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8 12:24 (목)
반복이 주는 힘
반복이 주는 힘
  • 문영찬
  • 승인 2019.08.22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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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찬의 무술 이야기] <49>

가을 장마가 시작 되었다. 한 여름철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린다. 눅눅한 날씨에 운동하는 열기까지 더해져 한시간 반의 훈련이 그리 쉽지많은 않다.
그런데도 다들 땀을 뻘뻘 흘려가며 무한 반복 훈련을 하고 있다.

정통합기도를 만나 제주에 도장을 연지 15년이 지났다.
제법 많은 유단자를 만들어 냈고 3단이상의 고단자도 꽤 많이 배출되었다.
합기도 기술은 그리 많지가 않다.
1교에서 5교까지 그리고 던지기 6~7개가 전부이다.
보기에는 많지 않은 기술이 숙달이 되면 될수록 여러가지 형태로 변화가 일어난다.

처음 지도를 시작하면서 내 그릇의 깊이가 깊지 못해 여러가지 문제점이 나타났었다.
이 단순한 기술을 지도하고 같이 훈련하면서 매일 같은 기술을 반복해야만 하는 지루함(?) 같은 것이 생겨 났다.
어제도 1교를 했는데 오늘도 1교를 해야했고 내일도 1교를 해야만 하는데서 오는 걱정같은 것들이 맘 속에 생기기 시작했다.

'회원들이 또 1교하냐고 물으면 어떡하지?' '이거 저번에 배웠는데 다른건 없나요?' 라고 묻는 다면..
이런 걱정 저런 걱정에 내 자신의 실력을 내 스스로 한탄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걱정들이 내 자신을 끊임없는 훈련으로 몰아 넣었고 계속해서 선생을 찾아갈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 중 하나였다.

끊임없이 반복하여 훈련함으로 노련함이 나오게 되며 미처 알지 못하고 지나쳤던 미흡한 부분들이 반복에 반복을 더함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반복을 통한 기술의 깊이가 깊어져 갈 수록 단위의 숫자가 올라가기 시작한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노력하는 사람은 뒤쳐지지 않고 계속 발전한다는 뜻이다.
다른 표현으로
'박혀있는 돌에 낀 이끼가 아름답다'
라는 말도 있다.
무언가에 현혹되지 않고 자신의 위치를 지키며 노력한다는 뜻이다.

정통합기도의 수련에는 위 두가지 뜻이 다 들어있다.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며 이제 알았다고 다른것에 현혹되지 말고 미처 알지 못하고 지나쳤던 부분들을 찾기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제주오승도장에 처음 입문하면 배우는 기술이 1교이다.
이 1교를 완전히 이해하면 합기도의 배움은 끝이났다 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쉬우면서 가장 어려운 기술을 가장 먼저 배우게 된다.
가장 많이 해야되기 때문이다.
끝없는 반복에 의해 만들어지는 1교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초단의 1교와 4단의 1교는 분명 다르며 6단, 8단의 1교는 감히 설명조차 할 수 없다.
이것이 반복이 주는 힘이다.
반복 숙달..
쉬운듯 어려운 행동이다.

요즘 제주 날씨는 가을 장마로 습도가 매우 높다.
퇴근 후 시원한 생맥주가 무척 당기는 날이지만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는 노력을 하는 도장 회원들의 모습에 나 또한 수련을 수련을 멈출 수 없다.
오늘은 고류 검술을 수련하는 날이다.
검술 또한 같은 동작의 무한 반복이다.
반복에서 오는 힘을 오늘도 느끼며 수련에 임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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