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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백록담 일대 지형 형성과정의 수수께끼 풀렸다
한라산 백록담 일대 지형 형성과정의 수수께끼 풀렸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11.01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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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본부,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 용역 최종보고회
해발 1000m 이상 고지대, 19만년 전부터 수차례 화산 분출로 형성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4년에 걸쳐 진행된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 용역이 모두 마무리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1일 오후 2시부터 한라수목원 생태학습관 시청각실에서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지형·식생·기후 기초학술조사 용역 최종보고회를 갖고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4년 동안 진행해온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학술조사의 가장 큰 성과는 백록담 시추 및 연대 측정을 통해 한라산 백록담의 형성 과정이 규명됐다는 점이다.

한라산 고지대의 순차적인 형성 과정과 주요 오름의 형성 시기.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 고지대의 순차적인 형성 과정과 주요 오름의 형성 시기.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특히 해발 1000m 이상 한라산 고지대의 모습은 19만년 전부터 2만년 전까지 무려 17만년 동안 순차적으로 반복해서 화산이 분출되면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한라산 고지대의 주요 오름 등 지형이 형성된 시기를 보면 Y계곡 조면암의 경우 19만년 전에 형성됐고 아흔아홉골은 12만년 전, 삼각봉은 10만년 전, 영실 6만7000년 전, 백록담 서측 2만8000년 전 등으로 형성 시기가 모두 다르다. 마지막으로 백록담 분화구와 동릉 일대 조면암은 2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한라산 백록담 일대 화산활동사를 규명하던 중 한반도에서는 백두산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 코멘다이트(comendite) 암석이 한라산에도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처음 확인되기도 했다.

항공 촬영 등을 통해 정밀지형수치표고모델을 처음으로 구축하게 되면서 한라산 지형과 침식 현황을 정량화, 공간정보화할 수 있게 됨으로써 5곳의 탐방로 훼손 등급을 체계적으로 분류할 수 있게 된 점도 중요한 성과로 꼽힌다.

이 밖에도 산정분화구의 퇴적층 연구를 통해 1만년 전부터 지금까지 제주도의 기후 및 환경 변화에 대한 해석을 통해 약 3000년 전부터 지금까지 점진적으로 강우량이 증가했고 특히 약 1800년 전부터 강수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4년 동안 진행된 이번 연구용역 결과가 다방면에 걸쳐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2차년도인 2017년 연구에서 보고된 백록담 동릉 인근 낙석위험구간은 지난해 6~7월에 사전 낙석을 제거하는 작업을 통해 탐방객들의 안전에 도움을 줬고 1~2차 년도에 구축된 한라산 항공 라이다(Light Detection And Ranging : 레이저를 목표물에 비춰 사물과의 거리 및 다양한 물성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 자료는 구상나무의 분포와 고사 우너인을 규명하기 위한 정밀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백록담 시추를 통해 얻어진 퇴적층 시료는 환경부가 진행중인 국가수은통합측정망 사업에 연구 시료로 제공되기도 했다.

고길림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각종 모니터링의 기초자료가 되는 정밀수치지형모델을 구축한 것을 비롯해 암석 분석 및 연대 측정, 침식현상의 등급화 및 공간정보화, 동식물 자원의 공간정보화 등 각 분야에 걸쳐 정량화, 수치화된 자료를 구축하게 됐다”면서 향후 한라산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는 데 기초자료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학술조사는 문화재청 지원을 받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김복철)이 약 92㎢에 달하는 면적의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을 방위별로 4등분해 조사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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