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선 뻥 뚫린 도로가 아니라 숲이 있는 도심을”
“6차선 뻥 뚫린 도로가 아니라 숲이 있는 도심을”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0.02.1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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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적극 추진하는 ‘서귀포 도시 우회도로’ 반발
우회도로 녹지공원화 바라는 시민들, 11일 기자회견
“도시공간 이용할 대다수 시민을 위한 도시설계를”
'서귀포시 도시 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시민들'이 11일 서귀포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서귀포시 도시 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시민들'이 11일 서귀포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하고 있는 서귀포시 도시 우회도로. 서귀포시 호근동에서 토평동까지 이어지는 4.2km 구간의 왕복 6차선 도로이다. 50년 이상 묵은 장기미집행도로로, 꼭 뚫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 서귀포지역 9개 단체가 참여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시민들(이하 시민들)’이 11일 서귀포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의 요지는 이름대로 ‘녹지공원화’였다.

이날 시민들은 ‘도로’가 아닌 ‘녹지공원’을 시민들에게 선물로 줄 것을 제주도에 요구했다.

시민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도로가 날 도심지는 서귀포여중, 서귀서초, 서귀북초, 해성유치원, 서귀포고, 서귀중앙여중, 서귀중앙초, 동홍초가 자리해 5000명 가까운 어린이와 학생들이 다닌다. 아이들이 보행 안전을 위협당하고 소음과 매연에 노출되는 걸 반길 학부모와 교육자는 없다”면서 “해안도로, 중산간도로, 일주도로, 산록도로가 이미 나 있는데 그와 평행하여 6차선 직선도로를 도심지에 뚫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시민들은 “지가상승을 기대하는 인근 땅 주인의 요구를 지역주민의 숙원사업이라고 왜곡하지 말라. 도시공간을 이용할 시민은 수만 내지 수십만이다. 행정은 대다수 시민을 위한 도시를 설계해야 마땅하다”면서 “도는 사적 이익추구를 편드는 도로계획으로 공익을 해치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넓은 차로가 상권에 필요하다’는 기존 인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시민들은 “넓은 찻길은 더 많은 자동차를 끌어들여 사람들이 차를 탄 채 지나게 할 뿐, 길에 머물지 못하게 한다. 걸어서 지나는 길, 차 없는 거리라야 오히려 상권이 활성화된다”면서 제주올레가 만든 올레길을 예로 들었다.

시민들은 아울러 최근 바뀌고 있는 도시정책도 거론했다. 상당수의 도심은 차도 폭을 좁혀 일부를 녹지로 만들거나, 아예 차 없는 거리를 조성하고 있다. 이른바 ‘도로 다이어트’ 시대이다.

시민들은 “도시 부동산은 역세권을 넘어 숲세권에 위치해야 그 가치가 커진다”며 “6차선을 내려고 이미 매입한 땅을 전면 녹지공원화 하기를 열렬히 바란다. 서귀포 도심지 북쪽에 자연생태적 산책로를 만들면 서귀포시민 전체의 삶의 질이 높아진다. 아이들은 안전한 생태놀이 공간을 얻게 되고, 학생문화원 앞 소나무 숲은 시민과 학생에게 휴식처 역할을 계속할 것이다. 숲과 하천, 검은 흙과 현무암 돌멩이가 구르는 산책로를 지닌 생태공원이야말로 서귀포의 가치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이와 함께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도 요구했다. 환경영향평가 심사위원의 절반을 시민추천 전문가로 채우고,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도로계획 철회도 아울러 요구했다.

시민들은 우회도로를 밀어붙이고 있는 제주도정에 대해서는 “밀어붙일 수 없다. 녹지화로 수정해달라. 그래야 숲이 살아남고, 그게 유일한 대안으로 생각한다”고 그들의 입장을 정리했다.

시민들은 아울러 “도로개설이 주민들의 숙원사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대다수의 여론은 그렇지 않다. 앞으로 시민들에게 숲세권의 중요성을 알리는 등 더 확산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민들은 지난해부터 도시 우회도로의 문제점을 지적해왔으며 올해 들어서는 세미나 개최, 대표자 회의 등을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시민들’은 한 살림 서귀포마을모임, 녹색당 서귀포지역모임,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 전교조 제주지부, 서귀포시민연대, 정의당 서귀포위원회, 서귀포의 미래를 생각하는 시민모임, 민중당 서귀포위원회, 서귀포여성회 등이 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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