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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을 꿈꾸고 화해하려 한다면 제주 슬픔에 동참해야”
“통일을 꿈꾸고 화해하려 한다면 제주 슬픔에 동참해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0.04.03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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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4월 3일 추념식 참석해 추념사

무엇이 제주를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낱낱이 밝혀야

제주4·3을 인류 보편의 가치로 만들겠다는 점도 언급

특별법 개정에 노력, 트마우마센터 국립 승격 추진도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 사상 두 번째로 4·3 추념식에 자리를 비친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4·3의 의미와 관련, 분단 상황을 뛰어넘은 ‘독립’의 뜻이 담겼음을 3일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통해 “제주는 해방을 넘어 진정한 독립을 꿈꿨고, 분단을 넘어 평화와 통일을 열망했다. 제주도민들은 오직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했으며, 되찾은 나라를 온전히 일으키고자 했다”고 도민들이 해방 이후 투쟁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실을 강조했다.

해방 이후 미군정 하에서 일어난 1947년 3월 1일 항쟁, 5·10선거 반대 운동, 이어진 1948년 4월 3일 등의 과정이 민족자존을 위한 투쟁사였음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4.3추념식 추념사를 통해 72년 전 진정한 독립을 꿈꾼 제주도민들의 이야기를 꺼냈다. 미디어제주
문재인 대통령이 3일 4.3추념식 추념사를 통해 72년 전 진정한 독립을 꿈꾼 제주도민들의 이야기를 꺼냈다. ⓒ미디어제주

문재인 대통령은 “그러나 누구보다 먼저 꿈을 꾸었다는 이유로 제주는 처참한 죽음과 마주했고, 통일정부 수렴이라는 간절한 요구는 이념의 덫으로 돌아와 우리를 분열시켰다. 우리가 지금도 평화와 통일을 꿈꾸고 화해하고 통합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제주의 슬픔에 동참해야 한다”고 도민들의 투쟁이 값진 것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추념사를 통해 제주도민들의 값진 투쟁을 거듭 밝힌 문재인 대통령은 여전히 제주4·3은 완성되지 않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말한 ’너무 오랜 지연된 정의는 거부된 정의‘라는 표현을 쓰며 4·3을 제대로 밝히는 과정은 아직도 진행중임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날, 그 학살의 현장에서 무엇이 날조되고, 무엇이 우리에게 굴레를 씌우고, 또 무엇이 제주를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그렇게 우리의 현대사를 다시 시작할 때 제주의 아픔은 진정으로 치유되고, 지난 72년 우리를 괴롭혀왔던 반목과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현실과 대응하며 제주를 지키고 있는 도민들에게 칭찬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제주4·3의 갈등을 화해로 이끈 제주도민들이 코로나19의 위기 상황도 그런 정신으로 이겨내고 있다는 표현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화해와 상생의 정신은 코로나19 속에서도 도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주고 있다. 제주도민들의 자율 방역활동은 서울, 경기, 인천, 나주와 부산, 울산 등 다른 지자체에서 보고 배울만큼 민관협력의 모범이 되고 있다. 어려운 시기, 협력의 힘을 앞장서 보여준 제주도민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4·3의 해결은 아주 특별한 게 아니라, 인류 보편적인 태도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4·3 해결은 정치와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이웃의 아픔과 공감하고 사람을 존중하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인간적인 태도의 문제이다. 국제적으로 확립된 보편적 기준에 따라 생명과 인권을 유린한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고 치유해 나가는 정의와 화해의 길이다. 제주4·3이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로 만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는 국회에 묵혀 있는 특별법 개정이 필수이다. 문 대통령은 이 점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면서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이 첨가될 것임을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추념식을 유족들의 출입이 제한된 상태에서 치러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응하년 제주도민들의 모범사례를 들기도 했다. 미디어제주
코로나19로 인해 추념식을 유족들의 출입이 제한된 상태에서 치러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응하년 제주도민들의 모범사례를 들기도 했다. ⓒ미디어제주

문 대통령은 ”4·3특별법 개정이 여전히 국회에 머물러 있다.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생존해 있을 때 기본적 정의로서의 실질적 배상과 보상이 실현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정치권과 국회에도 특별법 개정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 입법을 위한 노력과 함께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신속하게 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유해발굴과 유전자 감식에 대한 지원, 시범 운영될 4·3트라우마센터의 국립 승격 추진 등을 열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4·3은 과거이면서 우리의 미래이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노력은 4·3 그날부터 시작되었다. 지난날 제주가 꾸었던 꿈이 지금 우리의 꿈이다. 동백꽃 지듯 슬픔은 계속되었지만 슬픔을 견뎠기에 오늘이 있다“면서도 ”아직은 슬픔을 잊자고 말하지 않겠다. 슬픔 속에서 제주가 꿈꾼 내일을 함께 열자고 말하겠다. 정부는 제주도민과 유가족, 국민과 함께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전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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