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집을 만드는 아름다운 작업입니다”
“살고 싶은 집을 만드는 아름다운 작업입니다”
  • 김형훈
  • 승인 2019.10.25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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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또 다른 이야기] <6> 조천읍 공무원이 말하다

[인터뷰] 오숙미 조천읍 맞춤형복지팀장
수눌엉멩글엉 팀의 작업에 “아름답다”고 표현
“어려운 이들이 자신의 집에 관심 느끼게 돼”
제주시 문화도시 문화기획자 모임인 '수눌엉멩글엉'팀이 조천북1길에서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천읍의 오숙미 맞춤형복지팀장(오른쪽)이 사업 현장을 방문해 이야기를 듣고 있다. 미디어제주
제주시 문화도시 문화기획자 모임인 '수눌엉멩글엉'팀이 조천북1길에서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천읍의 오숙미 맞춤형복지팀장(오른쪽)이 사업 현장을 방문해 이야기를 듣고 있다.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제주시가 문화도시를 추진하면서 문화기획자를 모아 일을 진행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한팀인 ‘수눌엉멩글엉’은 도시재생을 내세웠다. 수눌엉멩글엉은 급히 손길이 필요한 이들의 집을 찾아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다.

수눌엉멩글엉이 사업지구로 택한 곳은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이다. 그 가운데 연북정과 가까운 조천북1길을 택했다. 조천북1길 주민들이 가장 불편을 느끼는 건 무엇인지, 그걸 듣고 고쳐주는 사업이다. 대문이 쓰러진 집은 대문을 새로 손질해주고, 울퉁불퉁한 바닥 면도 고르게 해준다. 물이 들어오는 화장실도 말끔하게 만들어준다. 수눌엉멩글엉 팀원들의 손길이 닿자 비가 새던 지붕도 어느새 새로운 옷을 입는다.

사람은 늘 새것을 요구한다. 새것을 찾아 떠나는 이들도 있다. 그러지 않고 옛것에 기대어 사는 이들도 많다. 그 이유는 다양하다. 조천북1길에 사는 이들은 옛것에 기대면서 산다. 그러다 보니 집안 곳곳은 ‘수선’이 절실하다.

사실 수눌엉멩글엉 팀은 조천읍에 대한 정보를 많이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을 진행했다. 때문에 정보를 알아야 했다. 조천읍에 대한 정보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당연히 조천읍사무소일 수밖에 없다. 수눌엉멩글엉은 조천읍에서 도시재생을 시행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일지 읍사무소에 물었다. 이왕이면 길을 중심으로 많은 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주문도 했다. 길을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되면 골목 전체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천읍이 수눌엉멩글엉의 요구에 응답하면서 조천북1길의 사업은 탄력을 받고 있다. 25일 현장에서 조천읍 관계자를 만났다. 사회복지직 공무원인 오숙미 맞춤형복지팀장이다. 그는 조천읍의 수많은 길 중에서 조천북1길을 찾아냈고, 대상 가구를 수눌엉멩글엉에 알려준 인물이다.

오숙미 팀장은 20년 넘게 공무원 생활을 해오고 있다. 줄곧 동 지역에서 근무를 해왔다. 읍 지역 근무는 조천읍사무소가 처음이다.

“아무래도 주거공간은 동 지역보다는 읍 지역이 더 열악하죠. 조천북1길은 건축된지 오랜 곳이 많습니다. 수눌엉멩글엉의 제안을 받았을 때 한 두 해 머물 집보다는 (집을 재생하면) 오래 머물 수 있는 가구를 찾아봤어요. 더구나 여기는 연북정과 가까워 이야깃거리도 될 것 같았어요.”

수눌엉멩글엉은 현재 2가구에 대한 사업을 완료했으며, 3번째 사업을 조천북1길에서 진행중이다. 그의 말마따나 역사성이 충분히 담보된 지역이라는 점도 매력이다.

오숙미 팀장이 수눌엉멩글엉의 일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작업'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미디어제주
오숙미 팀장이 수눌엉멩글엉의 일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작업'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미디어제주

“저는 도시재생을 이렇게 생각했어요. 떠나간 사람들을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것이라고요. 수눌엉멩글엉이 하는 걸 보면 굉장히 좋아요. 사회복지 관점에서 봤을 때, 시민의 삶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더더욱 그래요.”

그의 말을 들어보면 어려운 가구가 예상외로 많았다. 집에 앉아 있으면 평화가 찾아와야 하는데, 그런 평화를 갖는 일이 쉽지 않은 이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어떤 책을 읽어보니, 행복해지려면 주거공간을 옮겨야 한다더군요. 그래서 서울의 빌딩에 사는 이들이 시골로 옮기고 하잖아요. 하지만 그런 여력을 지닌 이들은 현실적으로 많지 않아요. 나 또한 그렇답니다.”

수눌엉멩글엉이 추구하는 도시재생은 ‘삶의 만족’에 있다. 자그마한 삶이겠지만, “내가 가장 불편한 것을 없애주는 일”이야말로 도지재생이 가져야 할 핵심사안이다. 오숙미 팀장의 말을 더 들어보자.

“살면서 힘들어 하고, 의욕이 저하되는 분들이 주변에 많아요. 이번에 수눌엉멩글엉이 해주는 걸 보면서 하나를 하더라도 아름답게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아름다움이란 보면서 편하게 느끼는 것이고, 마음도 편해지는 것이잖아요. 수눌엉멩글엉이 그런 일을 해주니 어려운 이들은 자신의 공간에 관심을 느끼게 됐고, 다른 사람들도 지나가며 다르게 보잖아요. 수눌엉멩글엉이 해주는 일이야말로 ‘아름다운 작업’입니다.”

수눌엉멩글엉은 알면서 지내온 이들이 아닌, 기껏 한 두 번 만났거나 아예 얼굴을 보지 않은 이들이 만나서 일을 해내고 있다. 오숙미 팀장은 그 사실에 더 놀라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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