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집에도 올라가고, 물놀이도 실컷 즐기고”
“나무 집에도 올라가고, 물놀이도 실컷 즐기고”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9.12.19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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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아야 공부다] <9> 영국 런던의 놀이터①

세계 여러 나라는 어린이들이 뛰노는 공간을 만들기에 열심이다. 우리나라인 경우 다소 늦었다. 2015년에야 ‘어린이 놀이헌장’을 제정해 모든 어린이들의 놀 권리를 선언했다. 어린이들의 놀 권리는 아무래도 선진국이 앞서 있다. <미디어제주>는 독일과 일본 사례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엔 영국을 찾았다. 영국은 어떻게 놀이를 접근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그 현장도 몇차례 둘러본다. 이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 [편집자 주]

 

올림픽공원의 모험놀이터 '텀블링베이'

자연과 어우러진 다양한 놀이 경험 가능

위험하지만 최대한 안전하도록 꾸며져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놀이엔 선택권이 있다. 그런데 그 선택권은 누가 쥐고 있을까. 당연히 아이들이 놀이의 선택권을 쥐고, 주체가 되어서 놀아야 한다. 그게 정답이긴 하지만 엄마·아빠의 입장은 마냥 그렇지만 않다. 눈에 보이는 곳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은 ‘어쩔 수 없는 간섭’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이와 다르다. 어른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마음껏 놀고 싶다. 간섭을 하려는 이와, 간섭에서 떨어져 나가려는 이들의 다툼이 바로 놀이 주도권이다.

‘놀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놓고 부모 세대와 실제 놀아야 하는 어린이 세대와의 간극이 심하면 놀이를 제대로 즐길 수 없다.

영국 런던의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공원과 관련된 이야기는 앞서 설명했다. 그렇다면 여기엔 어떤 놀이공간이 있을까. 전편에서도 얘기했듯이 우리나라와 같은 놀이산업을 여기에선 볼 수 없다.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공원 남쪽의 놀이시설. 여기는 밋밋하다. 미디어제주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공원 남쪽의 놀이시설. 여기는 밋밋하다. ⓒ미디어제주

여기엔 서로 다른 놀이공간이 차지하고 있다. 남쪽 공원과 북쪽 공원의 놀이시설은 서로 다르다.

앞서 인터뷰를 진행했던 북쪽 공원을 설계한 이렉 건축의 놀이터는 자연과 최대한 가까운 모습이다.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공원의 남쪽은 전혀 다르다. 최대한 안전이 보장된 놀이터이다.

영국은 교육부가 펴낸 <어린이 계획>(2007년)과 <놀이를 위한 디자인>(2008년)을 통해 놀이의 위험을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서 ‘위험’은 “다쳐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위험에 노출됨으로써 위험을 감지하게 되고 위험을 극복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영국 교육부는 그렇게 ‘위험’을 강조하면서도 남쪽 공원은 왜 ‘안전’만을 담보로 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부모에게도 나름의 선택권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남쪽 공원의 놀이공간은 별도의 이름이 없다. 여기에서 고개를 들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홈구장이 바로 보인다. 축구 경기를 보기 전에 가볍게 아이들이랑 놀이에 그만이다. 그러라고 만든 모양이다.

퀸엘리자베스 올림픽공원 북쪽공원의 '텀블링베이' 놀이시설. 자연적인 냄새가 난다. 미디어제주
퀸엘리자베스 올림픽공원 북쪽공원의 '텀블링베이' 놀이시설. 자연적인 냄새가 난다. ⓒ미디어제주
그물망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 모습. 미디어제주
그물망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 모습. ⓒ미디어제주

남쪽 공원의 놀이공간은 별다른 감응을 주지 못하지만 북쪽은 다르다. 북쪽 놀이공간은 설계경기를 거쳐 당선 작품이 나왔고, 그게 실현된 곳이다. 남쪽과 달리 여기는 놀이터 이름도 있다. ‘텀블링베이 플레이 그라운드’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텀블링베이’는 3개 부분으로 나뉜다. 북쪽부터 설명하면 ‘위험이 담보된’ 공간이 있고, 그 남쪽으로는 ‘물과 친화적’인 공간이 이어진다. 나머지 공간은 차를 마시며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이렉건축의 시도는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렉건축은 이전에도 이런 공간을 설계한 경험이 있고, 퀸 엘리자베스 공원에도 이같은 모험놀이터를 선보임으로써 다른 놀이시설에도 영향을 미쳤다.

놀이 전문가인 팀 길은 “이렉건축의 이런 실행은 10년 이상 놀이공간 디자인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혁신적이고, 매력적이고, 환경에 반응하는 훌륭한 해결책이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텀블링베이’ 맨 위에 있는 모험놀이터는 높은 나무 집을 갖췄다. 어린이라면 누구가 올라가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만드는 공간이다. 있다. 그물망도 있다. 주변은 자연 그대로이다. 그런데 혹시나 모른 위험을 위해 그물망의 바로 밑은 나무조각을 붙어 만든 탄성 재질의 바닥재가 있다. 위험하게 놀아도 다치지 않게 만들었다.

텀블링베이의 남쪽에 있는 놀이공간. 물과 관련된 놀이를 실컷할 수 있다. 미디어제주
텀블링베이의 남쪽에 있는 놀이공간. 물과 관련된 놀이를 실컷할 수 있다. ⓒ미디어제주

모험놀이터 밑에 있는 놀이공간은 바위 웅덩이, 모래 웅덩이 등을 만들어뒀고 수동펌프를 이용해서 어린아이들이 물을 끌어들일 수 있게 만들었다. 여기 놀이공간 주변은 기다란 벤치가 있다.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눈여겨 보도록 만든 공간이다.

텀블링베이는 운동장처럼 평평하지 않다. 들쭉날쭉하다. 높낮이가 있다. 내가 만약 어린이라면 어떨까. 그냥 놀고 싶도록 만들어진 구조가 텀블링베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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