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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외고→일반고 전환 '찬반' 논란, "하나하나 살펴보자"
제주외고→일반고 전환 '찬반' 논란, "하나하나 살펴보자"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0.03.02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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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외고·자사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 계획 밝혀
도교육청, ‘제주외고 일반고 전형 모형’, 공론화 의제 채택
외고 학부모, "공론화 의제 폐기한 뒤, 당사자와 논의해야"
도교육청, “반대 측과 충분한 소통 뒤, 공론화 절차 밟을 것”

교육 정책 바라볼 때... "이해 관계에서 찬반 논리 펼치지 말아야"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도교육청, ‘제주외고 일반고 전형 모형’, 공론화 의제로 채택

제3차 제주교육공론화위원회 의제가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 모형’으로 정해지며, 관련 사안이 도내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교육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는 지난 2월 7일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 모형을 결정하기 위해 구체적인 공론화 절차(방법)를 심의, 의결한 바 있다.

공론화위가 제시하는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 모형은 두 가지. △제주시 동(洞)지역 평준화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안과 △읍면 비평준화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먼저, 제주외고가 제주시 동지역 평준화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제주외고는 현재의 위치에서 제주시 동 지역으로 이전하게 된다.

반면, 읍면 지역 비평준화 일반고로 전환되면, 제주외고는 현재 위치에서 학교 모형(이름 등)만 바뀌게 된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공론화 절차를 거쳐 2개 방안 중 하나를 채택, 교육감에게 제안할 예정이다.

 

교육부가 ‘외고·자사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려는 이유

이번 공론화 주제 선정의 배경은 교육부가 전국의 외국어고등학교·자율형사립·국제고를 2025년까지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던 것에 있다.

외고·자사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규칙 개정안’에 담긴 내용으로, 지난 2월 25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제 해당 개정안에 위헌 소지가 있는지 헌법재판소가 최종 판단하면, 외고·자사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그렇다면 교육부가 외고·자사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가장 큰 이유는 고교서열화를 해소하고, 과도한 입시 경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작년 11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일반고 활성화를 위해 5년간 2조원 이상 지원할 계획”이라며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교육부는 “그동안 외고, 자사고, 국제고로 유형화된 고교체제는 학교 간 서열화를 만들고, 사교육을 심화시키는 등 불평등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2025년부터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모두 일반고로 전환하고, 교육과정 다양화 등 일반고의 교육역량을 강화하여 고교학점제와 미래 교육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라고 정책 추진 배경을 밝혔다. 현재의 고등학교 체제를 개편하여 교육의 공정성을 회복하고, 일반고의 교육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이다.

2025년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 적용 예정인 고교학점제 또한 정책 시행 배경의 일환이다.

고교학점제는 2020년 마이스터고에 우선 적용을 시작으로, 2022년 일부 일반고와 특성화고에 도입 과정을 거쳐 2025년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 적용될 예정이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고등학생도 대학생처럼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 듣게 된다. 이렇게 되면, 평가방식에도 변화가 요구된다. 학생들이 수강하는 수업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내신 상대평가’로 평가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고교학점제 체계에서의 평가방식은 사실상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될 확률이 높다. 교육부는 이를 통해 학생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는 ‘고교서열화’, ‘과도한 입시 경쟁’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정책 추진의 이유로 △특정고교 진학을 위한 사교육 과열 현상 △경제력에 따른 고교진학 기회 불평등 △입시 위주 교육 등 파행 운영 △일반고 교육력 저하 우려 △대학 진학에서의 고교 서열 확인 등을 들었다.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반대하는 사람들

대한민국 헌법 제31조 제1항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교육의 권리는 누구나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는 ‘기본권’인 것이다.

여기까지 보았을 때, 교육부의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은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여느 민주주의 국가의 제도가 그렇듯, 모두를 만족시키는 법은 존재하기 힘들다. 이번 교육부의 정책에서도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단 제주의 사안에만 집중해 살핀다면, 제주외고 학생들의 학부모들은 교육부의 정책을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다.

