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산성질소 지하수 오염, 제주 동부지역도 안전지대 아니다
질산성질소 지하수 오염, 제주 동부지역도 안전지대 아니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8.2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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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구원 박원배 선임연구위원 ‘동부지역 질소비료 사용량 증가…’ 정책이슈 브리프

구좌읍 지역 질소비료 판매량, 도 전체 증가율보다 1.1%포인트 높아
“토양-지하수 연계 세부조사 결과에 따라 오염방지 조치 시행해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 동부지역의 질소 비료 판매량 증가와 가축분뇨배출시설 등으로 지하수 오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제주연구원 박원배 선임연구위원은 29일 발표한 ‘동부지역 질소비료 사용량 증가에 따른 지하수 수질 위험성과 대응방안’ 정책 이슈 브리핑 자료를 통해 이같은 진단을 내렸다.

박 연구위원의 브리핑 자료에 따르면 현재 동부지역 지하수는 질산성질소 평균 농도는 평균 3.0㎎/L 이하로 같은 밭농사 지역인 대정, 한림, 한경 등 서부 지역에 비해 매우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질산성질소 변화 추이를 보면 구좌읍의 경우 2014년 3.0㎎/L 수준이었으나 2018년 4.0㎎/L를 넘어서는 등 다른 지역에 비해 급속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 구좌읍 지하수의 질산성질소 농도 변화 추세. /자료=제주연구원
제주시 구좌읍 지하수의 질산성질소 농도 변화 추세. /자료=제주연구원

제주연구원이 이번에 동부지역 지하수의 질산성질소 증가 원인 분석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었다.

박 연구위원은 제주 동부지역의 토양·지질학적 특성과 오염원 증가 등 두 가지 측면에서 복합적으로 원인을 분석했다면서 우선 제주 동부지역이 화산 분추에 의해 형성된 화산회토 지역으로, 인산 흡착능력이 매우 강하고 비옥도가 낮은 척박한 토양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구좌 지역의 경우 토양층 깊이가 10~15㎝ 이하로 매우 얕은 데다 투수능력이 양호한 토양층이 광범위하고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작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화학비료와 농업용수 사용량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해발 200m 인근 지역에는 곶자왈, 숨골 등 투수성 지질구조가 발달해 있어 살포된 비료나 가축분뇨 등 오염물질이 지하로 유입될 수 있는 특성을 지닌 곳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지하수 오염원 증가 측면에서는 질소 비료 판매량 증가와 가축분뇨 배출시설이 많이 들어서 있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구좌읍 지역은 질소 비료 판매량이 2015년 37.5㎏/10a에서 2018년 43.2㎏/10a로 늘어나는 등 연평균 증가율이 5.2%로, 도 전체 증가율 4.1%를 상회하고 있고 해발 200m 인근 중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가축분뇨 배출시설이 많이 들어서 있고 가축분뇨 액비가 구좌읍 전역에 살포되고 있어 지하수 오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박 연구위원은 “제주 동부지역은 지하수 지속이용가능량이 서부지역의 2.3배에 이를 정도로 지하수량이 풍부하고 수질이 청정해 보전 가치가 높다”면서도 최근 토양·지질학적 특성에 따른 비료 사용량 증가와 가축분뇨 액비 살포 등으로 질산성질소 농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또 그는 “동부 지역이 수량과 수질이 양호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를 너무 과신해 지하수 보전·관리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것도 질산성질소 증가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해다.

이에 그는 동부 지역의 청정한 지하수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 동부지역 대규모 임대농에 대해 토양검정 시비와 적정 비료 사용량에 대한 지도 점검을 정례화해야 하며, 지금까지 시행해본 적이 없는 토양·지하수 연계 세부조사를 실시해 결과에 따라 오염방지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대농의 경우 자신이 토양 산성화 등 토양 상태에 관계없이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화학비료를 과다하게 사용할 가능성이 크고, 토양층 내 질소 농도와 지하수 오염 관계를 분석해 해당 농경지에 비료 사용량과 가축분뇨 액비 살포량 등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그는 “농경지 질소량과 재배작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질소 부하량이 높은 지역은 비료 요구량이 많은 작물 재배나 비료 사용량을 제한하는 제도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영국 등 선진국에서 이미 이같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농가를 대상으로 한 지하수 오염방지 교육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지금까지는 농업 생산성 위주로 교육을 실시했지만 앞으로는 농업에 의한 오염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 전역 투수성이 높은 토양 및 지질 분포도. /자료=제주연구원
제주 전역 투수성이 높은 토양 및 지질 분포도. /자료=제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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