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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요소도 자연의 일부분인 놀이터 되어야”
“위험 요소도 자연의 일부분인 놀이터 되어야”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9.12.26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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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 ‘(가칭)유아체험교육원 설립 추진 전문가 자문단 협의회’ 개최
회천동 신화, 외국 사례, 건축·공간설계, 유아 놀이 특성 등 전문가 의견 청취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자연을 지키고, 보호하자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세월이 지나고, 제주가 개발될수록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자연 그대로’의 소중함, 그 가치를 강조하는 가장 큰 이유.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서일 것이다.

제주시 회천동, 옛 회천분교 부지에 생겨날 ‘(가칭)유아체험교육원’. 이곳 또한 마찬가지다.

(가칭)유아체험교육원은 약 90~100억원 규모의 놀이 공간 구축 사업이다. 교육부가 강조하는 ‘놀이 학습’을 중심 키워드로, 현재 폐교된 옛 회천분교 자리에 유아 대상의 놀이 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난 11월 9일과 12월 2일 각각 학부모·유아와 유치원 교사를 대상으로 현장 의견 청취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본격적인 실시설계에 들어가기 직전, 공간 기획과 현장 의견 수렴 과정이 한창인 요즘. 지난 12월 24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본관 제3회의실에서는 ‘(가칭)유아체험교육원 설립 추진 전문가 자문단 협의회’가 열렸다.

12월 24일 제주도교육청 본관 제3회의실에서 열린 ‘(가칭)유아체험교육원 설립 추진 전문가 자문단 협의회’ 자리 모습.

크리스마스 이브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행사에는 총 네 명의 전문가가 발제자로 나섰다.

이들 전문가의 분야는 모두 다르다. △회천동 신화 역사 △외국의 놀이터 사례 △건축 및 공간설계 기본 △유아발달 단계에 따른 놀이 특성 등 4개 분야 전문가가 각각의 사례를 발표하는 자리다.

먼저 전직 교원인 김정숙 신화연구가가 회천의 신을 중심으로 신화 이야기를 전했다.

김정숙 신화연구가.

회천동에는 ‘동세미 하로산또’ 신화가 있다. 여기서 ‘동세미’는 동회천마을의 옛 이름, ‘하로산또’는 한라산(하로산)의 산신을 말한다.

“세미하로산또는 사냥신입니다. 송당계 신으로, 소천국과 백주또의 열두 번 째 아들이죠. 백주또와 소천국은 아들 열여덟, 딸 스물여덟을 낳았는데, 이들이 줄이 뻗고 발이 뻗어 삼백일흔 여덟이 되었다죠. 그리고 이들은 제주도 전역으로 뻗어 나가 각 마을의 당을 지키는 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송당 본향당이 제주 신당의 원조로 불리고 있습니다.” / 김정숙 신화연구가

‘제주는 신들의 고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주에는 신이 많다. 그 증거로 제주의 마을 곳곳에서 신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 신목은 커다란 팽나무인 경우가 많다.

“신목에는 팽나무 종류가 많은 편인데요, 팽나무가 만 년 이상 오래 산다고 해서 그렇습니다. 회천에도 커다란 팽나무가 있고, 이 팽나무가 바로 동회천 하로산당(한라산신을 모신 당)인 신목입니다.” / 김정숙 신화연구가

이외에도 김정숙 신화연구가는 화천사 오석불, 유교적 마을제인 석불제 등 회천 지역의 유산과 오랜 전통을 소개하기도 했다.

“2020년부터 누리과정이 전면 개편되며, 유아교육이 놀이 중심으로 바뀌게 됩니다. 유아교육에는 5개 영역이 있는데요, △신체운동 △의사소통 △사회관계 △자연탐구 △예술경험 영역의 상당 부분은 모두 놀이를 하며 배울 수 있는 영역입니다.” / 김형훈 미디어제주 편집국장

다음 발제자로 나선 <미디어제주> 김형훈 편집국장은 ‘놀이 교육’의 핵심을 짚으며, 영국의 놀이터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미디어제주> 김형훈 편집국장.

“놀이는 자유로워야 합니다. 어느 정도 위험도 감수할 수 있어야 하고요. 위험을 감지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발달합니다. 문제행동을 하는 아이가 있다고 가정할 때, 어른들은 제어만 하려 하죠. 하지만 이 아이의 특성을 이해하고, 아이의 관점에서 시선을 맞춰준다면 아이는 각자의 영역에서 그만의 방법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 김형훈 편집국장

이어 김형훈 국장은 수잔느 투치 이렉건축 공동대표와의 일화를 전했다.

수잔느 투치 대표는 영국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공원 놀이공간을 설계한 이렉건축의 공동대표다.

“수잔느 투치 대표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놀이터를 설계할 때 ‘안전’은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요. 그는 놀이터에 위험 요소가 조금은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위험 요소가 있으면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발달하고, 안전보다는 자연에 대한 학습을 하는 곳이 놀이터이기 때문이죠.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자연을 배우고, 탐험을 배우는 것은 재미로 연결이 됩니다.” / 김형훈 편집국장

자연의 요소를 그대로 살린 영국의 놀이터 사례를 발표하며, 김 국장은 "(가칭)제주유아체험교육원이 ‘자연을 담은 놀이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만들어진 놀이시설이 아닌, 회전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특별한 놀이터의 탄생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가칭)유아체험교육원 설립 추진 전문가 자문단 협의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의 모습.

김 국장의 발표 후에는 제주대학교 김태일 교수가 공간 설계를 위한 건축의 기본 이야기를 전하고, 한라대학교 김현정 교수가 유아발달 단계에 따른 놀이의 특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의 협의회는 약 두 시간가량 진행되며, 제주유아체험교육원 건립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가는 자리였다.

이와 관련,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2020년 1월부터 ‘유아체험교육원 설립’을 위한 용역을 본격 진행한다. 도교육청은 이번 협의회를 포함해 지금까지 수렴한 현장의 목소리를 용역에도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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