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재 당시 조건 가운데 아직도 이행하지 않는 것 있어”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세계가 지켜야 할 유산이다. 지난 2007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가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등재 당시 유네스코의 권고사항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박호형 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2동 갑)은 17일 세계자연유산본부를 상대로 진행된 행정사무감사 자리에서 이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2007년 당시 등재 조건은 모두 5가지이다. 지정구역 내 사유지 매입, 지정구역 내 관광객 효율적 관리, 완충지역 자하환경 훼손행위 방지, 제주도의 생물다양성 관리 심사숙고, 다른 용암동굴계 추가로 세계유산 지정 등이다.
5가지 가운데 이행이 되고 있는 게 있지만 전혀 이행이 되지 않는 사항도 있다.
박호형 의원은 “제주의 값어치는 무엇인가. 자연환경 아닌가. 유네스코가 제시한 5가지 권고사항은 지키고 있나. 확인해보니 2개는 이행하고, 3개는 부분이행이나 이행중이다. 핵심지역만 이행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특히 완충지역이 문제가 되고 있다.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완충지역은 핵심지역에서 500m가 된다.
박호형 의원은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지상의 농업 행위를 엄격하게 방지를 해야 한다. 이행이 되지 않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 도에서 토지를 매입해야 하는데 13년째 이행이 되지 않고 있다. 매입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아니냐. 이렇게 방치를 하게 되면 유산 등재를 무색하게 만드는 것 아니냐”고 세계유산본부의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고길림 세계유산본부장은 “완충지역은 실제 농민들이 농업을 하는 지역이 대부분이이서 매입하기 쉽지 않다. 2021년부터 만들 계획엔 이와 관련된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호형 의원은 “각종 오폐수로 세계유산이 위협받을 수 있다. 이럴 경우 동굴내 생태계도 변화될 수 있다. 등재만 하면 뭐하냐”면서 “앞으로는 지역주민들과도 협의를 거쳐서 상생방안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