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경 불법 중국어선 못 잡으면 그물이라도 찢는다
제주해경 불법 중국어선 못 잡으면 그물이라도 찢는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04.10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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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측 해역 불법 범장망 조업 차단 새 방식 시도
적발·단속 힘들어 설치 어구 입구 찢어 물고기 방류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해경이 우리 해역 내에서 단속(나포)이 힘든 중국어선의 범장망 조업을 막기 위해 몰래 설치한 어구(범장망)을 뜯어 물고기를 방류하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무허가 중국어선들이 우리측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몰래 설치한 범장망 어구를 일부 인양, 불법 포획된 어획물을 방류조치 했다고 10일 밝혔다.

제주해경에 따르면 지난 9일 마라도 남서쪽 약 130km 해상(어업협정선 내측 2.2km)과 차귀도 남서쪽 144km 해상(어업협정선 내측 2.9km)에서 불법 설치된 중국 범장망 어구를 발견, 끝자루를 끌어올려 조임줄을 푸는 방식으로 총 1800kg 상당의 어획물을 방류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8일 오후에도 차귀도 남서쪽 129km(내측 2.7km)와 140km 해상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1200kg 상당을 방류 조치했다.

제주해경 관계자가 중국어선이 몰래 설치한 범장망을 끌어올려 칼로 찢고 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주해경 관계자가 중국어선이 몰래 설치한 범장망을 끌어올려 칼로 찢고 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이는 제주해경이 중국어선의 불법 범장망 조업을 차단하기 위해 시도한 새로운 방식이다.

범장망 어업은 조류가 빠른 곳에 어구를 닻으로 고정해 놓고 어군이 조류에 밀려 그물에 들어가게 하는 방식이다.

해상에는 부이 등으로 표시만 해놓고 그물은 수심 100m 이상 깊게 설치된다.

중국어선이 밤 시간대에 우리 측 해역에 들어와 그물만 설치해놓고 빠져나갔다가 다시 밤 시간대에 걷어가기 때문에 해경의 단속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그물 자루를 끌어올려 물고기가 들어가게 되는 입구를 찢어 그물 속 물고기를 풀어주는 방식을 시도한 것이다.

다만 범장망이 워낙 큰데다 해경 함정은 끌어올려 회수할 장비가 없어 찢어진 그물은 그대로 방치된다.

해경 관계자는 "보통 그물을 걷으러 올 때 잡는데, 우리 함정이 약 20km 정도만 접근해도 도주해 중국 범장망 어선은 가장 잡기가 어려운 어선"이라며 "하지만 그물을 찢어 방류를 해버리면 그물을 걷어가도 이득을 얻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물 자체도 비싸기 때문에 어구를 설치한 어선이 몰래 걷어간다"고 부연했다.

한편 해경은 어업협정선 인근에 대형 함정을 추가 배치하고 항공기와 연게한 입체 순찰로 중국어선 불법 조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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