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7:38 (금)
"2020년, 당신의 '무사'를 기원합니다"
"2020년, 당신의 '무사'를 기원합니다"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0.01.07 16: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윤주 작가 개인전 '무사', 아트인명도암에서 오는 31일까지
김윤주 작가의 개인전 '무사'가 펼쳐지고 있는 아트인명도암 갤러리 내부.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딱딱한 것과 부드러운 것. 큰 것과 작은 것. 차가운 것과 뜨거운 것.

이처럼 공통점이 전혀 없어 보이는 대비되는 개념들 사이, 존재하는 접점이 있다.

예를 들어보자. 뜨거운 커피에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올린 ‘아포가토’, 반죽으로 아이스크림을 감싸 살짝 튀겨낸 ‘아이스크림 튀김’. 모두 대비되는 개념을 조화롭게 만들어낸 상품들이다.

미술도 그렇다

각자 다른 성질의 재료를 조합해 만든 작품의 경우, 기존의 것과는 다른 독특한 매력을 갖는다.

김윤주 작가의 작품도 그렇다.

오래된 나무 목재에 바느질한 천을 덧대어 자연을 표현한 그의 작품 ‘무사(無事)’.

그의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고재(古材) 그대로의 매력을 망가뜨리지 않은 채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김윤주 작가의 작품 '무사'. 작품의 상단은 목재가 부러진 부분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폐목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오른쪽이 작품 상단을 확대한 모습)

“작품을 만들기 전, 재료를 보고 이미지를 먼저 떠올려요. 주로 자연과 주변에 대한 이야기죠. 모두의 무사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전시의 모든 작품명은 ‘무사’랍니다.”

작가의 개성이 넘치는 작품이지만, 이번 전시에서 만날 모든 작품의 이름은 다 똑같다. ‘무사’.

“바느질을 곁들인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요? 사실, 제 아들을 픽업하려 차 안에서 기다리다가 시작한 바느질이 작품 활동으로 이어진 거예요. 당시 고등학생이던 아들이 학원에 가면 밤늦게 마치거든요. 늦은 시간이라 차 안이 어두워서, 책을 읽기도 뭐하고. 그런데 바느질은 잘 안보여도 감으로 할 수 있으니까.”

아들의 ‘무사’를 위해 차 안에서 기다리며, 바느질을 했다는 김 작가. 이것이 ‘무사’ 개인전으로 이어질지 미처 몰랐다.

“늘 개인 작품에 대한 갈망은 있었죠. 하지만 세상의 모든 엄마가 그렇듯 삶에 쫓기다 보면 작품 활동하기가 쉽지 않아요. 저는 운이 좋았죠. 아이를 키우면서도 미술을 손에서 놓지 않을 수 있었다는 점이.”

김윤주 작가의 작품 '무사'. 천에 각종 부자재를 사용해 바느질 후 목재에 부착했다. (오른쪽이 작품을 확대한 모습)

홍익대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작가는 1988년 현대판화가협회공모전에서의 수상을 시작으로 대한민국미술대전, 공간미술공모전,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울현대판화대전 등에서 수상을 거듭한 주목받는 신예였다.

“결혼 후, 아이를 키우게 되며 작품 활동을 쉬게 됐어요. 그래도 미술을 가르치는 일은 계속했기 때문에, 시간은 오래 흘렀지만 자연스럽게 작품 활동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죠.”

작가의 전시는 오는 1월 31일까지 아트인명도암(제주시 명림로 209)에서 진행된다.

2020년의 오늘, 모두의 하루가 늘 ‘무사’하기를 기원하는 작가의 마음. 전시를 통해 느껴보자.

각 작품에는 풍요, 무탈, 건강 등을 상징하는 동물이나 식물이 등장하는데 이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문의: 010-3750-5185)

김윤주 작가의 작품 '무사'. 한땀 한땀 정성 들여 바느질한 그릇의 무늬가 인상적이다.
김윤주 작가의 작품 '무사'. 목재로 만들어진 액자 속, 빨간색 함이 눈길을 끈다. 빨간 함은 천과 염료, 실, 부자재를 이용해 표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