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강조한 문예재단, 한짓골 사업 검토 과정은 "비공개로?"
'소통' 강조한 문예재단, 한짓골 사업 검토 과정은 "비공개로?"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9.11.14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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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공론화 부족했던 한짓골 사업, 타당성검토위원회 회의도 ‘비공개’로
타당성검토위원회 회의록 ‘비공개’, 이유?... "위원들의 비공개 요청 때문"
제주문화예술재단이 매입을 추진 중인 제주시 삼도2동 소재 재밋섬 건물. © 미디어제주
제주문화예술재단이 매입을 추진 중인 제주시 삼도2동 소재 재밋섬 건물.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계약금 2원, 계약해지위약금 20억원이라는 비상식적인 계약서로 도민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가칭)한짓골아트플랫폼 조성사업(이하 ‘한짓골 사업’)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업의 향방을 결정하기 위해 제주문화예술재단(이하 ‘재단’)이 타당성검토위원회를 구성하며,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고경대 재단 이사장이 취임하며 강조한 도민 사회 및 다양한 예술계와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되고 있다.

한짓골 사업이란, 제주문화예술재단(이하 ‘재단’)이 삼도이동에 위치한 재밋섬 건물을 100억여원에 매입, 60억여원을 들여 리모델링해 공공 공연연습장으로 활용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총 160억여원 규모의 대형 사업이 물밑에서 진행되었다는 점과 비상식적인 계약을 강행한 점 등 관련 문제가 제기되며,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이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게 된다.

그리고 지난 1월 9일,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가 발표한 감사 결과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문제가 많다’였다.

감사위는 △계약금 2원, 계약해지 위약금 20억원의 매매계약서 △사업의 공론화 과정 부족 △도의회 의견 무시한 채 사업 강행 △재밋섬 건물 감정평가에 미흡한 점이 있는 점 등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감사위는 재단 측에 “타당성검토위원회 구성 후 △사업의 타당성 검토 △공감대 형성 노력 부족 △매매계약의 불합리한 약정내용 △감정평가 금액의 시장가치 미반영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사업추진 여부 등을 도출할 것”을 주문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 밝힌 재밋섬 건물 활용방안.
2018년 5월 15일 화요일 오후 3시에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제주문화예술재단이 밝힌 재밋섬 건물 활용방안.

감사위의 결과 발표 후, 정의당은 '재밋섬 건물 매입 계약 관여자'인 박경훈 전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과 김홍두 전 제주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 이재성 재밋섬파크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게 된다. 이에 한짓골 사업은 잠시 중단되었는데, 고발 건이 ‘무혐의’로 결론 나자 재단은 타당성검토위원회를 꾸려 11월 12일, 첫 회의를 시작하게 됐다.

타당성검토위원회는 기사 서두에서 밝혔듯, 감사위가 요구한 사업의 타당성과 다양한 문제점을 검토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재단은 위원회 회의 과정을 거쳐 한짓골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리고 재단이 13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일의 안건은 위원장 선출 및 사업 현안과 추진 경과를 보고하는 것이었다.

당시 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위원들은 향후 사안에 대한 객관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와 각계각층의 의견을 청취하면서 사업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효율적인 해결방안을 찾아 나가기로 하였다”라고 밝혔다.

재단에 따르면, 타당성검토위원회의 인원은 총 13명. 당초 제주도의회로부터 위원 추천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의회가 이를 거부하며 재단이 임의로 12명을 선출했고, 나머지 1명은 제주도기자협회의 추천을 통해 선출됐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은 한짓골 아트플랫폼 조성사업 타당성검토위원회의 회의를 '비공개'로 할 방침이다.

한편, 재단은 ‘타당성검토위원회’ 구성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회의를 모두 ‘비공개’로 집행한다. 모든 회의 및 절차가 끝난 뒤, 위원회의 결과보고만 언론을 통해 밝힐 예정이다.

재단은 한짓골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도민과의 소통 부족'을 이유로 언론과 시민단체 등을 통해 호되게 비판을 받은 경험이 있다. 그런데도 이번 '타당성검토위원회'의 회의록은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이 재단의 입장인 것이다.

이와 관련, 재단 관계자는 “위원님들께서 이거(회의 내용)는 공개하는 게 좀 지금은 적당치 않다, 이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에”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회의 내용을 공개하지 말아 달라는 위원들의 요청을 재단이 수용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타당성검토위원회는 재단 측이 선정해 구성한 위원회다. 따라서 회의 내용과 의사 결정 과정을 도민 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할 의지가 재단에게 있었다면, 당초 이에 동의하는 위원들로만 위원회를 구성했으면 될 일이다. 자신의 발언을 도민에게 공개하기 꺼리는 위원이라면, 도민의 입장에선 그를 믿고 의사결정을 맡기기 힘들테니 말이다.

또한, 회의록 공개 여부는 관련 법 조항에 따라 결정할 일이지 ‘위원들이 비공개하라고 했다’는 이유로 결정할 일이 아니다.

이러한 지적에 재단 관계자는 “위원들이 비공개하라고 하는데, 그걸 저희가 공개할 이유는 없잖아요. 심지어 (위원회) 명단까지”라며 위원회 구성원 공개 또한 어렵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재단 관계자는 '진행 중인 회의 내용 공개가 위원들의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주게 될 거라는 우려사항'도 언급했다. 회의가 진행될 때마다 해당 내용이 보도되면, 의원들이 자유로운 의사발언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모든 의사결정 과정이 끝난 뒤, 회의록 공개가 가능한지 묻자 그는 "감사요구사항이기 때문에 저희도 구성한겁니다. 그리고 어쨌거나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 이번에 도의회에서도 빨리 재밋섬 문제 해결하라고 주문하셨잖아요. 그래서 저희 지금 (위원회 구성을) 한 거예요"라고 말했다.

질문과 다소 동떨어진 답에 재차 회의록 공개 여부를 묻자 재단 관계자는 의원들의 요구사항이 '회의록 비공개'인 점과, 개인정보 보호법을 언급하며 '비공개' 의사를 거듭 밝혔다.  

그렇다면 위원회 구성은 어떤 기준으로 이뤄졌을까. 사업의 찬성과 반대 측의 위원 구성률은 적절하게 배분이 되었을까.

이러한 관점에서 재단 측에 "위원회 구성 기준"을 묻자 관계자는 “예술계는 공연연습장을 쓰실 단체로 했다”, “(한짓골 사업을) 반대하는 입장의 단체도 위원회에 포함시켰다”, “예총과 민예총 같은 경우 재밋섬 관련해서 찬성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에, 제외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디어제주>의 취재에 의하면 예총 관계자는 타당성검토위원회 구성원으로 위촉되어 있다. 한국예총서귀포지회 관계자가 위원회 명단에 올라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재단이 선정한 타당성검토위원회 위원들의 소속 및 관련 단체명은 아래와 같다. 12일 회의에서는 삼도2동 주민자치위원회 관계자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 구성한 한짓골 사업 타당성 검토위원회 13인 위원의 소속 및 관련 단체명>

한국연극협회 제주도지회 / 한국음악협회 제주도지회 / 한국무용협회 제주도지회

삼도2동 주민자치위원회 / 제주여민회 / 제주문화포럼 / 제주경실련 / 언론인

변호사 / 공인회계사 /제주건축가협회 / 감정평가사 / 한국예총서귀포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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