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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큰돌고래 서식지에 풍력시설 들어선다니..."도의회는 안건 폐기하라"
남방큰돌고래 서식지에 풍력시설 들어선다니..."도의회는 안건 폐기하라"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9.09.18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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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환경단체 및 모슬포수협 등 주민들,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 반대 목소리
19일 도의회 임시회에 사업 동의안 상정… 주민들, “도의회에 ‘안건 폐기’ 촉구”
9월 19일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을 반대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특별자치도청이 추진 중인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을 반대하며, 환경단체 및 모슬포 지역 단체·주민들이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 안건 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19일 상정된 도의회 임시회 때의 안건이 어떻게 처리될 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9월 18일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열린 회견 자리에는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모슬포수협, 제주어류양식수협 대정양식장협의회 대정해상풍력발전반대대책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서산사, 모슬포수협 노동조합, 모슬포수협 중도매인협의회 등의 단체가 모여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 폐기’를 외쳤다.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이란, 2011년 무릉1, 영락, 일과2, 일과1, 동일1리 5개 마을에 200MW급 풍력발전소를 세우겠다는 내용으로 처음 수립됐다. 200MW급 규모는 전국 최대 규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전기량을 생산해내는 발전소다. 하지만 해안가 인근에 거대한 풍력발전소가 생길 시 예상되는 환경 문제 때문에 어선주협회와 일과1리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했고, 2016년 사업 규모는 100MW로 축소되기에 이른다.

사업 규모가 축소되었지만, 당시 도의회는 주민들의 손을 들었다. 해상풍력시설이 들어설 시, 인근에서 어업 활동을 하는 주민들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여 준 것이다.

이후 도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사업은 회기가 지나자 자동 폐기되지만, 2018년 제주도청은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 시작했다.

사업 규모는 더 축소됐다. 동일1리에 5~8MW급 해상풍력시설 13~20기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인데, 그런데도 문제는 있다.

해상풍력시설은 해안선에서 1km 남짓 떨어진 위치에 지어질 예정인데, 이곳 대정 앞바다는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들며 핫핑크돌핑스 조약골 공동대표는 “한국에서 해상풍력이 진행되는 곳의 경우 최소 10km에서 40km까지는 해안선에서 떨어져 있다”면서 그렇지 않은 제주의 상황과 비교했다. 풍력시설이 해안선과 가까울수록, 해양생물에게 가는 영향은 커지기 때문이다.

핫핑크돌핑스 조약골 공동대표.

조 대표에 따르면, 이곳은 오래전부터 ‘황금어장’으로 불리며 어업 활동이 활발했던 곳이다. 제주에서 생산하는 양식량의 3분의 1을 생산해내며, 73개 업체의 양식업장이 몰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에 대정양식장협의회 측은 “원활하게 양식업을 하려면 수질이 좋아야 한다”면서 가파도의 6배가 되는 크기의 해상풍력시설이 만들어지면 양식업체는 큰 타격을 받게 될 거라고 예견했다.

모슬포수협의 권태범 상임이사도 반대의 목소리를 보탰다.

권 이사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제주, 이 보물 같은 바다를 발전사업을 위해 (사업 시행 업체에) 넘긴다는 것은 백년대계를 내다보며 어업 활동을 하는 어민들에게 큰 문제를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반대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제주도청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동안 주민들은 꾸준히 해상풍력시설사업을 반대하며 목소리를 냈는데, 도청은 이를 묵과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권 이사는 “도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주민 수용성 문제를 심각하게 염두해 두고 진행하는 사업인지 의문”이라며 “도민 의견 수용 없이 밀실에서 이뤄진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9월 18일부터 24일까지 7일간 열리는 제376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에서는 ‘대정해상풍력발전 시범지구 지정 동의안’이 다뤄질 예정이다.

해당 동의안은 19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농수축경제위원회 제1차 회의 때 상정되며, 이를 통해 사업의 진행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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