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제주 첫 ‘김영란법 위반’ 공무원 벌금 100만원 선고유예
법원, 제주 첫 ‘김영란법 위반’ 공무원 벌금 100만원 선고유예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02.1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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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 모두 반환하고 자진신고…해임 처분 등 고려
해당 공무원 “판결 근거로 반드시 명예 회복할 것”
재판부, 뇌물공여 업자 2명은 징역 6개월 법정 구속
“원하는 것 쟁취위해 뇌물·뜻대로 안 되자 책임전가”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서 김영란법 위반죄가 처음 적용된 공무원이 법원으로부터 선고유예를 받았다.

이 공무원은 해당 혐의로 지난해 해임 처분된 상태여서 이번 판결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정봉기)는 13일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부정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60)씨에게 벌금 100만원에 추징금 226만여원에 대한 선고를 유예했다.

또 김씨에게 금품을 제공,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모(65)씨와 전모(60)씨는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으며 법정 구속됐다.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김씨는 제주특별자치도 소속 서기관(4급)으로 재직하던 2018년 4월 6일 제주시 화북공업단지 이전 사업과 관련한 모 업체 관계자 이씨와 전씨 등 2명으로부터 126만여원 상당의 식사 및 향응과 현금 1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승진 축하비 명목으로 받은 현금을 돌려주고 같은해 5월 25일 제주도 청렴감찰관에게 자신 신고했다. 식사 및 향응비도 모두 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그러나 부정청탁금지법 위반을 적용, 김씨를 기소했다.

재판부는 이날 김씨에 대해 “향응과 현금을 받은 것은 청렴 공무원에 대한 국민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30여년간 공직에 재직, 대통령표창을 받았고 범죄 전력이 없는데다 이씨 등에게 편의를 제공한 게 없다”며 “돈을 모두 반환했고 청문감사관에 자진신고해 해임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선고 유예 사유를 설명했다.

이씨와 전씨에 대해서는 “둘이 말을 맞춰 수사에 혼선을 초래하고 법정에서도 오히려 김씨를 원망하는 등 후회의 기미도 없다”고 강하게 꾸짖었다.

특히 “자신들이 얻고자 하는 것을 쟁취하기 위해 뇌물공여를 생각했다”며 “원하는대로 되지 않자 돌변해 그 공무원을 비난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여 법정구속 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가 “지금 사업을 하고 있는데 엊그제 일본 업체와 협약을 했다. 다음 주에는 일본 측 대표와 협상하기로 된 상태여서 불구속으로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김씨는 재판 후 <미디어제주>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제주도가 자신에게 내린 해임 처분에 대한 명예회복 의사를 피력했다.

김씨는 “이미 소청 심사를 요청했고 이번 판결문을 근거로 소청 사유서를 작성해 제주도에 제출하겠다”며 “반드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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