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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항공수요 “제2공항으로 감당” vs “지금 공항 확충 충분”
제주 항공수요 “제2공항으로 감당” vs “지금 공항 확충 충분”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9.04 2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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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2차 TV 공개토론회 4일 KBS제주서 열려
원희룡 도지사-박찬식 비상도민회 실장 주장 팽팽
ADPi 제시 제주공항 활용안 두고도 뚜렷한 시각차
元 “이론적 대안일 뿐” 朴 “검토되지 않은 현실 안”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도내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제2공항 문제에 관한 TV 공개토론회가 4일 KBS제주 공개홀에서 열렸다.

지난달 28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제주도정 최고 책임자인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제주 제2공항 사업에 반대하는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박찬식 상황실장이 나섰다.

토론은 상호 주장과 반박 형태로 진행됐고 원희룡 지사와 박찬식 실장은 제주의 향후 항공 수요 예측과 기존 공항 확충을 통한 문제 해결 가능 여부에 대해 팽팽히 맞섰다.

제주 제2공항 TV 공개 2차 토론회가 ‘제2공항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주제로 4일 오후  KBS제주 공개홀에서 열렸다. © 미디어제주
제주 제2공항 TV 공개 2차 토론회가 ‘제2공항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주제로 4일 오후 KBS제주 공개홀에서 열렸다. © 미디어제주

박 실장은 우선 2015년 11월 당시 사전타당성검토용역에서 제시한 제주의 항공 수요 4500만명이 예비타당성을 거치면서 4000만명 정도로 조정된 점을 들었다.

이어 "4000만명 정도의 수요이면 지금의 제주공항을 활용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며 "현 제주공항은 이미 3200만명 규모로 확장됐다. 제2공항은 이보다 부지가 더 커서 두 개를 합치면 6000만명 수용까지 가는 것이다. 지역 주민을 쫓아내면서까지 해야 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원 지사는 이에 대해 "하와이는 공항 이용객이 2100만명인데 활주로 4개를 쓴다"며 "(세계) 추세는 관광지 공항의 경우 미래 항공 수요를 보면서 이착륙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미 제주공항은 포화다. 국가가 포화를 인정해서 사업을 하는 것"이라며 "도민이 100년을 내다보고 잘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공항 포화 문제에 대해서도 이들은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박 실장은 "제주공항이 시간당 40회 운항이 가능하지만 관제 때문에 35회로 제한됐다"며 "세계 추세는 관제 개선, 공항 운영 개선, 지상 활주로 하드웨어를 그대로 두면서 운용을 늘리는 시스템이 연구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영국 개트윅 공항을 예로 들며 "활주로 하나만으로도 시간당 55회 운항을 하고 있다. 쾌적함은 주로 터미널 문제로,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지금의 제주공항 수용 능력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이 연구를 했는데 거기서는 관제 능력 개선, 조종사 능력 개선 등 19개 조건을 다 갖추면 용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답했다.

ADPi의 의견이 수용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가) 검토 결과 우리나라의 여러 제도와 현재 관제 시스템에서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4일 제주 제2공항 TV 공개 2차 토론회에 앞서 원희룡 제주도지사(왼쪽)와 박찬식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이 웃고 있다. © 미디어제주
4일 제주 제2공항 TV 공개 2차 토론회에 앞서 원희룡 제주도지사(왼쪽)와 박찬식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이 웃고 있다. © 미디어제주

2015년 11월 공개된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을 위한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보고서 작성을 위해 해외 전문기관인 ADPi에 의뢰해 받은 보고서를 바라보는 원 지사와 박 실장의 시각차는 컸다.

원 지사는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보고서를 위한 하부 용역 보고서이자 이론상 대안 제시로, 박 실장은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실현 가능한 방안으로 평가했다.

원 지사는 "ADPi가 제주공항의 용량을 2배 늘리는 것을 제시했고 국토부와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진도 현 제주공항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수용했는데 시간당 34회 운항에서 35회로 늘리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현재 2년 동안 운영해보니 시간당 운항 횟수를 1회 늘리는 것도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ADPi 보고서는 사전타당성 용역의 하부 용역이다. ADPi는 여러 조건을 가지고 이론적이고 기술적인 것을 제시한 것"이라며 "국토부와 사전타당성 용역진이 수용할 수 있는 것을 수용했는데, 이를 넘어선 것까지 '왜 수용하지 않느냐'고 하는 것은 문제를 위한 문제제기"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이론과 실제는 차이가 크다"며 "(ADPi가 제주공항 활용을 위해 요구한) 19개 조건이 모두 해결되면 할 수 있다고 하는 내용을 가지고 안전과 제주도의 미래를 거는 도박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박 실장은 "ADPi가 그래서 '가장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방안'이라고 명시까지 했다"며 "ADPi는 장기적으로 활주로의 시간당 이착륙 수를 50회 이상 늘릴 수 있다고 했으나 우리나라 용역진이 40회까지만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ADPi가 19가지 조건을 말했는데 그 중 단 한 가지라도 전문가가 '현실에 안 맞다'고 하는 내용을 가져오면 인정하겠다"며 "교육훈련이 2가지, 공역 확대가 4가지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관제 문제다. 관제만 해결하면 시간당 44회가 가능하고 보조 활주로를 잘 활용한다면 시간당 60회도 가능한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DPi의 제안이 이론과 실제의 차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실제로 할 수 있고 공항 수용능력 개선을 해야 하는데 안 되는 이유가 관제방식 개선을 위한 연구투자가 안됐기 때문"이라며 "ADPi는 전세계 3대 공항 설계업체 중 하나로 우리나라 인천공항에 관여했고 1989년과 1990년 제주신공항을 위해 제주에서 용역을 한 업체다. ADPi의 제안을 이론적으로 치부해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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