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장 겨냥 “협조사항이 있다기보다 소송에서 만나야 할 것”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 여행을 다녀간 후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강남구 모녀 확진자에 대해 강경한 법적 대응 방침을 거듭 천명하고 나섰다.
원희룡 지사는 30일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진행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이들은 제주여행 첫날부터 증상이 있었음에도 4박5일간 수많은 관광지와 업소를 방문하는 바람에 도내 업소와 도민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면서 “빠르면 오늘 중으로 소장을 접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의료진의 사투와 담당자들의 노력, 수많은 국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 분위기 속에 이러한 무임승차 얌체 짓은 없어져야 한다”며 이번 소송을 통해 강력한 경종을 울리고자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손해배상 청구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 묻는 질문에 그는 “원고가 몇 명이나 참여하는지, 그리고 구체적인 피해 입증액에 따라 합산 금액이 달라진다”면서 “지금까지 참가한 분들과 입증할 수 있는 금액을 우선 접수하고 추후에 참여하는 분들은 법원에서 합쳐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날 소장을 접수하는 원고는 제주도와 도내 6개 업체로, 손해배상 청구 금액인 1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구 측과 협의한 내용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도 그는 “지금으로서는 협조사항이 있다기보다 소송에서 만나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강경 대응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이 모녀의 경우 제주도에서 일정을 다 마치고 서울로 가자마자 선별진료소를 찾았다”며 “역학조사 당시에는 일이 이렇게 커질지 몰랐는지 제주도에 오자마자 아팠다고 했다가 일이 커지니까 평소 증세가 있었다고 얘기하고 있고, 강남구청장도 그렇게 얘기했기 때문에 책임 회피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이대로 넘기면 안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강남구의) 1차 역학조사 결과가 증거 서류가 되기 때문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파악하고, 사후 말바꾸기나 책임 회피성으로 빠져나갈 수 없도록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강남구 모녀나 강남구청장도 부당하게 옹호하는 모습을 보여서 소송에서 만나야 할 것으로 본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다만 그는 형사소송을 검토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접촉자 중에) 추가 확진자가 나올 경우에는 일반상해 내지 과실치상이 나올 수 있지만 아직 잠복기가 다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역학조사 과정에서 허위진술한 경우에는 형사처분 대상이 된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현재 염두에 두고 있는 가능성은 추가 확진자 여부와 강남구의 역학조사 과정에서 사후에라도 허위 진술을 했는지 여부”라며 “정황이 살짝 보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조사 내지는 경과가 지나기 전에 책임이 있는지를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을 보면 직접적인 자가격리 명령이 내려진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1차적으로 형사 책임을 묻기는 어렵지만, 여지가 없는 것도 아니”라며 형사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