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살리려다 하나를 죽이는 우를 범해선 안돼”
“하나를 살리려다 하나를 죽이는 우를 범해선 안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9.09.25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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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강민숙 의원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민속자료 이관을 놓고 말이 많다. 제주돌문화공원이 내년말 설문대할망전시관 오픈을 앞두고 민속자연사박물관의 민속자료 전체 이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들이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민속자연사박물관 민속자료 이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의원들을 두 차례 직접 만나, 문제점은 무엇이며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하는지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민속자연사박물관의 민속자료 이관에 대한 문제 지적

“돌문화공원에 모두 주게 되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민속자료 8천점 이관하면 2년은 폐쇄하는 등 운영 불가

제주시 원도심과 ‘제주다움’엔 박물관이 반드시 필요해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비례대표로 도의회에 입성한 강민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2동에 거주한지 10년을 훌쩍 넘는다. 그가 살고 있는 곳을 도의원 지역구로 정확하게 세분한다면 ‘일도2동 갑’에 해당한다. 제주시 원도심으로 불리는 지역과 바짝 붙은 곳이다. 아니, 사실상 원도심이다. 그만큼 역사성을 자랑한다.

특히 그가 사는 곳에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이 존재한다. 1984년 개관했으니, 35년이나 된 오랜 박물관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에 ‘민속’과 ‘자연사’를 동시에 지닌 공립박물관은 없다는 점에서 존재 가치는 충분하다. 때문에 강민숙 의원은 민속자연사박물관에 더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도의회에 입성하고 첫 업무보고 때였어요. 그러니까 지난해 8월이 되는군요. 돌문화공원내 설문대할망전시관이 개관하면 민속자연사박물관의 민속자료를 이전해야 된다는 사실을 알고, 그 문제를 집중 질의했습니다.”

그는 당시 민속자연사박물관 관계자, 제주돌문화공원 관계자, 제주도청 담당자를 향해 민속자료 이관의 타당성을 물었다.

제주도의회 강민숙 의원이 민속자연사박물관의 민속자료 제주돌문화공원 이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제주도의회 강민숙 의원이 민속자연사박물관의 민속자료 제주돌문화공원 이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그때 민속자료 이관 문제를 지적했죠. 민속자연사박물관 관장에게 물었더니 8000점을 주면 박물관은 운영할 수 없다는 답변을 얻어냈어요. 그렇다면 줄 수 있는 민속자료는 어느 정도인지 되물었더니 3000점은 가능하다고 했어요. 같은 질문을 돌문화공원 소장에게 물었더니 정확한 대답을 하지 않았고, 제주도 역시 즉답을 회피했어요.”

시간은 흐르고 있다. 국비가 투입된 설문대할망전시관 개관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정확한 대답을 하지 않은 제주돌문화공원은 민속자연사박물관 민속자료 전체를 요구하고 있다. 그걸 전제로 실시설계를 하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강민숙 의원은 그 사실을 알고, 지난달 민속자연사박물관에 문제점은 없는지 질의했다. 질의 결과 문제점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새롭게 탈바꿈한지 3년밖엔 되질 않았다고 해요. 민속자료를 다 주고 나면 다시 시설을 해야 하는데 그 비용도 상당합니다. 140억원이나 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대로 운영할 수 있느냐? 그것도 아니랍니다. 폐쇄를 해야 하고 1년에서 2년은 운영을 하지 못한다고 했어요.”

제주돌문화공원이 요구하는 박물관의 민속자료는 정확히 8060점이다. 여기엔 민속자료는 물론이고 고고자료, 공예자료 등이 포함돼 있다.

“민속과 자연사를 포함하고 있는 공립 종합박물관은 제주시 일도2동에 있는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유일합니다. 일반인도 많이 찾고, 외국인도 많이 찾는 박물관이죠. 제주에 오는 관광객은 꼭 한번 찾는 박물관입니다. 다시 말하면 관광객들이 제주를 알려면 한번은 들러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런 박물관에서 민속자료를 전부 다른 곳으로 이관시킨다면 원도심을 찾을 메리트가 사라진다는 겁니다. 이건 일도2동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주지역의 문제입니다.”

사실 그렇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원도심 일대에 사람들을 몰려들게 만드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차선책은 없을까.

“박물관의 위상을 확대하면 모를까, 축소를 한다는 건 무의미한 일이죠. 돌문화공원은 기존에 있는 민속자료를 가지고 가려고만 하지 말고 새로운 것을 발굴하고 구입해야 합니다. 새로운 것을 찾는다면 돌문화공원은 더 매력적인 곳이 될텐데 말입니다. 더구나 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전시관은 ‘할망’을 강조하고 있어요. 그런데 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가져갈 민속자료는 ‘할망’보다는 제주의 전체적인 역사가 많아요. 설문대할망전시관이 내세운 기본 개념과도 달라요.”

강민숙 의원은 민속자연사박물관이나, 돌문화공원은 공공기관이기에 자료를 서로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한다. 보유한 자료를 순환시키며 전시할 수 있지 않느냐는 얘기였다.

그는 하나(돌문화공원)를 살리려다가 하나(민속자연사박물관)를 죽이는 우를 범할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더 중요한 얘기를 꺼냈다. 제주시 원도심이 지닌 콘텐츠를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박물관은 바로 민속자연사박물관이라는 얘기였다.

강민숙 의원은 제주시 원도심의 가치를 살리려면 민속자연사박물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민속자연사박물관 기획전인 '광해, 제주에 유배오다' 도록을 펼쳐보이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디어제주
강민숙 의원은 제주시 원도심의 가치를 살리려면 민속자연사박물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민속자연사박물관 기획전인 '광해, 제주에 유배오다' 도록을 펼쳐보이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디어제주

“제주시 원도심은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요. 제주도는 유배지역임에도 유배와 관련해서 고민만 하고 있어요. 제주에 유배를 왔다는 이들이 260명을 넘거든요. 왕도 있고, 학자도 있어요. 바로 원도심은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곳입니다. 그러려면 민속자료가 중심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관광이나 교육적 측면과도 연계도 되잖아요. 제주다움을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는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최근 기획전으로 선보인 <광해, 제주에 유배오다>를 예로 들며 설명했다. ‘제주다움’의 가치에 대한 설명이었다. 그가 강조하는 ‘제주다움’은 원도심이 지닌 가치이기도 하다. 그 가치를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민속’을 살려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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