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19 13:56 (화)
“아이들의 모든 가능성이 발아되는 게 놀이”
“아이들의 모든 가능성이 발아되는 게 놀이”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9.10.24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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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아야 공부다] <2> 아이들에게 놀이란

잘 놀아야 한다. 논다는 건 창의적 생각의 가장 밑바탕에 있다. 놀이는 어쩌면 모든 사고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미디어제주는 창의적 생각의 바탕에 있는 놀이를 끄집어내기 위해 관련 기획 연재를 수년째 지속해오고 있다. 매년 기획보도물을 만들어 <놀아야 공부다>라는 두 권의 책으로도 만들어냈다. 미디어제주는 올해 역시 놀이와 관련된 기획보도를 지속할 계획이다. 앞서 만들어낸 책 제목인 ‘놀아야 공부다’를 올해 기획물의 제목으로 삼는다. ‘놀아야 공부다’는 “잘 노는 것이 공부를 비롯한 모든 것의 밑바탕이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책상에 앉아 있는 게 공부의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 [편집자주]

 

제주도교육청 유아체험교육원 자문위원, 3차 현장 활동

김현정 교수, 놀이 인식 개선을 위한 부모교육도 강조

놀이에 편입하기 위해 전략을 짜는데 공부로는 안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가칭)‘제주유아체험교육원’. 옛 회천분교 자리에 들어설 예정이다. 옛 회천분교는 마을 사람들의 애정이 담긴 곳이다. 그러다 제주도교육청 자산이 되었고, 임대를 원하는 사람에게 빌려주기도 했다. 얼마 전부터는 남에게 빌려주지 않고, 제주도교육청이 직접 관리하는 터가 됐다. 이유는 단 한가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어린이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요즘 어린이들. 무척 바쁘다. 놀기에 바쁜 게 아니라, 학원을 오가야 하는 등 할 게 너무 많다. 놀아야 시간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아이들에게 삶은 놀이 그 자체인데, 이상하리만큼 사회는 그걸 마음껏 마련해주지 못하고 있다.

세상은 바뀌고 있다. 놂이 담보되지 못하는 공부는 없다. 빈껍데기일 뿐이다. 신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신체와 정신을 잘 쓰면서 놀아본 아이들이 더 성장하는 그런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엔 그렇게 몸과 머리를 굴려본 사람들에게 기회를 줄지도 모른다.

옛 회천분교. 어떻게 아이들의 공간으로 만들면 좋을까. 바로 곁엔 곶자왈 지대인 ‘새미숲’도 있다. 자연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들 여건을 충분히 갖춘 곳이다.

제주도교육청 유아체험교육원 자문위원들이 24일 3차 현장 활동을 벌이고 있다. 미디어제주
제주도교육청 유아체험교육원 자문위원들이 24일 3차 현장 활동을 벌이고 있다. ⓒ미디어제주

새로운 어린이 놀이시설에 대한 고민을 하기 위해 발을 움직였다. 제주도교육청은 옛 회천분교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담기 위해 자문위원단을 구성해 활동해오고 있다. 자문위원들은 현장을 직접 찾아 어떤 놀이시설이 좋을지를 짜내야 한다. 24일은 그런 활동이 이뤄졌다. 3번째 현장 활동이다. 이날은 제주시산림조합이 운영하는 휴림과 제주유아교육진흥원, 개인시설인 베케정원 등을 찾았다.

휴림은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에 위치한 곳이다. 숲속야영장을 갖췄고,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숲속공간이다.

눈에 띄는 건 바닥이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독일이나 북유럽에서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다. 나무조각을 잔뜩 바닥에 깔았다. 이 자리에서 제주한라대 유아교육과 김현정 교수를 만났다. 그는 삶 자체가 유아와 함께 있다. 학부 생활을 거쳐 석·박사 과정도 유아교육을 전공했다. 병설유치원 현장에 재직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어린이의 놀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지녔다.

“가능하면 자연속 놀이로 돌아가야 해요. 2019 개정 교육과정도 놀이 중심인데, 그와 연계된 교육이 필요하겠죠.”

아이들은 활발히 움직인다. 그런 움직임을 통해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 대한 난관을 경험하며, 어떻게 극복하는지도 터득한다. 바로 놀이를 통해서다.

“유아들의 힘이 자연스레 발아되는 건 놀이를 통해서입니다. 어떤 삶을 살아갈지,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모든 이야기들의 기재가 바로 놀이에 있어요.”

그렇다면 아이들을 어떻게 놀게 할까. 어른들은 아이들이 편하게 놀 수 있게 뭔가를 만들어둔다. 어찌 보면 아이들이 머리를 짜고 계획을 할 일들을 어른들이 해준다. 그런 놀이시설에 아이들은 들어가서 노는 꼴이다.

“놀이를 통해 모든 가능성이 발아됩니다. 놀이는 개인마다 다 달라요. 그런데 대부분의 놀이는 40분에서 50분 사이에 끝납니다. 그러나 자연속에서 노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아요. 자연에 노는 아이들은 놀이를 준비하는 워밍업 단계가 필요없죠. 바로 놀이에 들어가고, 몇시간이고 해요.”

자연속 놀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제주한라대 김현정 교수. 미디어제주
자연속 놀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제주한라대 김현정 교수. ⓒ미디어제주

김현정 교수는 자연속에서 노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결과물만 지향하는 그런 놀이가 아닌, 아이들이 진정으로 즐기는 놀이를 부모들이 이해를 해야 하기에 그렇다.

“아이들은 놀이 상황에 들어가기 위해 전략을 짭니다. 그건 공부로 될 수 있는 게 아니죠. 부모들은 체험활동을 한다면서 깨끗한 결과물만 원하는데, 아이들은 그렇지 않거든요.”

흙도 만지고, 뒹구는 놀이는 언제 해봤던가. 부모가 개입하지 않는 순수한 아이들만의 놀이를 즐기라고 하는 엄머·아빠는 과연 몇이나 될까. 이제부터 그런 놀이에 대한 고민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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