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지급’ 원칙 고수하면서 ‘정의론’ 꺼내든 원희룡 지사
‘선별지급’ 원칙 고수하면서 ‘정의론’ 꺼내든 원희룡 지사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0.05.14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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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窓]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둘러싼 다양한 시선들
정의당 제주도당 ‘보편 지급’ 반박한 원 지사는 정의로운가?
원희룡 지사가 14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정부 재난지원금의 사용지역 제한 폐지와 현금 지급방식 변경 등 건의사항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원희룡 지사가 14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정부 재난지원금의 사용지역 제한 폐지와 현금 지급방식 변경 등 건의사항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원희룡 지사가 제주형 재난지원금 지급방식에 대해 ‘선별지급’ 원칙을 고수하면서 느닷없이 ‘정의론’을 꺼내들었다.

14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원 지사가 정부의 재난지원금 사용지역 제한을 없애고 현금으로 지급해달라는 건의 내용을 브리핑하던 중에 나온 발언이었다.

하지만 원 지사는 필자가 선별 지급이 아닌 보편 지급 방식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전 도민에 지급하게 되면 금액이 2배로 늘어나고, 전 도민에게 50만원씩 한 번 나눠줄 건지 아니면 50만원씩 두 번 또는 재원이 추가로 마련되고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 어려운 계층에 한 번 더 지급할 것이냐 하는 선택의 문제가 있다”면서 “앞으로 재원 규모나 지급 효과를 면밀히 평가해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답을 내놨다.

특히 그는 “불난 집에 물을 집중해서 꺼야 하는 것처럼 재난을 당한 곳, 더 긴급한 곳에 주는 것이 더 정의로운 것이고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하는 것이 근본적인 정의라고 생각한다”면서 “더 어려운 사람이 있는데 ‘왜 나는 안주냐’는 불만이 있다는 이유로 전부 조금씩 나누는게 과연 정의로운 것인지는 토론이 필요하다”고 답변, 사실상 보편적인 지급 방식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필자가 원 지사에게 금액을 조금 줄여서라도 전 도민에게 지급하는 방식에 대한 입장을 물은 이유는 간단했다.

현재 제주도가 선별지원을 하면서 건강보험료를 소득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현재 주민들이 납부하고 있는 보험료의 소득 기준이 2년 전인 2018년도 평균소득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필자의 지인들 중에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아 매출이 아예 ‘0원’이 됐음에도 제주형 재난지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사례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원 지사는 “이의신청 제도를 통해 보완하고 있다”면서 건강보험료 기준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현재로서는 가장 실체에 접근한 자료인 만큼 이의신청 주체의 폭을 넓혀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아울러 그는 “소득 급감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 고정비용이 지출되는 게 있기 때문에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일부 사각지대가 있다는 이유로 한정된 재원을 갖고 모두에게 지급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원 지사가 이처럼 ‘정의’를 언급하면서 보편적 지급방식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이유는 지난 12일 정의당 제주도당이 전체 제주도민에게 10만원씩 지원을 제안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영업자와 농민 등 지역의료보험 가입자의 경우 개인 부채에 대한 평가 없이 단순히 소득과 자산만 평가해 부과되는 지역의료보험료 책정 방식 때문에 실질소득이 중위소득 이하인 경우에도 탈락하는 경우가 발생, 형평성에 대한 논란이 있다는 정의당 제주도당의 지적도 타당한 면이 없지 않다.

더구나 이번 재난지원금이 어려움에 처한 도민들을 지원한다는 취지의 시혜적인 성격도 있지만, 침체에 빠진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취지에서 제주도정의 보다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여러 전문가들의 예상대로라면 지금은 외환위기 때보다도 경제 상황이 더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빠르게 지역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회복될 수 있도록 보편적인 지급방식과 함께 현금 지급이 아닌 일정 기간 내에 소비할 수 있도록 카드 포인트와 선불카드 등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원 지사의 주장대로 전국 모든 가구에 지원되는 정부의 재난지원금을 현금으로 지급한다면, 당장 쓸 데가 없는 가구의 경우 ‘소비’나 ‘기부’가 아닌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비축’해놓으려는 심리가 작동해 경기 부양 효과를 반감시키게 되지는 않을까?

이번 재난지원금 논란의 경우 원 지사는 다른 지자체와 정책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차별성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성격이 짙다.

하지만 정의당 제주도당의 보편적 지급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정의’를 꺼내든 원 지사도 결코 ‘정의’롭지만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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