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 뉴오션타운 사업, 제주도의회 상임위에서 ‘퇴짜’
송악산 뉴오션타운 사업, 제주도의회 상임위에서 ‘퇴짜’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0.04.2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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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환경도시위,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 동의안 ‘부동의’ 결정
KEI 검토 의견 누락, 검토의견서 작성 사업자 개입 의혹 등 불거져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성 사업 관련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 동의안이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에서 '부동의' 결정이 내려졌다. 사진은 뉴오션타운 개발 사업 조감도.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성 사업 관련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 동의안이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에서 '부동의' 결정이 내려졌다. 사진은 뉴오션타운 개발 사업 조감도.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전문기관의 검토 의견 누락과 검토의견서 작성 과정에 사업자의 개입 의혹이 불거진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성사업이 제주도의회 상임위에서 퇴짜를 맞았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는 28일 제주도가 제출한 ‘뉴오션타운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 동의안’을 심의, 격론을 벌인 끝에 ‘부동의’ 결정을 내렸다.

도의회 상임위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심사 보류 또는 의결이 보류되는 경우는 있지만 부동의 결정은 극히 이례적이다.

박원철 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직후 부동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부대의견은 모두 8가지 꼭지로 정리됐다”면서 “부동의하게 된 배경은 원희룡 지사의 도정질문 답변이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원지로 지정해 개발하는 부분에 대한 얘기가 있었고 뉴오션타운 사업을 보류하자는 의견, 새롭게 사업을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보완해서 올릴 수 있다. 전면 재검토의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보류만 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다시 동의안을 올리게 된다면 도정의 압력에 시달릴 것 같다”면서 “환경영향평가서의 경우 처음부터 절차를 다시 밟든지 해야 할 거다. 법리 검토는 도정에서 할 거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사업부지 인근의 진지동굴 붕괴 위험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비롯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검토의견서 누락 문제, 원희룡 지사의 도정 철학에 반하는 사업이라는 점 등이 도마에 올랐다.

가장 먼저 질의에 나선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화북동)은 “유원지 개발사업의 경우 도민 복지 향상을 위해 조성되는 도시계획시설이기 때문에 관광지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2014년 12월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이 접수된 후에 원희룡 제주도정이 유원지 개발에 대한 사업 방향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도록 노력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박근수 환경정책국장은 “송악산 쪽에 인공시설물을 제척하는 등 많은 부분이 축소 변경됐다”고 답했지만 강 의원은 “초안에 대한 검토 의견중에는 지질 구조상 지반이 다른 곳과 달라서 건물 높이를 2~3층으로 제한하는 게 좋겠다는 검토 의견이 있지 않았느냐”며 곧바로 인근 진지동굴에 대한 안전성 문제를 거론했다.

진지동굴 붕괴 위험성에 대한 안전성 점검 용역 결과 2017년에 붕괴 위험이 있다는 내용이 있는데도 영향평가서에는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검토 내용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송악산의 가치는 한 번 훼손되면 복구할 수 없는 시설물인데 어떻게 안전성을 확보해서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그는 박 국장이 “해안도로에서 송악산 방면으로는 인공시설물 배치 계획을 제척시키고 보완해 왔다”고 답하자 “2017년 진지동굴 붕괴 위험이 제기된 용역 결과가 나왔음에도 형식적인 절차만 거치고 가는 게 영향평가 취지에 맞는 것인지, 환경 보전이라는 가치 실현에 부합하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박 국장을 다그쳤다.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노형동 을)은 환경영향평가서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검토보고서 원문을 싣지 않은 이유를 따져물었다.

이 의원은 “기본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자료를 제공해 심의위원도, 사업자도 알아야 한다”면서 “그 신뢰의 원칙이 무너지고 있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박원철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이 28일 열린 환경도시위 회의에서 도 집행부 관계자를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박원철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이 28일 열린 환경도시위 회의에서 도 집행부 관계자를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이 의원에 이어 박원철 위원장도 이 문제를 집중 질타하고 나섰다.

박 위원장은 “국장은 심의위원들이 보기 편하게 정리해서 준 거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내용을 편집했다고 하면서 각색을 해버렸기 때문에 오해를 받는 거다”라며 “애초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종합 검토의견이 있는데, 환경보전국에서 제공한 검토의견서에 그런 내용이 있느냐. 이래서 문제라는 거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제주도가 2015년 1월 서귀포시 관광진흥과로 보낸 문서 파일에 환경영향평가 대행기관 관계자가 작성한 문서가 그대로 보내진 부분을 문제삼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국장은 “잘못된 부분이 없지는 않다”면서도 “검토 결과를 보내오면서 도에 검토 결과를 보냈다는 것을 알리는 정도로 통보한 것이었다”고 궁색한 답변을 내놨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지난 23일 도정질문 답변에서 원희룡 지사가 고은실 의원이 제안한 송악산 문화재 지정 요구에 환경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면 절차를 진행하겠다면서 특정 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거부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답변한 점을 들어 “결국 국장 답변은 의회에서 심의 의결을 해주면 사업 추진 여부에 대해 생각해보겠다는 ‘유체이탈 화법’으로 무책임한 일을 하고 있다”면서 “선머슴처럼 좋은 얘기만 하면서 의회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거라면 이 사업을 철회하는 게 맞다”고 강하게 몰아세웠다.

한편 신해원(유)가 추진중인 이 사업은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168번지 일원 19만1950㎡ 부지에 3700억원을 투입해 호텔 461실과 캠핑장‧조각공원‧야외공연장 등 휴양문화시설,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등의 사업 내용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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