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동의는 못하지만 (국토부 장관과) 의논해보겠습니다”
8일 제주도청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동영 의원(민주평화당)이 제주 제2공항으로 인한 도민사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는 요구에 원희룡 지사가 내놓은 답변이다.
오전 질의에서 제2공항 추진 여부를 주민투표 또는 공론조사에 붙여 도민 뜻을 물어야 한다고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던 정 의원은 오후 질의에서도 “국가 사업의 경우 장관 요구로 주민투표가 가능하다”면서 원 지사에게 “장관에게만 미루지 말고 장관에게 갈등을 민주적으로 수습하기 위해 주민투표를 요구해달라고 하는 방법이 있다”고 주민투표 실시 요구를 제안했다.
답변에 나선 원 지사는 국토교통부 장관과 제주 국회의원 3명이 모두 민주당이라는 점을 들어 “당정청 협의 때 주민투표나 공론조사는 당 차원에서 안하는 것으로 하고 지금까지 왔다”면서 “진작에 했다면 당연히 했을 거다. 타이밍 문제가 있지만 장관에게 얘기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 의원이 “종합 국감에서도 장관에게 얘기하겠다”면서 “다른 곳은 몰라도 제주도의 문제에 대해 제주도민들이 결정권을 행사함으로써 그동안 국가폭력으로 인한 깊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으로 선례를 남기는 것도 제주도에 필요하다고 본다”고 거듭 주민투표 실시를 국토부에 건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같은 정 의원의 끈질긴 질의에 원 지사는 “동의는 못하지만 의논해보겠다”는 다소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