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4.3, 정치적 게임의 도구로 사용하지 말아야”
“4.3, 정치적 게임의 도구로 사용하지 말아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0.03.17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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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호 예비후보, 최근 논쟁 불거진 부친 과거 행적 관련 입장 표명
“가해‧피해자 논쟁 아닌 정책과 역량 평가받는 선거가 되기를” 호소
송재호 예비후보가 부친의 4.3 당시 행적에 대한 논쟁이 불거진 데 대한 입장문을 통해 4.3의 가해‧피해자 논쟁이 아닌 정책과 역량을 평가받는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사진은 지난 3일 출마선언 기자회견 때 모습. ⓒ 미디어제주
송재호 예비후보가 부친의 4.3 당시 행적에 대한 논쟁이 불거진 데 대한 입장문을 통해 4.3의 가해‧피해자 논쟁이 아닌 정책과 역량을 평가받는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사진은 지난 3일 출마선언 기자회견 때 모습.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송재호 예비후보(더불어민주당, 제주시 갑)가 최근 불거진 부친의 4.3 당시 행적에 대한 논쟁과 관련, 4.3의 아픈 상처를 덧나게 한 데 대해 사죄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다만 “4.3만큼은 정치적 게임의 도구로 사용하지 말자”며 4.3의 가해‧피해자 논쟁이 아닌 정책과 역량을 평가하는 선거가 되도록 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송 후보는 17일 오후 언론에 배포한 관련 ‘입장문’을 통해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이유를 불문하고 제 부친의 4.3 당시 행적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제 출마가 4.3의 가해와 피해 논쟁을 촉발시킨 데 대해 사과 말씀을 드렸음에도 이 논쟁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신의 부친에 대해 “아버지의 삶을 잘 알지 못한다”며 “일제 때부터 부를 일구어 지역 유지였다는 정도의 인식만 지니고 살았다”고 회고했다.

특히 그는 “어느 집안이나 그러했듯이 4.3에 관한 이야기는 오랫동안 금기였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었다”며 자신이 워낙 늦둥이여서 아버지의 삶에 대해 속속들이 알지 못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이번 기회에 아버지의 행적을 더 알아보고자 수소문해서 여러 경로를 통해 파악한 결과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면서 “몇몇 증언들에서도 아버지의 행적이 크게 드러나는 일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4.3 당시 대동청년단 표선총책을 맡았던 데 대해 “대동청년단을 서북청년단과 동일시해 극악무도한 집단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제가 알아본 바로는 대청단원이면서 희생된 희생자 분들도 많이 있었다”며 “생사의 기로에서 선택지가 따로 없었던 주민들은 살기 위해, 빨갱이로 내몰리지 않기 위해 대청단원이 되기도 했고 민보단도 하고 그랬다”고 4.3 당시 상황이 선택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를 풀어냈다.

하지만 그는 “당시 주도권은 군경 토벌대가 갖고 있었다”며 군인과 경찰이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었음을 분명히 했다.

이 부분에 대해 그는 “물론 대청단장이나 단원들 중에는 후세에까지 악명을 날린 몇몇 분도 계신 걸로 안다”면서도 “하지만 대청단은 서청과는 분명히 다른 조직이었고, 그 구성원들 역시 대부분이 지역 주민들이었기에 그 분들도 제주도민이고 4.3의 피해자이기도 하다”고 모두가 피해자일 수밖에 없었던 시대였음을 밝혔다.

이에 그는 “국회의원 선거가 도민을 위한 정책 경쟁이 아니라 4.3의 가해‧피해 논쟁으로 버지는 것은 결코 올바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4.3이라는 제주 현대사의 가장 큰 상흔이 정쟁의 도구로 활용된다는 데 대해 참담한 심정을 누를 수 없다”고 토로했다.

또 그는 “4.3은 이제 겨우 아픈 상처를 보듬고 화해와 상생의 길을 하나하나 정말 어렵게 찾아나고 있다”면서 “어떤 분들에게는 이미 지난 과거사일지 모르지만, 4.3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생존 체험자나 유족 분들에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아픔이기도 하다”고 술회했다.

이어 그는 “제발 이 문제로 4.3의 아픈 상처를 덧나게 하는 일은 그만두었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적어도 선거가 룰을 가진 정치적 경쟁이라면 정치적 비전과 정책, 그리고 그것을 실천할 정치 역량을 평가받는 룰로 가자는 것”이라며 “4.3만큼은 정치적 게임의 도구로 사용하지 말자는 말씀을 정중하고 간곡하게 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그는 자신의 입장문을 마무리하면서 “저의 출마를 계기로 4.3의 아픈 상처를 덧나게 한 점에 대해 4.3 생존 체험자와 유족 분들에게, 그리고 도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거듭 사과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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