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는 ‘안전’이 아니라 ‘위험’이 있어야 한다”
“놀이는 ‘안전’이 아니라 ‘위험’이 있어야 한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9.12.11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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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아야 공부다] <6>영국의 놀이정책①

세계 여러 나라는 어린이들이 뛰노는 공간을 만들기에 열심이다. 우리나라인 경우 다소 늦었다. 2015년에야 ‘어린이 놀이헌장’을 제정해 모든 어린이들의 놀 권리를 선언했다. 어린이들의 놀 권리는 아무래도 선진국이 앞서 있다. <미디어제주>는 독일과 일본 사례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엔 영국을 찾았다. 영국은 어떻게 놀이를 접근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그 현장도 몇차례 둘러본다. 이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편집자 주]

 

1997년부터 정부차원 어린이 계획만들어 시행

2008년 이후엔 놀이전략으로 페어 플레이가동

영국 전역에 걸쳐 공원에 3500곳 놀이공간 구축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영국 런던을 찾은 건 11월말이었다. 날씨는 좋지 않았다. 기자를 대한 건 늘 이슬비였다. 비록 스산한 날이었지만 런던은 ‘조화’를 잘 품은 도시였다. 옛것과 새것이 잘 어우러진 마력이 뿜기는 도시였다. 더욱이 영국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인 노먼 포스터의 작품을 곳곳에 보여주며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런던은 특히 공원이 발달돼 있다. 이들 공원은 어린이들이 노는 공간을 반드시 포함하고 있다. 어른들은 산책을 즐기고,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즐거움을 만끽하도록 잘 배려가 돼 있다는 느낌이다. 우리나라 공원에 있는 놀이터와는 딴판이다. 우리와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는 영국의 놀이공간을 이제부터 살펴보자.

영국은 정부 차원에서 ‘어린이 계획’을 만들어 시행해오고 있다. 1997년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2008년부터는 놀이전략과 관련된 ‘페어플레이’라는 정부회의기구를 만들기도 했다. 영국은 이를 통해 전국에 걸쳐 3500곳에 달하는 놀이공간을 만들었다.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에 위치한 교육부. 미디어제주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에 위치한 교육부. ⓒ미디어제주

영국의 놀이공간 구성엔 교육부를 중심으로, 놀이공간 정책을 만드는 ‘플레이 잉글랜드’, 무료 놀이 네트워크인 ‘프리 플레이 네트워크’, 놀이 디자인을 조언하는 ‘CABE 스페이스’가 함께하고 있다. 물론 건축가도 여기에 포함된다.

영국의 2008년 ‘어린이 계획’에 보면 그 계획의 중심에 어린이 놀이를 두고 있다. 영국은 이때 ‘만들어진 놀이터’에 대한 문제의식을 깨달았다. 놀이 장비는 안전하지만 위험과 도전을 제공하는 않고 있다는 문제의식이었다. 놀이라는 건 위험할 수도 있어야 하고, 도전 정신도 배우게 된다는 의미일테다.

영국은 우리보다 일찍 <어린이 놀이헌장>을 제정했다. 그 놀이헌장을 여기에 살짝 옮겨본다.

어린이들은 그들의 지역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어야 한다. 어린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공공공간을 이용하고 즐길 권리가 있다. 지역의 거리와 땅, 녹지, 공원, 마을 중심지는 어린이와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놀고, 자연을 체험하고, 그들의 환경을 탐험하고,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도록 접근 가능해야 한다.

영국이 놀이공간을 확대하는 건 어른들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영국의 교육부가 <놀이를 위한 디자인>을 들여다보면 “아이들이 이웃에서 더 많은 사회적 네트워크를 가질수록 부모들은 그 지역의 안전에 대한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된다. 또한 부모들은 자녀를 통해 그들만의 네크워크를 구축한다. 이는 놀이가 어른들 사이의 공동체를 지지한다는 의미이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이들이 노는 공간을 찾게 되면, 어른 역시 놀이를 통해 그들만의 공동체를 만들게 된다는 뜻이다.

영국이 이처럼 놀이에 관심을 기울인 건 아이들이 바깥에서 놀지 않기 때문이다. 2007년 영국의 조사에 따르면 성인 71%는 어릴 때 집 근처에서 놀았으나, 지금의 어린이들은 21%만 놀고 있다는 응답이 나올 정도였다.

영국의 놀이정책은 위험을 감수하도록 하고 있다. 사진은 런던의 올림픽공원에 있는 '텀블링베이' 놀이터. 미디어제주
영국의 놀이정책은 위험을 감수하도록 하고 있다. 사진은 런던의 올림픽공원에 있는 '텀블링베이' 놀이터. ⓒ미디어제주

그렇다면 영국의 놀이공간은 어떤 전략으로 만들어질까. 놀이설계의 10가지 원칙이 있다. 주변환경에 잘 맞아야 하고, 자연적 요소를 충만해야 한다. 다양한 놀이를 제공하면서도 장애아동의 접근도 가능해야 한다. 여기에다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이 놀도록 허용을 하고, 위험과 도전을 경험하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못박고 있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걱정거리는 ‘안전’에 있다. 영국도 ‘안전’을 내세우다가 놀이에 ‘위험’을 첨가시켰다. 영국이 바라보는 ‘위험’이 궁금하다. 영국은 놀이에서 ‘위험’을 다음처럼 설명한다.

“아이들은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 이는 성장하는데 필수적인 부분이다. 자전거를 타거나 그물을 오르거나 그네를 미는 행위 등은 모두 위험을 동반한다. 놀이에서 위험을 제거하거나 솜털로 아이들을 감싸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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