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 … 제주도 예산안 대규모 ‘칼질’ 예고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 … 제주도 예산안 대규모 ‘칼질’ 예고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12.0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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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예결특위 전문위원실 분석 결과 “법령‧조례 위반 수두룩”
“미래세대 재원 총동원 … 민선8기 재정운용상황 최악 맞을 것” 우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위 전문위원실이 내년 제주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법령과 위반을 무더기로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3일부터 시작되는 예산안 심사가 녹록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은 송영훈 예산결산특위 위원장.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위 전문위원실이 내년 제주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법령과 위반을 무더기로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3일부터 시작되는 예산안 심사가 녹록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은 송영훈 예산결산특위 위원장.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송영훈)가 3일부터 시작되는 제주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고강도 심사를 예고하고 나섰다.

도의회 예산결산특위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생경제 활력’을 목표로 도민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드리겠다던 2020년 제주도 예산안이 법령과 조례를 무더기로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법령과 조례에 따라 의무적으로 편성돼야 할 각종 기금에 대한 예산 편성이 전무하거나 의무 전출규모에 미치지 못한 부분을 지적했다.

우선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대지보상 및 기반시설 특별회계’는 도시공원 일몰에 따른 토지매입 관련 회계임에도 의무 전출 규모에 미치지 못하는 예산을 편성해놓고 도시공원 일몰에 따른 지방채를 발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통유발부담금의 경우 세출예산을 편성해놓고 세입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지방재정법을 위반했고, 기금의 여유 재원을 모아 이자수익을 극대화하는 통합관리기금에서 일반 및 특별회계로 대규모 재정융자를 통해 기금 목적 외 사업비로 지출, 24개 기금의 존립 근간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제주특별법 제235조와 ‘제주도 남북교류 협력에 관한 조례’에 따라 남북교류 협력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도지사의 책무가 있음에도 2020년 남북교류협력기금 전출금을 편성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예결특위는 이 부분에 대해 “남북교류협력기금의 여유재원이 통합관리기금을 통해 기금 목적과 무관한 일반회계 사업비로 편성되면서 2020년 금고 잔액이 5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면서 “결국 세계평화의 섬으로서 위상과 세계 평화를 위한 제주도의 책무를 스스로 져버린 셈”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가용재원이 3000억원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행정 내부의 예산을 일괄 삭감하고 정책 성과가 떨어지는 사업에 대한 예산을 과감히 삭감하겠다고 제주도가 밝혔지만, 예결특위 전문위원실이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세출 구조조정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오히려 재정 압박을 이유로 법령과 조례를 위반해가면서 제주도의 미래세대를 위한 최소한의 재원까지 모두 동원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예결특위 전문위원실은 “도지사가 시정연설에서 밝힌 확장적 재정정책은 1회성에 그치고 2021년 이후에는 재정 확장을 위한 동력이 상실될 것”이라고 우려를 제기했다.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려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때까지 꾸준한 공급이 필요한데, 2020년 예산안의 경우 남아있는 재원을 모두 털어 편성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재정 확장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일반회계의 재정 위기가 특별회계는 물론 기금의 재정위기로 확대되는 위험한 사슬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도시공원 일몰에 대비한 지방채 발행 예정액도 2021년 이후 5000억원 규모에서 실제로는 전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래 세대가 짊어져야 할 채무 부담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예결위 전문위원실이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지방채 2520억원을 발행할 경우 2021년 이자액이 200억원에 달하고, 통합관리기금 예수금 이자액이 90억원, 시‧도 지역개발기금 예수금 원리금 상환액도 600억원에 달해 민선 8기 제주도정의 재정 운용상황은 최악을 맞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제주도가 지방세 세수 호황으로 지방소비세율 인상과 지방소득세율 인상으로 이어진 정부의 재정분권 정책에 사실상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예결특위 전문위원실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방소비세율이 21%로 인상됨에 따라 재정 분권에 따른 실익이 전국 평균 2.5%인데 각 시도별 실익 비율을 보면 서울 3.7%, 부산 4.1%, 대전 4.1%인 반면 제주도는 1.7%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부터 지방소득세가 독립세로 전환되면서 세무행정 업무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 충원을 소홀히 하고 있으며, 2021년부터 지방소득세율 인상이 계획되고 있음에도 총선 이후 국회와 기재부를 설득할 논리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영훈 예결특위 위원장은 “제주도의 재정 위기는 세출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재정 분권에도 대비하지 못한 제주도 스스로 초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재정 위기를 핑계로 법령과 조례를 대규모로 위반하고 미래 세대의 채무 부담만 가중시키는 최악의 예산 편성에 대해 의회가 적극 나서겠다”면서 3일부터 시작되는 예결특위 예산 심사가 녹록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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