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은 달라도, 우리는 함께 춤추는 '히어로'
"성격은 달라도, 우리는 함께 춤추는 '히어로'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9.12.18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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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의 꽃은 학교에서] <17> 남주고 방송댄스 동아리

출석률 100% 자랑하는 방송댄스 동아리 '히어로'
다양한 성격의 아이들, 춤추며 자연스럽게 친해져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선진국을 가늠하는 지표입니다.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은 뭐가 다를까. 먹는 것, 입는 것, 여러 가지가 다를 수밖에 없지만 그 중에서도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집니다. 문화예술은 특정한 사람들이 누리는 산물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즐기는 보편타당한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선진국입니다. 특히 문화예술은 어릴 때부터 심어줘야 합니다. <미디어제주>는 제주도내 각급 학교의 동아리를 들여다보면서 문화예술이 어떻게 학생들에게 심어지고 있는지 살피는 기획을 싣습니다. 이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 [편집자주]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어벤져스에 히어로 아이언맨, 토르, 캡틴아메리카가 있다면, 남주고에는 ‘히어로’가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 히어로는 아니다. 각자의 인생에서 진정한 히어로가 되고 싶은, 남주고의 방송댄스 동아리 ‘히어로’다.

“저희 히어로는 단원 20명이 넘는 방송댄스 동아리예요. 생긴 지는 3년 정도 되었고요. 저희는 주로 유명한 대중가수의 춤을 추는데요, 아이콘의 리듬타, 방탄소년단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위너의 밀리언즈 등 다양한 곡을 섭렵했답니다” / 남주고등학교 1학년 김민건

히어로 중에서도 ‘리더’ 직을 맡은 1학년 김민건 학생의 말에 의하면, 히어로의 동아리 출석률은 100%를 자랑한다. 올해 신입 부원 모집 때는 정원이 다 차서 동아리에 들지 못한 친구도 있었다.

“지금의 인기와는 다르게 처음에는 동아리 가입을 망설이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저도 그랬고요. 아무래도 남자애들이니까. 남자들끼리 모여서 춤추는 게 좀 낯부끄러운 느낌이랄까.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내년에 동아리 가입이 안 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될 정도예요.” / 민건

“맞아요. ‘히어로’는 선착순으로 부원을 모집하는데요. 당시엔 인기가 별로 없는 동아리에 속했어요. 저는 춤을 배우고 싶어서 친구들과 함께 신청했지만요.” / 남주고등학교 1학년 홍현석

(좌)김민건, (우)홍현석

석은 동아리의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타칭 ‘부 리더’다. 사실 ‘부 리더’라는 직책은 동아리에 없다. 다만, ‘부리더’라고 불릴 정도로 현석은 동아리 내에서 큰 존재감을 자랑한다.

“저희 동아리에는 다양한 성격이 친구들이 있어요. 하지만 내성적인 친구, 외향적인 친구 모두 성격과 관계없이 함께 어우러져요. 같이 춤을 추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지더라고요.” / 현석

현석은 평소 친하지 않은 아이들이 동아리에서 만나 친한 친구가 되었던 사례를 언급하며, “이것이 바로 동아리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춤’이라는 공통된 관심사가 있기 때문에, 성격이 상반된 친구들도 쉽게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친한 정도와 상관없이 부원들과 어울릴 수 있어서 좋아요. 원래 친했던 친구도 동아리를 계기로 더 친해질 수 있었고요.” / 민건

'히어로'의 분위기 메이커 현석. 평소 잘 웃는 편이지만, 카메라가 앞에 있으니 다소 긴장한 모습이다.

‘히어로’ 부원들의 동아리 사랑은 예사롭지 않다. 어느 정도냐면, 팔이 부러져 조퇴했던 한 친구가 저녁 동아리 수업을 참관하러 학교에 다시 왔을 정도다.

“동아리 활동이 없으면 거의 매일, 하루종일 공부만 하게 되는데요. 그런 스트레스를 예체능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풀 수 있어 좋아요. 그냥 춤 연습만 하면 심심하니까 우리끼리 팀을 짜서 대스 배틀도 하고요. 매시간이 정말 재미있어요.” / 민건

“남자들이라 승부욕 있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저도 꼭 이기고 싶었는데. 민건이랑 저랑 같은 팀이었는데, 결국 졌어요. 다음번에 하게 되면 꼭 이기려고요.”/ 현석

이토록 춤을 좋아하는 히어로 구성원들. 이들은 그 이름답게 지역사회를 위한 공연 봉사도 할 계획이다.

“작년 축제 땐 음악회 때 축하 공연을 학교에서 했다고 해요. 수능 대박 기원 음악회도 작년엔 참가했는데, 올해는 연습이 덜 돼서 못하게 됐고요. 그래도 앞으로 기회만 주어진다면, 지역 분들께 즐거움을 드리는 공연 봉사도 해보고 싶어요.” / 현석

방송댄스 동아리는 남주고의 음악실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피아노 뒤 책상과 의자를 모두 밀어낸 뒤, 남은 공간에서 춤을 춘다.
춤추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내년에는 거울을 설치할 예정이다.

끝으로 남주고 방송댄스 동아리 ‘히어로’의 두 사람, 민건과 현석에게 물었다.

“당신에게 ‘방송댄스’란 무엇인가요?”

“저에게 방송댄스란 ‘놀이’예요. 방송댄스라고 하면, 뭔가 전문적으로 잘 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은데요.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이 놀이처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 바로 방송댄스인 것 같아요.” / 민건

“저에게 방송댄스란 ‘초콜릿’이에요. 단것을 먹으면 스트레스가 풀리잖아요. 집중도 잘 되고. 공부하다가 방송댄스를 한 번씩 춰 주면(?) 답답한 마음이 해소되더라고요. 일부 어른들은 ‘시간 뺏기고, 공부에 방해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시는데, 오히려 공부에 도움이 돼요. 텁텁한 일상에 달콤한 초콜릿과 같은 것. 저에게 방송댄스는 꼭 필요한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에요.” / 현석

(좌)방송댄스란, '놀이'라고 말하는 민건.
(우) 방송댄스는 달콤한 '초콜릿' 같다고 말하는 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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