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7:38 (금)
기고 노인 우울에 관심을! 나의 인생에는 봄이 오는가?
기고 노인 우울에 관심을! 나의 인생에는 봄이 오는가?
  • 미디어제주
  • 승인 2020.04.3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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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서귀포시 서부보건소 주영진
서귀포시 서부보건소 주영진
서귀포시 서부보건소 주영진

“삼춘 잘 지내마씨? 식사는 하셨수까? 아픈딘 어수꽈?”

일명 육지에서 제주도로 이주하여 어설픈 제주도 말을 쓰며 어르신들과 지역사회 주민들을 위해 방문건강관리사업을 함께 한지 횟수로 2년이 되어간다. 병원 간호사로 일을 하다가 방문 간호사로 일을 하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일에 부족하고 어설픈 게 많다.

내가 담당하는 지역은 농촌마을에 대부분 노인가구로 이루어져 있다. 건강관리를 위해 방문하여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분들 마음속에 아픔과 슬픔, 걱정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볼 때가 많고 노년기에 가장 흔히 나타나는 정신건강 문제 우울증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최근 우울증을 경험하는 노인 인구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을 몸소 느낀다.

힘든 역사와 시기를 지내온 세대며 자식들을 위해 힘든 농사일과 바다일을 하시며 온전히 자기의 인생을 희생하신 분들이다.

이제 마지막 삻을 향하여 가고 있는 이 분들의 삶은 점차 노쇠해지는 신체를 돌봐야하고, 스스로 지친 마음을 감당해야 하며 가까운 사람들이 떠나가는 것을 묵묵히 지켜보며 지내고 있다.

노년기는 여러 가지 신체 질환이나 장애, 감정의 변화가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 시기이지만 정작 현실은 노인의 우울증상을 발견하고 식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한, 노인의 우울증상은 신체적인 증상과 함께 나타나기에 우울증상을 구별하기 쉽지 않고, 노인들은 자신이 경험하는 우울을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노화의 과정’으로 오인하고 ‘그냥 기분이 안 좋구나’, ‘나이들면 원래 즐거움일이 없어’, ‘죽을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이렇게 지내다 죽으면 그만이지’ 자연스럽고 쉽게 생각하시어 이것이 마음이 아픈건지 질병인지 모르신채 우울한 감정을 간과하며 지내신다. 이것은 마음의 질병이며 아픈 것이다.

내가 우울한 것인지 아닌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는 노인 우울증의 자가진단표를 활용하여 보는 것도 좋다. 문항 중 해당하는 항목에 체크한 후 괄호 안 숫자의 합계를 구해보자.

합계가 8점 이상인 경우 노인 우울증에 가깝다고 들 수 있으며 전문의의 정확한 상담 및 진단이 필요한 상태이며 가까운 보건소나 병원, 전문기관에 연락하여 도움을 받아야 한다.

우울 문제를 경험하는 어르신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깊은 우울을 경험하게 되고 이는 정신적, 심리적 안녕은 물론 신체적 기능의 약화와 다양한 신체 질환을 초래 할 수 있다.

마음의 감기인 노인 우울은 치료 할 수 있으며 치료 받으면 더 나은 밝은 삶,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이 겨울과 같았다면 이제는 마음에 꽃이 피고 나무에 새싹이 나는 봄이 오듯이 그동안 자식들을 위해 부인과 남편을 위해 고생하고 남을 위해 힘들게 살았던 삶을 뒤로한 채...

“그 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잘 하셨습니다. 이제는 어머님들과 아버님들의 삶을 위해 살시길 바랍니다.”

“모든 삼촌들이 기쁘고 밝고 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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