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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건축의 미래 ‘2019 청소년 건축학교’
제주건축의 미래 ‘2019 청소년 건축학교’
  • 미디어제주
  • 승인 2020.04.1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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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건축 [2019년 11월호] 오피니언
-강경훈 건축사사무소 네모

뜨거웠던 지난 여름 제주대학교 건축학전공 강의실에서는 대학생이 아닌 다수의 고등학생이 모였다. ‘2019 청소년 건축학교’에 참가하기 위해서이다. 올해로 3기를 맞이하는 청소년 건축학교가 지난 8월 1일부터 3일까지 3일간의 일정으로 열렸다. 제주도내 고등학교에서 참여한 59명의 학생과 실무건축인·대학생으로 이루어진 14명의 튜터가 총 7개 반으로 나누어 진행된 본 행사에서 건축사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건축이라는 분야의 ‘맛’을 보여주는 기회가 제공되었다. 청소년 건축학교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사)한국건축가협회 제주건축가회가 공동으로 주관하여 햇수로 3회째를 맞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3회 모두 행사를 진행하는 담당자로서 참여하게 된 필자는 행사의 전반적인 스케줄과 함께 하면서 느낀 좋은 기억들을 회고하고자 한다.

2019 청소년 건축학교는 ‘일상 속 공간 확장’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무의식적으로 접하는 일상공간에 상상력을 가미하여 새로운 공간으로 확장해 보는 작업으로 진행하였다.

입학 첫날 어색하고 썰렁한 타 학교 학생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3일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참가학생과 튜터와의 열띤 토론과 스터디를 거쳐 우리가 일상으로 접하게 되는 공간에 대해 다양하고 흥미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특히 피로가 몰려드는 마지막 날 강당에서 열린 최종 크리틱 시간은 결과 작품에 대한 발표 과정에서 학생들의 끼와 재치 넘치는 표현들로 강당 안은 환호와 웃음이 넘쳐나는 공간으로 변하였다.

1일차, 2일차에는 올해 처음으로 부임한 양성필 학교장 선생님을 중심으로 7인의 실무건축인 튜터와 7인의 건축전공 대학생을 보조튜터로 두고 예비 건축인 고등학생 8~9인이 한 반을 이루어 진행했다. 교육자와 피교육자와의 관계가 아닌 다양한 경력 계층의 건축인과 예비 건축인이 한 반을 이루어 주제에 대해 토론하고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모습은 건축으로 세대를 초월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3일차인 마지막 날에는 구가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 조정구 건축사를 초청강사로 하여 조별 발표 전 특강을 진행했다.

어느 때보다 진지한 분위기의 특강이 끝나고 조별 작품 발표의 시간이 있었다. 건축적인 단어의 표현이나 설명에는 서툴지 모르지만 3일간의 작업에 대한 애착과 열정이 충분히 드러나는 멋진 발표의 장이었다. 작품 발표를 마치고 수료식을 마지막으로 올해의 청소년 건축학교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청소년 건축학교는 2017년 첫해를 시작으로 학생들의 참여도와 튜터 모집,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 행사진행과 재정적 문제 등을 걱정하며 시작되었지만 행사진행 및 결과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과 많은 튜터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도움,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지원으로 예비 건축인인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좋은 건축 프로그램으로 매년 성장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기성 건축인과 예비 건축인의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며 예비 건축인 양성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인 청소년 건축학교는 더 넓은 시각으로 제주건축의 미래를 바라보는 행사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등학생 대상 행사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중학생이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건축 관련 프로그램으로 확대 또는 신규 개발하고 이에 학교 및 학부모들의 참여를 독려하여 아직 낯선 건축이라는 분야를 보다 친근하면서 익숙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여러 가지 사회와 건축적인 변화 및 부정적인 현상들로 제주가 가지고 있는 자연 경관과 옛 전통의 모습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미래의 훌륭하고 건강한 건축문화를 만들기 위하여 젊은 인재를 키워 나가는데 더욱 많은 시간 투자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때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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