제주외고 재학생, 학부모, 졸업동문, 인근 지역인 고성·애월 주민들로 구성된 ‘제주외고폐지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대책위’)는 3월 2일 오전 9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3월 2일 오전 9시,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제주외고폐지반대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도교육청이 '제주외고 일반고 전환 모형'을 공론화 의제로 선정한 것을 비판하며, 의제 선정을 무효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 주장의 주된 내용은 “제주도교육청이 채택한 ‘제주외고 일반고 전형 모형’ 공론화 의제 철회, 그리고 공론화 절차 중단”이다. 교육부 방침이 발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전환 모형’부터 논의하는 것은 이해 당사자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도교육청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는 주장이다.

반대대책위는 이날 회견에서 “이석문 교육감은 ‘전국 최초’라는 명분을 내세워, 직접적인 교육 당사자인 재학생, 학부도, 교사를 배제한 ‘제주외고 일반고 전환’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라며 공론화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도교육청에 요구했다. 반대대책위의 입장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1. 공론화위에서 채택한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 모형’에 대한 의제를 우선 폐기하고, 학부모 및 관련 당사자와 충분한 논의부터 진행할 것.

2. 교육부의 외고· 자사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계획이 일부 수정되거나 변동이 생길 상황을 고려해, 교육부의 상세 계획안 및 전국의 상황을 살피며 천천히 논의할 것.

3. 외국어 특화 학교가 제주에서 사라질 수 있음. 이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한 뒤 ‘일반고 전환’ 문제를 논의할 것.

4. 사교육 열풍의 주범으로 꼽히는 서울의 사정과 제주의 사정이 다름을 인지하고, 차별성을 갖고 교육부 정책에 접근할 것

한편, 이날 회견에서 반대대책위는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 계획을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앞으로) 정권이 바뀔 수도 있고, (그렇다면 교육부) 정책이 바뀔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교육부 정책이 정해진 상황에서, 이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나, 기본적으로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은 환영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바람처럼, 교육부가 관련 정책을 철회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교육부의 정책 추진 의지는 매우 확고하다.

앞서 지난 1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최근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의 일반고 일괄전환과 관련해 법적인 문제 제기는 예상하고 있었다. 헌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소송을 가더라도 정책의 일관성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도교육청, “반대 측과의 충분한 소통 뒤, 공론화 절차 밟을 것”

그렇다면 제주도교육청의 입장은 어떨까.

일단 도교육청은 학부모 반발이 심한 현재 시점에서, 공론화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 3월 여론조사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될 공론화 절차를 모두 잠정 유보한 상태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2월 27일 제주외고폐지반대대책위원회 관계자와 4차 면담을 진행했다”면서 “반대 측의 모든 입장을 듣고 (공론화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여론조사 등 절차를)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공론화 절차만 정해졌을 뿐, (앞으로의 일정 등은)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점을 알리기도 했다. 당초 3월 중 도민 1500여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두 차례 토론회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으나, 반대대책위의 반발로 모든 절차를 미뤄두었다는 것이다.

공론화위가 결정한 공론화 절차는 여론조사 > 도민참여단 토론회, 전문가 토론회 각각 진행 > 제주외고 일반고 전환 모형 중 1개 채택 > 채택된 모형, 교육감이 수용 여부 결정 순이다. 이 모든 절차는 약 2개월에서 3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은 반대대책위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위 공론화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육 정책 바라볼 때, "이해 관계에서 찬반 논리 펼치지 말아야"

현재 반대대책위가 ‘공론화 논의 중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와는 별개로 찬성과 반대 측 모두가 주목해야 할 사안이 있다. 찬반 논리를 펼치는 과정에서, 당사자의 '이해 관계'에 입각해 주장을 펼쳐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전국의 외고·자사고·국제고 폐지를 찬성하는 측은 ‘고교서열화와 입시 경쟁 해소’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반면, 반대 측은 ‘하향평준화식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이유. 고등학교 교육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선시하는 교육 가치관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고교 교육 정책을 ‘보편적인 공공성’의 관점에서 바라볼 것인가. 아니면, ‘교육 과정의 다양화’를 강조하는 관점에서 바라볼 것인가. 이는 이해 관계, 사회적 위치 등에 따라 다른 양상을 띤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부의 해당 정책에 찬성 혹은 반대의 입장을 펼치는 이들이라면, 자신의 주장이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진정 대한민국의 교육 체계를 위한 주장인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세대 교육 정책이 올바르게 정립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고, 이를 위해선 모두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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