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성폭행 저항 한 번 찔렀고 경찰이 시신 찾을 줄 알았다”
고유정 “성폭행 저항 한 번 찔렀고 경찰이 시신 찾을 줄 알았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11.18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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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열린 7차 공판 피고인 신문서 주장
“우발적으로 목·어깨 부위 찌른 듯 추측”
피해자 혈흔 졸피뎀 성분 “난 모르는 것”
사체손괴 이유 질문엔 “진술 거부 하겠다”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 및 유기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고유정(36·여)이 피고인 신문에서 성폭행 방어에 의한 우발적 범행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사건 발생 후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찾지 못하는 피해자 시신에 대해서는 경찰이 찾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입장도 내놨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는 18일 201호 법정에서 살인, 사체훼손 및 유기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에 대한 7차 공판을 속행했다.

이날 재판은 피고인 고유정에 대한 신문과 검찰 구형, 최후변론, 최후진술 등으로 이어지는 결심공판이 예고됐다.

하지만 고유정이 살인 혐의로 추가 기소된 '의붓아들 사망 사건' 재판과 병합될 것으로 생각한 변호인 측에서 "준비 부족"을 이유로 기일 연장을 요구하면서 이날 재판은 피고인 신문까지만 이뤄졌다.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피고인 신문에서 고유정은 지금까지 재판에서 주장해온 피해자인 전 남편의 성폭행에 대항해 저지른 우발적인 범행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또 자신에게 불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질문에 대해서는 진술 거부권을 활용했다.

고유정은 우선 당시 상황에 대해 같은 펜션 안에 있던 아들에게 줄 수박을 준비하는 와중에 함께 있던 전 남편이 자신의 뒤로 먼저 다가왔고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이야기했다.

고유정은 펜션 다이닝룸에서 벌어진 이 상황에서 검찰 측이 제시한 것과 달리 자신이 손에 쥐게 된 흉기로 피해자를 한 차례 힘껏 찔렀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지난 재판에서 피해자가 15회 가량 흉기에 찔렸다고 증거들을 제시한 바 있다.

고유정이 밝힌 범행 시기는 지난 5월 25일 오후 8시 30분에서 9시 사이다.

고유정은 자신이 찌른 부위에 대해서는 "목과 어깨 쪽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한 번 찔렀고 사체 훼손 시 충분히 볼 수 있는데 찌른 부위를 추측한다는 게 말이 되는 것이냐'는 검사의 물음에 "내가 의사도 아니고 그 사람이 어디 다쳤는지 아이를 보듯이 하지 못했다"며 "실제로 그 곳에 있어보면 어떻게 해 볼 상황이 아니다"고 답했다.

또 '성폭행을 저항하며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데, 피해자의 혈흔에서 졸피뎀이 검출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나'는 물음에는 "그것은 내가 모르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성폭행을 시도하려는 사람이 스스로 졸피뎀을 먹고 성폭행을 시도한다는 가정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물음에도 "질문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항변했다.

제주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여)이 범행 추정시기 사흘 뒤인 지난달 28일 오후 제주시 모 마트에서 표백제와 세정제 등을 환불하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제주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유기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고유정(36.여)이 범행 추정시기 사흘 뒤인 지난 5월 28일 오후 제주시 모 마트에서 표백제와 세정제 등을 환불하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고유정은 피해자의 유족들이 찾고 있는 시신의 행방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고유정은 '사체를 손괴한 이후 유기 장소를 알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말해 달라는 것이 유족의 입장'이라는 검사의 말에 "그 부분이 제일 중요하고 경찰 조사에서도 알려야겠다고 해서 기억나는 부분에 대해 정확히 이야기 했다"고 설명했다.

고유정은 경찰 조사에서 사체 유기 장소로 제주서 완도로 향하는 여객선 안에서 바다로, 완도항, 경기도 김포 소재 아파트 인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CCTV 분석에서는 완도항에서 피해자 사체를 버린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

고유정은 "당연히 찾을 줄 알았는데 그것을 못 찾는다고 들었던 것을 기억한다"며 "경찰 조사에서 말한 그대로 그 장소가 맞다. 다른 곳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서장이 개인공간으로 (나를) 데리고 가서 (시신을) 버린 위치를 물었고 그대로 답했다"며 "(경찰 조사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해달라"고 피력했다.

고유정은 그러나 범행 당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흉기로) 찔렀는지와 피해자의 사체를 손괴한 이유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했다.

한편 고유정의 전 남편 살해 사건에 대한 결심 공판은 다음 달 2일 오후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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