정안정화기금 마음대로 쓰게 될 것”
현길호 의원 “3~4년 후 2000억 이상 원리금 상환 부담 떠안을 수도”
제주도가 제출한 재정안정화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 개정안이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에서 통과가 불발됐다. 사진 왼쪽부터 정민구, 현길호, 홍명환 의원.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도가 제출한 재정안정화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 개정안이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에서 통과가 불발됐다. 사진 왼쪽부터 정민구, 현길호, 홍명환 의원.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도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민들에게 ‘제주형 재난긴급생활지원금’을 지급한다는 것을 빌미로 재정안정화기금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조례 개정을 추진하려다 상임위에서 발목이 잡혀 불발됐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성균)는 15일 제382회 임시회 회기 중 제1차 회의를 개최, 제주도가 제출한 ‘재정안정화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 개정안’을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제주도가 정부의 코로나19 재난지원금에 지방비를 매칭하고 2차 제주형 재난긴급생활지원금을 지원하기 위해 편성한 제1회 추가경예산안은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다만 행정자치위는 ‘예산 범위 내에서 지급 대상에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급 대상을 재검토할 것’이라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재정안정화기금 조례 개정안이 이날 행자위에서 통과되지 못한 이유는 개정안대로라면 제주도가 매해 재정안정화기금의 50%를 도의회 동의 없이 쓸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삼도1‧2동)은 “세입결산액을 기준으로 3년 평균액보다 감소한 경우 50% 범위 내에서 재정안정화기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개정안대로라면 사실상 제주도가 재정안정화기금을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될 거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현대성 도 기획조정실장은 “당연히 의회 심의를 받아서 편성하게 될 거다”라며 “조례에 애매한 표현이 있어서 세입의 의미를 정확히 하자는 취지”라고 항변했지만 정 의원은 “그게 아니라면 굳이 조례 개정안을 낼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현길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조천읍)은 “조례가 개정되면 기금 운용의 여지가 넓어지는 것 아니냐”며 “가용재원을 쓸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지금 당장 급하다고 해서 다 써버리면 앞으로 도래하는 상황에서는 빚을 내 쓸 수밖에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현 의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상황 때문에 이같은 내용으로 제도개선을 해버리면 기금 목적 외에 일반예산에 투입해 쓸 수 있는 여지를 남기게 된다”며 “앞으로 3~4년 후에는 2000억원 이상 되는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돼 결국 빚을 내서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 갑)도 “코로나19 때문에 지난번 임시회 때 조례를 개정, 융통성을 준 건데 그렇다고 해서 탈탈 털어버리는 게 맞느냐”며 “재정안정화기금은 지방채 발행 등에 따른 2~3년 후의위기를 대비하고자 하는 취지인데 다른 데서 세출 구조조정을 할 게 전혀 없는 거냐”고 따졌다.

홍 의원은 이어 “지금 추세대로라면 2023년이 되면 지방채가 7671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면서 재정안정화기금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하려는 도의 움직임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한편 재정안정화기금은 지방재정법상 지방자치단체가 회계연도간의 재정수입 불균형 등을 조정하고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세입 및 결산상 잉여금 등의 일부를 재원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근거로 설치돼 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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