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의붓아들 살해 혐의 고유정 결심공판 연기
전 남편·의붓아들 살해 혐의 고유정 결심공판 연기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01.20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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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측 “사실조회 신청 회신 안 돼 방어권 보장 위해 필요” 요청
재판부 “검찰이 법정 최고형 구형한 상황 오는 2월 10일 속행” 피력
지난 10차 공판서 결심공판 예고 불구 최후변론 안 돼 5분 휴정도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고유정(37·여)에 대한 결심공판 기일이 연기됐다.

고유정의 변호인이 현 남편 H(38)씨의 모발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된데 대한 감정기법 등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했는데 회신되지 않아 방어권 보장을 위해 결심공판 연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변호인 측은 이미 결심공판을 예고한 상황에서 연기를 요청하는 태도에 대해 재판부가 강하게 질책하는 상황에서도 방어권 보장을 주장하며 기일 연기를 얻어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는 20일 살인, 사체훼손 및 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에 대한 공판을 속행했다.

제주서 전 남편을 살해한 사건을 기준으로 하면 열 한 번째 공판이고 재판 도중 병합된 의붓아들 살인 사건만 따지면 네 번째 재판으로, 재판부는 이날 결심공판을 예고한 상황이었다.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저녁 제주시 조천읍 소재 모 펜션에서 미리 구입한 수면제인 졸피뎀을 음식물에 섞어 전 남편 강모(당시 36)씨에게 먹이고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달 27일 펜션에서 퇴실할 때까지 피해자 사체를 훼손, 28일 오후 제주~완도 해상에서 사체 일부를 버리고 29일부터 31일까지 김포에 있는 자신의 가족 명의의 아파트에서 나머지 사체를 훼손, 유기한 혐의도 있다.

또 지난해 3월 2일 오전 10시께 청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현 남편이 전 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H(6)군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도 이번 재판에 병합됐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고유정에 대해 "사형 선고 요건이 엄격하고 정상적으로 집행되지 않는 현실을 잘 알지만 피고인이 '아들 앞에서 아빠를, 아빠 옆에서 (자는) 아들을 살해하는 범행을 저질렀다"며 "극단적인 인명경시 태도에 의한 계획적인 살인이 명백하다"고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고유정의 변호인인 재판부의 최후변론 요구에도 불구하고 공판기일 연기를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청주사건(의붓아들 사망사건)과 제주도 사건(전 남편 살해 사건)에서 검찰 측과 피고인 주장이 대립되는 부분이 수면제를 먹였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실조회를 신청했다"며 "그것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최종변론을 하지 않으면 방어권과 변론권에 침해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또 "국과수에서도 며칠 안에 (사실조회 회신이) 제출되지 않을까 예상하는데, (사실조회 회신이) 제출된 이후 결심공판을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이야기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매우 강한 불쾌감을 내비쳤다.

이미 지난 10차 공판에서 이날 결심공판을 예고했음에도 변호인 측이 최후변론을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에 "(사실조회 회신을 국과수로부터 받기 위한) 움직임을 (변호인 측이) 했느냐"고 묻고 "아니다"라는 답을 듣자 "가만히 있다가 결심공판에 와서 기일을 연기해 달라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수면제 성분) 검사 결과가 감정서로 검찰에 제출했고, 국과수에서 어떤 의견이 오더라도 변호인은 오늘 준비한 변론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게다가 "지난 7개월 동안 재판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지금까지 변호인의 변론 요구를 (재판부가) 한 번도 거부한 적이 없는데 왜 오늘 변론을 하지 않느냐"며 "최종변론 기회를 줬는데도 안 한다면 피고인 최후진술을 하고 재판을 마칠 수도 있다. (변호인은) 잘 생각하라"고 5분간 휴정하기도 했다.

속행한 재판에서 재판부는 변호인이 재차 기일 연장을 요구하자 "검찰이 법정 최고형을 구형한 마당에 피고인이 해당 자료라도 확인하겠다는 요청을 거부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며 "다음달 10일 오후 변호인 최후변론과 피고인 고유정의 최후진술을 듣도록 하겠다"고 변호인 측의 요청을 수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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