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이 학교 안으로 들어왔답니다”
“건축이 학교 안으로 들어왔답니다”
  • 김형훈
  • 승인 2019.09.0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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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공간을 바꾸자] <3> 아이들이 상상하는 공간

우리 곁엔 획일적인 공간이 너무 많다. 건물 하나만 보더라도 그 기능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변화를 주려 하지 않는다. 공간은 사람에 따라 달라야 하고, 사람을 위한 공간이어야 함에도 지금까지는 무턱대고 맞춰진 공간에 사람을 끼워 넣는 형태였다. 특히 학교공간이 그랬다. <학교 공간을 바꾸자>라는 기획은 제주 도내에서 학교공간을 바꾸려는 이들의 활동과, 이를 통해 실제 공간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상상을 현실로 만든 부설초 마지막 건축수업

소외받지 않고 모든 아이들이 참여하도록 해

공간을 직접 만들며 학교에 대한 이해도 높여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꿈을 꾼다. 어쩌면 사람의 특권이다. 그러나 꿈만으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면서도 사람은 꿈을 그리워한다. 어쩌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상상 때문이다.

상상이라는 건 허황된 꿈이 아니다. 미래를 그려보는 고민의 흔적이 상상이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상상은 나래를 펴게 만드는 동력이다. 때문에 우리는 어린이를 향해 마음껏 상상해보라고 하지 않던가.

6일 부설초에서 열린 건축수업. 공간을 어떻게 꾸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미디어제주
6일 부설초에서 열린 건축수업. 공간을 어떻게 꾸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미디어제주
모형 작업을 하는 아이들. 미디어제주
모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들. 미디어제주
모형과 공간에 대한 이해 나누기를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모형과 공간에 대한 이해 나누기를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6일 제주대 부설초등학교를 찾았다. 학생들은 탐구하느라 열정이다. 벌써 3번째 맞는 건축수업이다. 아이들은 이제야 건축에 대한 맛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하루 전 학교를 만들어보는 작업을 해 본 터였다. 아이들이 학교를 만들다니. 가능할까? 비록 모형에 불과하지만 물론 아이들이 해냈다. 1층과 2층 평면도에 공간을 하나하나 입혔다. 눈여겨보지 않던 공간을 찾아내 그 공간을 창출했다.

학교를 만든 느낌은 그야말로 ‘뿌듯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6일 건축수업은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갔다. 학교에 있는 공간을 조별로 만들어보는 과제가 주어졌다. 본관과 별관을 연결하는 사이공간도 있고, 도서관도 있고, 잘 쓰이지 않는 공간도 변화를 주라며 과제가 던져졌다.

5학년 학생들은 모두 7개조로 나눴다.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아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짧았다. 우선 공간을 어떻게 꾸밀지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공간에 무엇을 담을지, 모형을 만든다면 어떤 재료를 쓰면 좋을지에 대한 의견 교환을 했다. 이젠 결과물을 만드는 차례이다. 오전 10시를 조금 넘겨 모형 만들기에 돌입했다. 1시간이 좀 넘었을까. 7개의 건축 모형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주 짧은시간이지만 공간을 이해하고, 각각의 공간에 담을 미래를 표현해냈다.

조별로 완성한 건축모형. 미디어제주
5학년 학생들이 모두 참여해 학교 건물 모형을 만들어냈다. 아이들이 각각의 공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탐라지예건축사사무소 권정우 건축가가 이번 건축수업을 이끌고 있다. 그는 제주학교컨설팅연구회 건축팀장 역할도 겸하고 있다. 그가 본 건축수업은 어떨까.

“어제는 학교가 어떻게 구성됐고, 교실은 어떤지에 대한 기본을 익혔어요. 그러면서 전체적인 학교 구역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오늘은 아이들이 원하는 공간을 구체화시키는 작업이죠. 물론 건축이라는 수업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게 있어요. 건축수업은 소외를 받는 아이들이 없도록 하고, 만일 그런 아이들이 있다면 그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건축수업을 통해 공간을 이해하게 만들면서도, 모든 아이들이 빠짐없이 참여하도록 만드는 ‘알찬 수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이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적극적이었다. 거기엔 ‘재미’가 담보됐기 때문이다. 자신이 생각하고, 생각한 공간을 직접 만들어보는 작업을 해서 그렇다. 모형이긴 하지만 상상하는 공간이 현실이 되어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하늘정원에 나무를 심을 거예요. 친구들이 그늘에 앉아 쉴 수 있고, 나무를 바라보면 계절도 느낄 수 있잖아요.”(홍서림 학생)

조별로 완성한 건축모형. 미디어제주
조별로 완성한 건축모형. ⓒ미디어제주
조별로 완성한 건축모형. 미디어제주
조별로 완성한 건축모형. ⓒ미디어제주
조별로 완성한 건축모형. 미디어제주
조별로 완성한 건축모형. ⓒ미디어제주
완성된 모형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학생들. ⓒ미디어제주
조별로 완성한 건축모형. 미디어제주
조별로 완성한 건축모형. ⓒ미디어제주
조별로 완성한 건축모형. 미디어제주
조별로 완성한 건축모형. ⓒ미디어제주
조별로 완성한 건축모형. 미디어제주
조별로 완성한 건축모형. ⓒ미디어제주

“건축수업을 받으면서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게 되는지 알게 됐어요. 학교 공간도 전보다 잘 알게 됐고요. 우리집에도 방이 많은데 건축수업을 받고 나서 어느 방이 큰지 비교를 하게 됐고, 집구조도 알게 됐어요.”(이지원 학생)

“이런 수업을 더 했으면 좋겠어요. 수업을 받으면서 학교가 그냥 학교가 아니라는 점도 알게 됐답니다. 교실마다 의미가 있고, 친구랑 함께 공간을 만들면서 학교라는 공간이 무척 재미있고 좋다는 점도 알게 됐어요.”(좌혁준 학생)

아쉬운 건 이날 건축수업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끝난 건 아니다. 아이들이 구상한 상상력은 실제 학교공간을 바꿀 때 채택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더 중요한 건 아이들이 변한다는 점이 아닐까. 그 점은 부설초 고가연 교장도 느끼고 있다.

“아이들이 참여하고 배우면서 (건축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게 됐답니다. 건축이 학교에 들어온 겁니다. 이런 활동 없이 그냥 공간을 배우는 것과는 다르죠.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를 상상해봅니다. 주도적으로 공간을 바꾸지 않을까요? 우리는 건축을 학교에 도입하는 일을 했는데, 다른 분야도 학교에 들어와야 된다고 봐요.”

고가연 교장은 이번 건축수업이 창조적인 도전이라고 부른다. 더 먼 미래가 기대된다는 생각도 전했다.

어쨌거나 건축수업은 끝났다. 짧은 일정이었다. 그러나 부설초에 들어온 건축수업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다. 5학년 아이들의 느낌과 손때가 묻은 건축수업의 결과물은 그대로 남아 있다. 조만간 학교내에서 전시를 하게 된다. 아울러 부설초는 학생들의 생각을 녹여내, 학교공간을 바꾸는 작업에 심는 작업도 할 예정이다.

건축수업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건축수업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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