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19 18:08 (화)
“심장의 쿵쾅거림을 무대에서 선보일래요”
“심장의 쿵쾅거림을 무대에서 선보일래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9.09.27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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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의 꽃은 학교에서] <4> 서귀포중 ‘펄스’

학교 안팎 맹활약…여름철 성산포 무대서 1위 올라
교내 가요제 축하공연과 ‘게릴라콘서트’ 등도 개최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심장이 쿵쾅거린다. 노랫말에 취하고, 강렬한 선율에 몸은 자연스레 들썩인다. 심장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베이스를 튕기고, 건반을 누르고, 마이크에 입을 대는 순간 환호성이 들린다. 어떤 마력보다 강하다. 무대는 늘 그렇다.

무대에 서 본 이들이라면 안다. 서귀포중학교 자율동아리 ‘펄스’ 멤버들도 그걸 안다. 무대에 서봤기 때문이다. ‘펄스’는 오르락내리락하는 심장박동을 닮았다. 노래가 좋은 이유는 마치 심장이 쿵쾅거리는 무대의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인지도 모른다.

‘펄스’라는 이름은 지난해 만들어졌다. 서귀포중에서 오랜기간 그룹사운드 역할을 하는, 그룹사운드에 속한 아이들은 있었지만 이름을 가지고 다니진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이름을 확정하고, 더 멋진 무대에 서기를 고대하고 있다.

서귀포중 자율동아리 '펄스' 멤버들이 한창 연습중이다. 미디어제주
서귀포중 자율동아리 '펄스' 멤버들이 한창 연습중이다. ⓒ미디어제주

학교에서 만난 ‘펄스’ 친구들은 얼마 전의 무대를 기억한다.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된 ‘꿈을Job多’ 행사 때 무대의 주인공이었다. 서귀포시청이 서귀포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행사의 개회식을 ‘펄스’가 주름잡았다. 마치 기성 가수들이 콘서트 무대에 올라서 느낄만한 그런 감동의 무대였다. 곳곳에서 ‘펄스’를 응원하는 환호성을 느꼈다.

3학년인 현서호·김재민 학생은 1학년 때부터 ‘펄스’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엔 ‘펄스’라는 이름을 달지 않았지만, 마냥 음악이 좋았다.

“취미 생활을 하기 좋아요. 완벽한 화음이 만들어지고, 무대의 마무리가 좋을 때가 기뻐요.”(현서호)

“관객들의 호응을 받으면 무척 행복해요. 힘든 곡을 마무리했을 때의 그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김재민)

현서호 학생은 ‘펄스’에서 베이스 기타를 맡고 있다. 기타를 매만지는 형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김재민 학생은 보컬이다. 5살 때 엄마가 차에서 들려준 음악의 감성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서호·김재민 학생보다 늦게 ‘펄스’에 합류한 최예람 학생은 건반을 담당한다. 최예람 학생은 곡이 하나하나 완성되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펄스’는 올해 여름 성산포에서 열린 무대에 올라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잔나비의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라는 곡을 선보였다. 당시 무대는 성산읍사무소가 처음으로 마련한 ‘젊음이 있는 문화광장, 일출봉 판타지’라는 현장이었다. 1등 상금 중 일부는 환경단체에 기부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펄스’는 밖에서만 활약을 펼치는 동아리는 아니다. 교내에서도 활약 만점이다. 지난 7월 열린 교내가요제 축하공연을 맡았고, 점심시간을 활용한 게릴라콘서트를 학교에서 열기도 한다. 기습적인 게릴라콘서트는 조만간 또 선보일 계획이다.

‘펄스’의 이같은 역할엔 학교의 도움도 크다. 서귀포중은 ‘펄스’를 돕기 위해 외부 예산을 따오기도 한다.

‘펄스’는 행사를 한달 앞두고 연습에 돌입한다. 2주는 개인 연습을 하고, 나머지 2주는 학교에서 팀간의 호흡을 맞춘다. 그들의 뒤에는 이세영 음악교사가 있다. 올해 서귀포중에 온 이세영 교사는 아이들의 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서귀포중 자율동아리 '펄스' 멤버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미디어제주
서귀포중 자율동아리 '펄스' 멤버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미디어제주

“실력이 생각보다 좋아요. 지적해주면 곧바로 고치는 실력파들이죠. 처음엔 로봇처럼 딱딱하게 서 있었는데, 지금은 리듬을 타는 아이들로 바뀌고 있어요. 무대 매너도 갈수록 늘고 있죠.”

심장이 또 뛰기 시작한다. ‘펄스’의 무대가 점점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시험기간을 피해서 행사가 열리기를 기대한다. 그러면 더 좋은 무대를 선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또 없을까. 이세영 교사의 바람을 다시 들어본다.

“자율동아리 활동을 선보이는 행사가 있다는 사실을 많이 홍보해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학교 시설도 좀 더 업그레이드 되고, 악기도 더 지원된다면 ‘펄스’는 더 감동적 무대를 선보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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