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에 반하는 시행규칙으로 제2공항 공론화 원천봉쇄”
“조례에 반하는 시행규칙으로 제2공항 공론화 원천봉쇄”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10.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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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봉 의원 5분발언 “원희룡, 숙의민주주의 싹 짓밟는 행위 멈춰라”
제주도의회 이상봉 의원이 15일 오후 열린 제377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도의회 이상봉 의원이 15일 오후 열린 제377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도가 ‘숙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주민참여 기본 조례’에 규정돼 있지 않은 숙의형 정책청구 반려 사항을 시행규칙에 명시해놓고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에 대한 공론화 청구를 원천봉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숙의 민주주의 기본 조례를 대표발의했던 제주도의회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노형동 을)은 15일 오후 열린 제377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우선 원희룡 지사에게 제주에 숙의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싹을 짓밟는 행위를 당장 멈출 것을 요구했다.

그는 최근 원 지사가 제주 제2공항에 대한 공론화 요구 청원과 관련, ‘공론화가 가능한 정책이 따로 있다’는 식으로 제2공항 건설에 대한 공론화는 불가능하다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그는 “공론조사는 입장과 이해를 달리하는 사안에 대해 주민들이 숙의 과정을 통해 완전한 정보를 갖도록 지원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나타난 여론을 반영한 정책 결정을통해 정책 수용성을 높이는 숙의민주주의의 한 형태”라면서 “정책 사안에 따라 달리 적용될 것이 아니”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그는 원 지사가 ‘제주도부터 먼저 반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던 공군의 남부탐색구조부대 신설이 기정사실화되는 등 제2공항을 둘러싼 환경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들어 “현재 상황에서 도민 공론화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원 지사가 최근 제2공항에 대한 공론조사의 경우 조례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그는 “‘숙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주민참여 기본 조례’를 대표발의한 의원으로서 비통함을 감출 수 없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원 지사는 제2공항 건설사업이 제주도가 추진하는 정책사업이나 계획이 아니기 때문에 숙의형 정책 청구 대상이 안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이같은 도의 입장은 조례가 아닌 도지사가 제정·공포하는 시행규칙에 제시된 것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그는 “숙의형 정책 청구의 수용 및 반려 여부는 숙의형 정책개발청구심의회에서 결정할 사항”이라면서 “접수 단계에서는 청구 요건의 미비사항만을 판단해야 하는 것이 옳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조례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을 시행규칙으로 정해놓고 숙의형 정책 청구의 접수 여부를 행정이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권한 남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이는 제2공항 건설 관련 숙의형 정책개발 청구의 가능성을 사전에 제거한 것으로 도민 참여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이며, 집행기관이 아닌 의회로 공론조사 시행을 요청하는 기형적 형태의 청원이 야기된 원인”이라면서 당장 시행규칙을 개정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그는 원 지사가 공론조사위원회 권고안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무산된 녹지국제병원 공론조사 사례에 대한 백서를 발간해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지사의 권고안 불수용 결정으로 공론조사위에서 백서 편찬을 거부했다고 하지만 그것은 위원회의 필요 여부에 따라 결정될 사항이 아니”라면서 “공론화위원회 구성과 논의 내용을 포함해 녹지국제병원 공론조사가 어떤 과정으로 이뤄졌는지 소상히 남기는 것이야말로 숙의민주주의 성숙으로 가는 그 다음 단계를 만들어 놓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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