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의붓아들 사망 사건 3차 공판 ‘유·무죄’ 공방 치열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 사건 3차 공판 ‘유·무죄’ 공방 치열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01.06 1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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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H군 사망 친부 발견 기다린 듯” 계획 범행 주장
변호인 남편 진술 신빙성·문자 메시지 분석 문제 지적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6일 열린 고유정(36·여)의 의붓아들인 H(5)군의 사망 사건에 대한 세 번째 재판에서 검찰은 여러 정황 증거를 제시하며 고유정의 계획적인 살인을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고유정이 사건 발생 당일 피해자 혈흔이 묻어있는 매트리스마저 처리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변호인 측은 검찰이 제시하는 증거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는 이날 고유정의 의붓아들 살인 혐의에 대한 3차 공판을 속행했다. 병합된 고유정의 전 남편 살해 사건 재판부터 시작하면 10차 공판이다.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검찰청은 지난해 3월 2일 오전 10시께 청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H군을 고유정이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고유정이 당시 오전 4~6시께 아빠 옆에 엎드린 채 잠든 H군의 등에 올라타 얼굴이 침대에 파묻히도록 한 뒤 10분 가량 강하게 눌러 질식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판단이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H군의 자연사(돌연사) 가능성과 H군이 함께 자던 아빠의 몸에 눌려 질식사했을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고유정의 계획적인 살인을 피력했다.

검찰은 우선 부검의와 부검감정서에 대한 감정의 소견 등을 토대로 H군의 사망이 가해자에 의한 의도적인 질식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H군 사망 당시 피고인 고유정이 잠을 자지 않았다는 정황도 제시했다.

3월 2일 오전 4시 48분께 H군의 친엄마(H씨의 전 처)와 관계된 이들의 전화번호 목록을 삭제했고 같은날 오전 4시 52분께에는 음성 파일 2개를 확인한데가 오전 7시께에는 제주행 비행기를 예약했다는 정황이다.

고유정이 수면제 성분(독세핀)이 들어간 약을 제주에서 구매한 2018년 11월 1일을 ‘범행도구 구입 시기’라고도 규정했다. 독세핀은 H씨의 모발 검사에서 검출된 성분이다.

검찰은 고유정이 H군 사망 전 날인 3월 1일 저녁 식사 후 H씨와 차를 마시면서 독세핀 성분의 약을 가루로 만들어 투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경찰관이 직접 고유정이 구매한 약과 동일한 약을 구입, 가루로 만들어 음료수에 타서 먹고 잠이 드는 시간까지 잰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정 사건 당일 혈흔 매트리스 처리 시도도

청주공항서 남편 떠나자마자 수거업체와 전화

제주지방검찰청.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검찰청. ⓒ 미디어제주

검찰은 고유정의 범행 동기 입증을 위해 H씨와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를 제시하며 2018년 11월 4일 처음 나온 ‘잠버릇’에 주목했다.

이 시기를 전후해 고유정과 남편 H씨 사이의 문자 메시지를 보면 결혼 생활이 파탄에 이를 정도의 내용이 오갔는데 갑자기 ‘잠버릇’이 언급되고 같은 달 9일까지 제주에 있는 H군을 청주 자택으로 불러들이자는 요구를 했다는 것이다.

특히 고유정이 숨진 H군의 혈흔이 묻은 침대 매트리스를 버리려한 정황을 두고 “혈흔을 없애려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에 따르면 고유정은 문제의 매트리스를 처리하기 위해 수거업체 3곳과 통화를 했다.

통화 시기는 사건 발생일은 3월 2일 오후 8시께로, 이 때는 H씨가 아들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오후 7시 30분 청주공항에서 제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른 직후다.

검찰은 “기지국 분석 결과 고유정이 매트리스 수거업체와 통화한 곳이 청주공항”이라며 “남편이 공항에서 사라지자마자 혈흔이 묻은 매트리스를 처리하기 위해 수거업자와 통화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고유정이 사건 당일 오전 집에서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하지만 식탁에 아침을 준비한 흔적이 없다”며 “고유정은 H군이 사망한 것을 친부인 H씨가 발견할 때까지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고 역설했다.

검찰은 “고유정이 자신의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걔(남편)는 이제 K군(고유정이 전 남편 사이에 낳은 아들)과 나 밖에 안 남았다. 이제 가족이 된다‘고 했다”며 “피해자(H군)에 이어 완전한 가족을 이루는데 마지막 걸림돌인 전 남편을 살해하고 부검도 못하게 훼손까지 했다”고 계획적인 범행임을 재차 주장했다.

“남편 어떤 의도 갖고 진술 과장하거나 왜곡한 듯”

“2018년 11월 계획 2019년 3월 실행 보기 어려워”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 소재 모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고유정(36.여)이 7일 오후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서 진술녹화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유정에 대한 신상공개는 지난 5일 결정됐다.© 미디어제주
지난해 5월 25일 제주서 자신의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와 3월 2일 청주서 숨진 채 발견된 의붓아들 H(5)군에 대한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고유정.
© 미디어제주

이에 대해 고유정의 변호인은 H씨 진술이 조사 때마다 달라져 신빙성이 낮고 검찰이 꿰어맞추기식 주장을 한다고 반박했다.

변호인 측은 H씨가 아들 H군과 잠들었던 방의 벽면에 시계가 없는 점을 지목하며 “H씨가 1차, 2차 조사에서는 잠시 깨어났던 시간을 특정하지 않다고 3차 참고인 조사에서 3월 2일 오전 7시에서 7시 반쯤에 깼다고 했다. 6월 3일 이후부터는 그 전에 안 했던 진술을 하기 시작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수사 보고서에 H씨가 지난 5월 2일 2차 조사를 마친 뒤 술을 마시고 경찰서를 찾아 아들의 사망과 관련해 ‘왜 자신을 체포하지 않느냐’고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고, 다음날 조사에서는 ‘H군의 사망이 타살로 보이느냐’는 물음에 “타살이 아니고 제 생각에는 제가 잠을 자면서 다리를 올린게 아닌가 추측한다”고 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6월 3일 조사에서는 H씨가 ‘고유정이 사건 당시 옆방에서 잠을 잤는지 모르겠다’, 본인의 잠버릇에 대해 ‘특이한 잠버릇은 없다’라고 했고 사건 당일에도 “잠깐 깼다가 다시 잠들었는데 오전 7시에서 7시 30분쯤”이라고 시간을 특정했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H씨의 진술이) 처음에 없던 정보가 나중에 추가되고 있다”며 “어떤 의도를 갖고 진술들을 과장하거나 왜곡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H군이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병원 방문이 잦았고, 고유정이 2018년 11월 1일 수면제를 구입한 것은 계류유산에 의한 수면장애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잠버릇’을 거론한 11월 4일 문자메시지를 언급한 뒤 “11월 4일부터 범행 계획을 세우고 (이듬해 3월 2일) 실행까지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변호인은 고유정과 H씨가 주고받은 문자도 “부부싸움과 화해의 반복”이라며 “검찰의 문자 메시지 분석도 앞 뒤 맥락이 없어 의미가 없다. 꿰어맞추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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