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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가용재원 없다더니…” 선심성‧낭비성 예산 ‘펑펑’
“제주도, 가용재원 없다더니…” 선심성‧낭비성 예산 ‘펑펑’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11.22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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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시민사회단체들, 내년 제주도 예산안에 대한 분석 결과 발표
공기관 대행사업비 2000억 가까이 증가 … “예산절감 발표는 언론용?”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들이 원희룡 제주도정의 내년 예산에 대한 분석한 결과 공기관 대행사업비와 해외 여비, 민간자본 이전, 연구용역 등이 증가하는 등 선심성·낭비성 예산이 편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환경운동연합, 곶자왈사람들, 제주주민자치연대는 22일 ‘2020년 제주도 예산안에 대한 공동 입장’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도가 ‘도민 희망, 도민 행복’을 핵심내용으로 재정 운용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편성했다고 밝힌 2020년 예산안을 살펴본 결과 선심성, 낭비성 예산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 시민사회단체들은 우선 제주도가 줄이거나 감액하겠다고 했던 해외 여비 등 각종 예산이 증액 편성된 부분을 지적했다.

공무원 국제화 여비는 올해 21억7100만원에서 내년에는 24억3200만원으로 12% 증가했고, 민간 국외여비도 95억9000만원에서 109억9000만원으로 14.6% 증가했다는 것이다.

‘우회 예산’의 대표적 사례인 공기관 대행사업비도 올해 2752억9000만원에서 내년에는 4715억9000만원으로 2000억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단체들은 이에 대해 “공무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자체 추진이 아닌 출자출연 기관 등 공기관으로 업무를 사실상 떠넘기는 사례가 급증하는 것이어서 대행사업으로 넘기는 이유와 개별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민간잡본 이전 예산도 올해 2894억2600만원에서 내년 4248억9700만원이 편성돼 46.8%인 1354억원이 늘어났고 연구용역비도 올해 59억4400만원에서 내년 81억8700만원으로 24% 증가했다.

행정 내부에서부터 예산을 절감하겠다던 발표도 언론용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인건비를 비롯해 일반운영비, 업무추진비, 직무수행 경비 등 전 분야에서 올해보다 예산이 줄어든 항목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사무관리비는 94억7900만원에서 100억3200만원, 공공운영비는 129억원에서 139억4100만원, 행사운영비는 19억6600만원에서 23억4400만원 등 일반운영비가 253억3800만원에서 273억9400만원으로 20억원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업무추진비는 49억5700만원에서 51억9200만원으로, 직무수행경비는 18억7800만원에서 20억2900만원으로 증액돼 행정 내부부터 예산을 절감했다는 원희룡 도정의 표현을 무색케 하고 있다.

1차산업 예산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보다 오히려 줄어든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다.

농림해양수산 예산이 올해 5474억원8200만원에서 내년 5654억8625만원으로인 180억원(3.29%) 정도 증액되기는 했지만, 내년 전체 예산 대비 농림해양수산 비율은 9.71%로 올해 전체 예산 대비 농림해양수산 예산 비율 10.36%보다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내년 원희룡 도정의 전체 예산은 2019년보다 10.71% 증가했지만 농림해양수산 예산 증가율은 3.29%에 그쳐 ‘제주 농어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예산’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제주도가 가장 고무적고 발표한 사회복지 예산 21.7%에 대해서도 시민단체들은 “증가율 면에서는 종전과 비교해 증가해 온 부분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전국 광역자치단체 평균 사회복지 예산 비중은 2019년 기준으로 28.6%로 제주도가 전국 최하위 수준이었고, 또한 사회복지예산 증가는 국비 지원액에 따른 사실상 매칭 성격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보도자료를 통해 강조할 정도로 자랑거리인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강정 공동체 사업 추진을 위한 크루즈 여행 예산이 내년에 증액 편성된 부분도 도마에 올랐다.

강정공동체사업추진단 소관 예산으로 편성된 ‘공동체 회복을 위한 해외 우수사례 벤치마킹비’ 예산이 1억5000만원 편성된 데 대해 시민단체들은 “세부 내용은 동남아 등 크루즈 등을 이용한 주변지역 시찰을 명목으로 하고 있다”면서 “크루즈 여행을 더 보내주면 강정 갈등이 해소되느냐”고 반문했다.

이 밖에 원 지사의 예능 출연 관련 보도를 20회 이상 꾸준히 보도했던 모 경제지에 신규 보조사업비로 1억원이 편성된 부분, 제2공항을 기정사실화하는 내용의 공항 인프라 확충 홍보사업(영화관 광고, TV, SNS 콘텐츠) 6000만원 등이 편성된 반면 도의회 제2공항 갈등 해소를 위한 특위 관련 예산은 단 1원도 편성돼 있지 않은 부분 등이 지적됐다.

한편 제주도의회는 오는 25일부터 각 상임위별로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이 제출한 새해 예산안 심사에 돌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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