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내걸고 출범한 제주포럼, ‘백화점식 종합선물세트’ 전락”
“‘평화’ 내걸고 출범한 제주포럼, ‘백화점식 종합선물세트’ 전락”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10.2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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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 행정사무감사, 제주포럼 관련 지적 ‘봇물’

박호형 “원 도정 6년간 대통령 참석 전무, 총리 참석도 두 차례 뿐”
이승아 “포럼 예산 해마다 남는데 도민 혈세 지원 계속 늘어” 지적
이경용 “제주평화재단, 연구과제 239건 중 제주 관련 연구 단 2건”
22일 속개된 제주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제주포럼이 백화점식 종합선물세트로 전락해버렸다는 의원들이 지적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사진 왼쪽부터 박호형, 이승아 의원과 이경용 위원장.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22일 속개된 제주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제주포럼이 백화점식 종합선물세트로 전락해버렸다는 의원들이 지적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사진 왼쪽부터 박호형, 이승아 의원과 이경용 위원장.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내년에 15회째를 맞는 제주포럼이 본래 취지에 맞게 방향성을 잡아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집중 제기됐다.

22일 오전 전성태 행정부지사를 출석시킨 가운데 속개된 제주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이경용)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제주포럼이 정체성을 잃고 ‘백화점식 종합선물세트’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가장 먼저 박호형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2동 갑)이 포문을 열었다.

박 의원은 ‘제주평화포럼’으로 출발한 제주포럼이 매년 정례화되면서 제주포럼으로 양적 규모가 확대됐지만 정부 차원의 제주포럼에 대한 인식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실제로 민선 6기와 7기 제주도정까지 6년간 제주포럼에 대통령 참석이 전무한 데다, 총리도 두 차례밖에 참석하지 않았고 주관부처인 외교부 장관 참석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최소한 외교부 장관과 총리가 오셔야 국가적 사업이 되는데 갈수록 격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원희룡 도정의 역할이 미진한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전성태 부지사는 “올해는 을지연습이 5월로 조정되는 바람에 총리도 오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가 공교롭게도 일정이 겹쳐 오지 못했고, 외교부 장관도 당시 현안이 있어 부득이 못 온 것으로 안다”면서 “내년에는 이런 일정을 감안해 총리와 외교부 장관을 모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세션 주제가 중복되는 데다, 주요 인사들이 불참하면서 국내 이슈도 얻지 못하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 부지사가 이같은 지적에 “일부 세션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질적으로 많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반박했지만, 이번에는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오라동)이 박 의원의 바통을 이어받아 비판에 가세했다.

이 의원은 “부지사가 성과를 열거했지만 공감을 느끼지 못하겠다”며 “김대정 정부 시절 6.15선언이라는 큰 의미를 갖고 시작된 제주포럼이 어떤 방향으로 정체성이 가고 있는지 여러 가지 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전 부지사가 “외국의 유명한 석학들과 전직 총리 등 세계적인 분들을 모시고 평화와 외교, 안보 관련 의제를 공유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항변했지만 이 의원은 “국제적 명망이 높은 포럼은 자비로 참여하는데 제주포럼은 실비를 주고 초청하고 있다. 이게 국제적인 명성에 맞는 거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행사 리플릿에 인쇄된 주요 참석 인사들 중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프랑스의 자크 랑 전 문화부 장관이 오지 않았는데 여전히 제주포럼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주요 참석자로 반기문 전 총장과 자크 랑 전 장관이 소개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이 의원이 “2002년부터 시작된 보아오포럼의 경우 26개국이 협력 국가로 참여하면서 자리를 잡고 있는데 제주포럼은 아직도 모두 초청을 받고 오는 인사들”이라고 지적하자 전 부지사는 “현직 정상들이 참여하는 포럼과 동등한 수준에서 비교하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제주포럼을 주관하는 제주평화연구원과 행사를 함께 주관하고 있는 언론사에 대한 문제가 거론되기도 했다.

이 의원은 “포럼 예산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데 외교부 출연금은 오히려 감소했다”면서 특히 매년 5~10억원의 예산이 남으면서 이월액이 계속 발생하고 있음에도 도민 혈세가 지원되는 규모는 계속 늘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전 부지사는 “외교부와 공동사업인 만큼 국비를 늘려달라고 하고 있다”면서 전체 예산이 남는데도 출연금을 게속 늘리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외교부와 지속저으로 협의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 의원은 “막대한 도민 혈세가 투입되고 있는 만큼 본래 취지에 맞게 질적으로 영향력 있는 포럼이 돼야 하는데 지금은 산으로 가고 있는 거 같다”면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국제적으로도 위신이 있는 포럼으로 키워나가줄 것을 거듭 주문했다.

또 그는 “왜 언론사와 함께 이 행사를 하는지 모르겠다. 홍보를 할 거면 전문 홍보업체를 데려다 홍보할 필요가 있다”면서 “구글에서 ‘제주포럼’을 검색해보면 거의 나오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정체성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용 위원장도 “제주포럼이 아니라 제주평화재단이 문제인 거 같다”면서 외교부 출연기관인데 정부 출연금은 8억5000만원에서 6억3400만원으로 줄어든 반면 도비는 16억원에서 22억원으로 대폭 증가한 부분을 지적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제주평화재단의 현안 연구과제 239건 중 제주도 관련 연구는 고작 2건 뿐”이라면서 제주평화재단이 제주에서 평화 정책 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데 지금처럼 계속 많은 금액을 출자할 것인지 따져 묻기도 했다.

또 그는 “제주포럼의 출범 취지에 맞는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면서 “슬로건을 ‘평화’로 잡았으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데 지금 제주포럼은 포럼이 아닌 축제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럴 거면 포럼이 아니라 ‘평화축제’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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