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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상황 오인, 원희룡 제주도정과 국토부 책임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상황 오인, 원희룡 제주도정과 국토부 책임이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11.20 15: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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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窓] 문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 중 제2공항 관련 발언 해석 분분
지난 19일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2019 국민과의 대화' MBC 방송화면 갈무리. © 미디어제주
지난 19일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2019 국민과의 대화' MBC 방송화면 갈무리.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 중 제주 제2공항 관련 질문에 답변한 내용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제주도는 “지난 30여 년간 도민사회에서 이뤄졌던 치열한 공론 과정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하고 있는 데 반해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는 “제2공항 갈등을 해결하려는 제주도민과 도의회의 노력이 정당성을 인정받게 된 것”이라고 전혀 상반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정도면 대통령의 언급이 오히려 도민 갈등을 더 부채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직접 따져묻고 싶을 정도다.

제주도는 문 대통령이 ‘정부가 기존의 공항을 확장할 것이냐, 제2공항을 마련할 것이냐라는 문제에 직접 개입하기는 상당히 힘들다’면서 ‘그 선택을 주민들에게 맡겼던 것이고 일단 제주도민들은 제2공항을 선택했다’고 얘기한 부분과 ‘지금 제주공항은 완전히 포화 상태여서 제주도의 발전이라든지 또 제주도민들의 이동권을 위해서도 공항을 확장하거나 제2공항을 만들거나 하는 일은 필요한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을 들어 “기존 제주공항의 완전 포화 뿐만 아니라 제주 발전, 도민 이동권을 위해 제2공항과 같은 공항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며, 제2공항은 도민 선택의 결과라는 대통령님의 말씀은 제주도민과 제주도의 입장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밝혔다.

반면 비상도민회의는 문 대통령이 ‘정부는 제주도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답한 부분에 주목, “제2공항 건설 문제는 도민 스스로 공론화 과정을 통해 선택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면서 ‘제2공항 문제는 가장 큰 사안인데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답한 데 대해서도 “정부가 제2공항과 관련된 문제의 해결방안을 직접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도민 스스로 자기결정권을 통해 판단하는 것이 옳다는 취지의 발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특히 비상도민회의는 “‘주민들의 의견으로 제주도민들이 제2공항을 선택했다’거나 ‘제주공항은 완전히 포화상태’라는 발언을 통해 확인되는 것은 청와대에 보고되는 제2공항 문제에 대한 정보가 객관적이지 않고 심하게 왜곡돼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최근 국토부가 인프라 확충 사업을 통해 제주공항이 32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도 청와대에 현 제주공항의 수용 인원이 여전히 2600만명 수준이라고 축소 보고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제주도와 비상도민회의가 전혀 상반된 해석을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20일 속개된 도정질문과 도정질문에 앞서 열린 제2공항 갈등 해소 특위 회의에서 나온 발언에서도 완전히 상반된 해석이 나왔다.

원희룡 지사도 강충룡 의원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제2공항을 도민이 선택했다’고 말한 게 무슨 뜻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2014년에 포화용역을 했고, 2015년 용역해서 공청회도 하지 않았나. 이후 제2공항 사업이 예산이나 타당성이 있느냐는 등 반대 의견이 있어서 재조사까지 4차례 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정부와 주민 의견, 결정을 놓고 국책사업으로서의 용역 과정을 놓고 도민들이 결정했다고 표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원 지사는 “어제 질문한 사람이 ‘공론화’를 콕 찝어서 얘기했는데 대통령은 ‘정부가 개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답변, 비상도민회의가 ‘정부가 제2공항과 관련된 문제의 해결방안을 직접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도민 스스로 자기결정권을 통해 판단하는 것이 옳다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해석한 내용과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피력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같은 발언을 놓고 이렇게까지 상반된 해석이 나오게 된 이유가 뭘까. 제2공항으로 인한 도민사회 갈등의 골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 아닐까.

하지만 비상도민회의가 지적한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주 도민사회의 여론이 정확하게 보고되지 않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강정마을 문제는 일종의 사회적 합의를 이뤘다’고 한 발언이나 ‘기존 공항을 확장할 것이냐 제2공항을 마련할 것이냐의 문제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 상당히 힘들다’면서 ‘선택을 주민들의 결정에 맡겼던 것이고 일단 제주도민들은 제2공항을 선택했다’는 발언도 수긍하기 어렵다.

실제로 강정 주민들도 사회적 합의를 이뤘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고, 결정적으로 도민들이 제2공항을 선택한 게 아니라 국토부가 기존 제주공항의 관제시설이나 시스템 개선은 하지 않은 채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때부터 제2공항을 염두에 두고 추진해온 정황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도민사회 갈등의 골이 이렇게 깊어지기까지 갈등 해소를 위한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정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원희룡 지사와 제주도정은 국토부에 ‘조속히 기본계획을 고시해달라’고 건의할 게 아니라 깊어질대로 깊어진 도민사회 갈등을 해소하는 데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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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심 2019-11-22 02:14:30
진짜 꼴갑들 떤다 대통령이 말한 의중도 지들 논리로 비틀어버리는 참 저급한 것들이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지?? 제주 신공항은 역사적 과업이다 백년대계ᆢ공항 들어서면 제주도가 폭망한다고?? 오히려 다 균형 있고 상생의 길로 갈 것이다 선진국처럼 관리를 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