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서열화 해소 위한 제주외고→일반고 전환, '공론화 의제'될까
고교서열화 해소 위한 제주외고→일반고 전환, '공론화 의제'될까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9.11.21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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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교육부장관, 11월 7일 '고교서열화 해소방안' 발표
2025년 3월부터 전국 자사고·외고·국제고→일반고 전환

이석문 "고교평준화 방향에서, 매우 긍정적" 입장 피력
제주외고의 평준화 vs 비평준화 분류에 따른 의견 분분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교육부(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유은혜)가 전국의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의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이하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을 발표하며, 제주외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외고를 ‘선 복수 지원 후 추첨 배정’을 채택하는 평준화고로 분류할 것인지, 성적에 따라 학교를 진학하는 비평준화고로 분류할 것인지 의견이 갈리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7일 교육부는 △학교 간 서열화 △사교육 심화로 인한 불평등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위한 교육과정개정 및 대입제도 개편 추진 등을 이유로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1974년 시행된 고교평준화 정책과 결이 같다는 이유로 '제2의 고교평준화 정책'이라 불리기도 한다. 여기서 '평준화'란 학생 실력의 평준화가 아닌, 교육 여건(교원 여건, 시설 및 환경 여건 등)의 평준화를 뜻한다.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의 핵심은 2025년 3월부터 국내 자사고·외고·국제고 유형을 모두 일반고로 전환해 교육의 공정성을 회복, 일반고의 교육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에 있다. 이는 신입생 유치가 어려워 스스로 일반고로 전환 중인 각 지역의 자사고 사태가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일반고로 전환된 자사고·외고·국제고는 학생 선발 및 배정을 일반고와 동일하게 운영한다. 단, 학교의 명칭과 특성화된 교육과정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부 정책과 관련,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11월 21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378회 2차정례회 본회의 교육행정질문 자리에서 “고교평준화(의 한 방향으)로써,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좌)강철남 의원이 (우)이석문 제주교육감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이날 제주도의회 강철남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연동을)은 “전국의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제주외고도 여기에 포함된다”면서 이에 대한 이석문 제주교육감의 입장을 물었다.

그러자 이 교육감은 이를 고교평준화의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오는 12월 중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과 관련된 법 시행령이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제주외고 사례에서, 논의가 필요한 현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제주외고가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동지역(평준화고) 혹은 읍·면지역(비평준화고) 중 어느 지역으로 분류할 것인지 묻는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제주의 경우, 동지역에 위치한 학교는 평준화 고등학교로, 읍·면에 위치한 학교는 비평준화 고등학교로 분류한다. 단, 서귀포고나 서귀포여고 등 동지역에 위치하지만, 비평준화 고교인 곳도 있다.

또 오랫동안 고교 입시가 존재한 탓에, 제주 사회에는 '동지역 학교=명문고'라는 인식이 만연하다. 이는 상위권 성적으로 진학 가능한 비평준화 고등학교보다, 동지역의 평준화 고등학교를 선호하는 경향으로 이어진다. 

이는 이석문 교육감의 ‘고교 연합고사 폐지’ 정책 후에도 별반 다를 바 없다.

현재 제도적인 측면에서의 고교평준화는 안정기에 접어든 상태. 하지만 일부 비평준화 고등학교를 '공부 못하는 학교'로 인식하거나, 동지역 고등학교를 '명문고'로 보는 선입견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진정한 고교평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동지역과 읍·면지역 학교에 대한 사회의 선입견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출신 고등학교로 학생을 판가름하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주외고가 위치한 곳은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 위치상으로는 비평준화 지역인 읍·면 지역 학교에 해당한다. 이에 일반고 전환 시 평준화(동지역)와 비평준화(읍·면지역) 고교 중 어느 분류에 포함시킬  것인지 학부모와 관계자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이와 관련, 이 교육감은 본회의 자리에서 “(고교서열화 해소방안 정책의) 시행령이 통과되고 난 뒤,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 사안을) 핵심적 논점으로 인지하고,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은 2025년 이뤄질 예정이지만, 그 이전이라도 가능하다는 전제로, 적극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의미다.

그러자 강 의원은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에 따라 예상되는 ‘지원 학생 수의 적정화 문제’를 언급하며 “제주교육공론화 의제로 이를 다뤄볼 것”을 제안했다. 공론화를 통해 적절한 해결책을 모색하자는 뜻이다.

이러한 강 의원의 제안에 이 교육감은 “시행령이 통과된 뒤, 공론화위원회의 의견을 들을 것”이라며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고교평준화' 정책은 제주 지역의 고교서열화 해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오랫동안 '명문고'로 자리해 온 도내 고교에 대한 인식은 2019년 11월, 지금도 여전하다. 명문고로 인식되는 학교를 '명문고가 아니다'라고 말하자는 것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공부 못하는 학교'로 인식되는 곳들에 대한 선입견이 옅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모든 아이들이 평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출신 학교가 아이들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제도를 넘어, 인식의 '고교평준화'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과 더불어, 터부시된 제주 사회의 학교서열 인식 개선을 위해서라도 열린 논의의 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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