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쓰레기매립장 ‘묻은 곳 파서’ 다시 묻는 신세
제주 쓰레기매립장 ‘묻은 곳 파서’ 다시 묻는 신세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9.04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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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환경운동연합 2019년 매립장 전수조사 결과
광역 매립장외 모두 포화 종료 기한 넘긴 운영도
제주시 서부 지난 1월말 이미 2501㎥ 초과 매립
색달 처리 폐감귤류 대책 없으면 광역 반입해야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도내 쓰레기를 매립할 공간이 부족해 매립장 운영 종료 시기가 지났음에도 계속 운영하는가 하면, 일부 매립장은 다시 파서 추가 매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4일 민주노총 제주본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9 제주도 매립장 전수조사 결과 보고서-제주도 매립장의 현황과 과제’를 발표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이영웅 사무처장(사진 오른쪽)이 4일 민주노총 제주본부 사무실에서 ‘2019 제주도 매립장 전수조사 결과 보고서-제주도 매립장이 현황과 과제’ 발표에 앞서 조사 목적과 배경 등을 설명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환경운동연합 이영웅 사무처장(사진 오른쪽)이 4일 민주노총 제주본부 사무실에서 ‘2019 제주도 매립장 전수조사 결과 보고서-제주도 매립장이 현황과 과제’ 발표에 앞서 조사 목적과 배경 등을 설명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8일부터 8월 13일까지 도내 운영 중인 쓰레기 매립장과 운영 기간이 종료된 매립장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대상은 광역 시설은 동복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매립장과 제주시가 운영하는 봉개, 동부, 서부매립장을 비롯해 서귀포시가 운영 중인 색달, 남원, 표선 성산매립장이다.

운영이 끝난 제주시 애월, 한경매립장과 서귀포시 안덕, 대정매립장도 조사됐다.

이에 따르면 제주시가 운영 중인 봉개, 동부(구좌 동복리), 서부(한림 금능리) 모두 포화돼 잔여 매립공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시가 운영하는 서부매립장 초과 매립을 위해 매립된 곳을 다시 판 구덩이.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시가 운영하는 서부매립장 초과 매립을 위해 매립된 곳을 다시 판 구덩이. [제주환경운동연합]

특히 동부와 서부는 모두 지난 3월 운영 종료 예정이었으나 지금까지 운영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정해진 매입 용량을 초과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월 31일 기준 동부매립장은 16㎥, 서부매립장은 2501㎥ 가량 초과된 상태다.

서부매립장은 초과 매립을 위해 이미 쓰레기가 매립된 곳을 다시 파 추가 쓰레기를 매립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매립용량 3~7% 남은 표선·성산 조기 만적 우려

운영기간 끝난 매립장 경작지 이용되는 사례도

서귀포시가 운영하는 매립장들도 남아있는 매립용량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색달매립장은 약 4% 가량의 매립용량이 남아 있고 월 0.2~0.3%씩 차고 있어 내년 8월 전후로 만적이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제주도 전역에서 발생하는 폐감귤류가 사실상 색달매립장에 매립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동복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매립장에 반입해야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서귀포시가 운영하는 색달매립장의 감귤류 등 유기성 폐기물을 매립한 모습. [제주환경운동연합]
서귀포시가 운영하는 색달매립장의 감귤류 등 유기성 폐기물을 매립한 모습. [제주환경운동연합]

남원매립장은 매립용량 8% 정도가 남아있으나 지난 4월 말부터 7월 10일까지 가연성 쓰레기를 매립 처리하는 등 과도한 매립으로 조기 포화가 우려됐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의 조사에서 남원매립장의 매립 규모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월 평균 81t이었어나 5월부터 7월까지는 153t으로 늘었다.

매립공간이 7%와 3%가 남은 표선매립장과 성산매립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표선매립장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매립 규모가 월 평균 18t이었으나 5월부터 7월까지는 월 평균 107t으로 늘었고 성산매립장 역시 같은 시기 월 평균 36t에서 150t으로 급증했다.

표선매립장과 성산매립장은 종료 시기가 각각 2020년 12월과 2021년 12월이지만 조기 만적이 우려되고 있다.

서귀포시가 운영하는 성산매립장 전경. [제주환경운동연합]
서귀포시가 운영하는 성산매립장 전경.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종료 매립장에 대한 조사에서 2003년 5월로 운영이 끝난 한경매립장의 문제를 강조했다.

매립장 운영이 종료되면 안정화를 위해 20년 동안 토지 이용이 규제되는데 농경지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작 시 흙을 갈아엎는 과정에서 매립된 차수막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우천 시 침출수가 증가할 수 있으나 행정당국이 매립장 출입제한 조치는 고사하고 농작물 재배를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 인구·관광객 적정 수요관리 등 제안

1회품 규제 강화·생활 쓰레기 저감대책 수립 요구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이에 따라 ▲급격히 늘어나는 인구와 관광객을 적정하게 유지 및 관리할 수 있는 수요관리 정책 ▲1회용품 규제 강화 등 강력한 생활 쓰레기 저감대책 수립 ▲재활용시설의 현대화와 재활용 활성화 등의 정책을 제안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김정도 정책팀장이 4일 민주노총 제주본부 사무실에서 ‘2019 제주도 매립장 전수조사 결과 보고서-제주도 매립장이 현황과 과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환경운동연합 김정도 정책팀장이 4일 민주노총 제주본부 사무실에서 ‘2019 제주도 매립장 전수조사 결과 보고서-제주도 매립장이 현황과 과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매립장 문제에 대한 마련이 없는 상황에서 기존 매립장 포화로 기존 매립장에 반입되던 많은 종류의 쓰레기가 신규 매립장(동복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으로 향하게 된다면 기존 문제를 답습하는 형태를 벗어날 수 없다”고 피력했다.

이어 “신규 소각장(동복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으로 당분간 쓰레기 문제가 해결될지 모르나 현재 9만t, 앞으로 10만t 이상 쌓이게 될 압축 쓰레기 처리 문제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생활 쓰레기를 고려하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이야기했다.

이 관계자는 제주도 폐기물 관리조례 시행규칙 제3조 3항을 거론하며 “‘광역폐기물 소각시설이 고장 도는 수리 등 불가피한 경우 가연성 쓰레기의 소각처리 없이 매립장 반입을 허용할 수 있다’는 부분이 있는데 행정당국이 이를 근거로 많은 문제를 피해가는 것 같다”며 “이 조항은 임시적 조치를 말하는 것이지 상시적으로 매립장 반입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다”고 역설했다.

한편 지난 2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동복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광역 매립장은 매립용량 241만7000㎥으로 7월 6일 기준 1만6398t이 매립된 상태이며 사용 예정기간은 오는 2054년 12월까지다.

제주 광역매립장인 동복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전경.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 광역매립장인 동복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전경. [제주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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