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8 16:51 (목)
“춤 춰 보니 알겠어요, 나는 춤 추는 것을 좋아해요”
“춤 춰 보니 알겠어요, 나는 춤 추는 것을 좋아해요”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9.11.04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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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의 꽃은 학교에서] <5> 세화중 '오시스트'

춤 추고 싶은 학생 7명이 모여 결성된 댄스동아리 '오시스트'
"내 춤을 보고 행복해하는 사람들 모습 볼 때, 함께 행복해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선진국을 가늠하는 지표입니다.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은 뭐가 다를까. 먹는 것, 입는 것, 여러 가지가 다를 수밖에 없지만 그 중에서도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집니다. 문화예술은 특정한 사람들이 누리는 산물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즐기는 보편타당한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선진국입니다. 특히 문화예술은 어릴 때부터 심어줘야 합니다. <미디어제주>는 제주도내 각급 학교의 동아리를 들여다보면서 문화예술이 어떻게 학생들에게 심어지고 있는지 살피는 기획을 싣습니다. 이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 [편집자주]

2019 제주시학생음악축제에서 오프닝 무대를 맡은 '오시스트'.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당신의 어릴 적 꿈은 무엇인가?

대통령, 우주비행사, 여행가, 연예인… 아마 저마다 다양한 꿈을 꾸었을 테다.

그렇다면 어른이 된 지금. 당신은 꿈꾸던 일을 하고 있는가.

아마 그렇지 못한 어른이 더 많을 것 같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이들에게 말하고 있다. 꿈을 꾸라고. 꿈을 잃지 않는 어른이 되라고.

이유가 뭘까?

세화중학교 댄스동아리 '오시스트'의 태극기 퍼포먼스 공연 모습. 안무 구성에 학생들이 함께 참여했고, 덕분에 뜻깊은 공연이 만들어졌다.

현실적으로 이루기 힘든 거창한 꿈도 아이들의 입을 거치는 순간. 꿈은 현실과 한껏 가까워진다. 혹여 어른이 되었을 때, 꿈이 바뀌는 한이 있더라도 어린 시절 순수했던 꿈들은 그 자체로 충분히 빛나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어른들은 아이들의 꿈을 응원한다. 비록 나는 이루지 못했더라도, 우리 아이들만큼은 험난한 세상을 헤치고 꿈을 이뤄내길 바라니까.

그리고 여기, ‘춤추는 일’을 업으로 삼고 싶다며, 꿈을 이야기하는 학생이 있다. 세화중학교 1학년 춤을 추는 안희나 학생이다.

희나는 댄스동아리 ‘오시스트’에서 활동 중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춤을 접했고, 지금까지 춤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세화중학교 댄스동아리 오시스트. 가장 오른쪽이 1학년 안희나 학생이다.

세화중 댄스동아리 오시스트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어시스트(Assist), 즉 ‘돕다’라는 뜻을 가졌다. ‘춤’이라는 매개체로 누군가의 마음에 희망을 더하고 싶다는 아이들의 소망이 담긴 이름이란다.

“우리 동아리는 누가 시켜서 만든 게 아니에요. 춤을 추고 싶은 친구들이 모여서 동아리를 만든 거예요.” /세화중학교 1학년 안희나

오시스트가 특별한 이유는 춤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직접 만들었다는 점이다. 세화중 1·2학년 학생 7명이 직접 동아리 설립신청서를 작성, 학교에 제출하며 탄생한 동아리 ‘오시스트’.

춤을 추고 싶은데 배울 곳이 없어 아쉬웠던 7명의 아이들은 이제 어엿한 연습실도 갖게 됐다.

“길이 없으면, 만들면 되죠! 방과 후 활동으로 춤을 추고 싶은데, 동아리가 없다면? 만들면 돼요. 그래서 올해 5월쯤 동아리 설립신청서를 학교에 내고, 7월부터 활동하기 시작했어요.” /안희나

동아리 설립신청서가 제출되었지만, 동아리 설립이 두어 달 늦어진 까닭. 아이들에게 춤을 알려줄 강사 섭외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댄스동아리 연습실에서 태극기 퍼포먼스를 연습 중인 오시스트의 모습.

“올해 5월 동아리 신청서를 냈는데, 7월쯤 동아리 담당 선생님이 음악 선생님으로 정해지며 활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학교에서 엄청 많이 도와주셔서 지금은 연습실에 거울도 있고요. 에어컨도 있답니다.” /안희나

연습실에 에어컨이 생겨 행복하다는 희나의 말에, 옆 친구는 “TV도 있어요!”라며 동아리방을 자랑한다.

“처음엔 동아리 공연이 한 번으로 끝날 줄 알았어요. 그런데 태극기 퍼포먼스가 반응이 좋았던지, 계속해서 공연 요청이 들어오더라고요.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안희나

한 번의 공연으로 끝날 줄 알았다는 오시스트의 '태극기 퍼포먼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준비된 공연은 현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리고 이날 기자가 오시스트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곳은 제주학생문화원이다. 오시스트는 이곳에서 열린 ‘제주시학생음악축제’에서 애국가에 맞춰 네 번째 태극기 퍼포먼스 무대를 펼쳤다.

“태극기 퍼포먼스는 우리가 만든 춤이에요. 강사 선생님 도움으로 친구들과 함께 만들었죠. 이번이 네 번째 공연인데요. 저희 춤을 보고 미소짓는 관객분들 얼굴을 보니 저도 행복함이 느껴지더라고요.” /안희나

춤을 출 때 행복한 감정을 느낀다는 희나. 희나에게 '춤'이란 어떤 의미일까?

“당신이 생각하는 춤이란, 무엇인가요?”

“저에게 춤이란, 느낌표가 되고 싶은 물음표예요. 사실 제가 진심으로 춤을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만약 제 꿈을 묻는다면, ‘사람들을 웃게 해주는 댄서’가 되고 싶거든요. 언젠가는 저만의 느낌표를 찾아 몸으로 표현해낼 거예요.” /안희나

희나에게 춤이란, "느낌표가 되고 싶은 물음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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