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0:27 (금)
청정 제주의 미래 주거환경을 위한 제언
청정 제주의 미래 주거환경을 위한 제언
  • 미디어제주
  • 승인 2019.08.29 10: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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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제주건축’ 기고…제주한라대 양수현 교수

제주특별자치도건축사회가 매달 저널 <제주건축>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내용은 <제주건축> 4호에 실린 제주한라대 양수현 교수의 글입니다. [편집자 주]

2019년 황금돼지해를 맞이하여 제주특별자치도건축사회에서 발간하는 저널 ‘제주건축’의 원고 요청을 받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몇 자 적어 보려 합니다. 저는 지난해 말로 제주특별자치도 건축위원회 위원장으로서의 소임을 마치고 이제는 조금 떨어져 있는 위치에서 제주 건축계의 발전을 지켜보려 합니다.

건축위원회에서 활동을 한 4년간의 제주 건축계는 급변하는 제주의 사회만큼이나 격동의 시기였습니다. 중국의 거대자본에 의한 대규모 건설사업이 제주 전역에서 정신없이 이루어지고, 타 지역에서 제주로 이주하는 인구가 역대로 볼 수 없었던 숫자만큼 유입되고 이에 걷잡을 수 없게 땅값이 오르고 건축경기는 전국적으로 최대의 활황기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여러 가지의 사회적 갈등으로 건축경기는 사상 유래없는 불경기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중앙 정부의 각종 정책들에 의한 부동산 경기의 고립, 제주의 상·하수 문제에 의한 건축산업의 딜레마 등으로 우리 건축계는 상당한 고충을 겪게 될 것이라 예상되고 있습니다. 물론 행정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부분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에 우리는 눈앞의 현안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앞으로 건실한 우리 사회의 주거환경 및 자연환경 보전을 위한 최선의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원론적 대책을 현안과 같이 준비하고 청정 제주의 미래 주거환경을 위해 3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먼저 제주 인구 100만 시대를 대비하여 작성되었던 각종 용역보고서 및 정책 등을 살펴보면 인프라 구축에 대한 것은 소홀히 하고 아름다운 허상만을 키워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류의 물 부족 사태가 도래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우리 제주도 한정된 자원 속에 훗날의 예측이 가능한 상황속에서 미리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제주의 청정수 ‘삼다수’의 판매로 재원확보에 만족하기보다는 점차 줄어드는 지하수의 절대량에 대해 고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건축계에서는 미래의 물 부족사태에 대비한 우수 및 오수관리에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우선 현재 하수종말처리시설 증설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적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에 대한 중수시설 설치 의무사항을 조속히 시행해야 합니다. 제주와 비슷한 환경의 하와이가 도심내 적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에 대한 중수시설 설치는 오래전부터 시행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가 꼭 참고해야 할 사항이기에 벤치마킹이 필요합니다.

둘째로, 제주의 기후가 아열대기후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도심 내 ‘미기후’ 현상은 더 이상 대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경제적 논리에 의한 개발로 주변의 녹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예를 들어, 자연녹지를 개발할 경우 법적 개발면적이 20%라 조경은 건축법상 의무사항이 아니지만, 단독주택형 다가구로 개발한다면 녹지율이 80%가 아니라 20%도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단지 내 통로와 주차 등이 녹지면적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더 이상 자연녹지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녹색건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준비를 한다지만 원론적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은 건축전문가들이라면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에너지 관리가 건축물 내부에 대한 고려라고 한다면 녹지확보는 건축물의 외적인 고려이기에 같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평슬래브형 건축물인 경우 옥상녹화에 대한 의무사항을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단지 옥상조경이라는 생각으로 수목만을 심는 것이 아니라 옥상텃밭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셋째로, 우리 사회는 초고령화 사회로 이미 진입했다는 것입니다. 100세 시대에 대비하여 사회적으로 많은 준비를 하고 있지만 건축계는 좀 소홀하지 않나 하는 우려입니다.

중앙 정부의 주도하에 제도적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이라는 규정은 만들었지만, 마치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식으로 모두가 두려워 차일피일 미루다 때를 놓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유니버설 디자인이 장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모두를 위한 것이라 생각하고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우리의 미래에 대한 대비이기도 합니다.

두서없는 원론적 얘기가 건축사 여러 분들에게 불편할지 모르지만, 모쪼록 제주의 거주민으로서, 미래에 이 땅을 후손들에 물려줄 때 좋은 환경을 전해주기 위한 대비가 될 것이라고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양수현

제주한라대학교 건축디자인과 교수

제주특별자치도 건축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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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택 2019-08-29 21:06:20
다 옳은 소리 인데요 땅값 집값 너무 올르고 집이 남아 돌아도 그림에 떡 이우다
어떻게 젊은 사람들 살게 행복주택 이라도 지어줘야 하지 않겠읍니까 주거 문제 해결되면 많은 문제점이 해결 되리라 생각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