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 강평국·현호옥 선생 건국훈장 추서
제주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 강평국·현호옥 선생 건국훈장 추서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8.1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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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정 건국훈장 애국장, 배창아·김태근 건국포장 등 독립유공자 6명 포상
제주 출신 대표적인 여성 독립운동가 강평국 선생(사진 오른쪽)과 최정숙 선생이 학창 시절 타자 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교회사연구소
제주 출신 대표적인 여성 독립운동가 강평국 선생(사진 오른쪽)과 최정숙 선생이 학창 시절 타자 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교회사연구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일제강점기 3.1운동과 여성 노동운동가로 활동했던 제주 출신 독립유공자 故 강평국 선생(1900~1933)과 故 현호옥 선생(1913~1986)에게 나란히 건국훈장이 추서됐다.

대정읍 가파리 출신 사회주의 계열 항일운동가인 故 김한정 선생(1896~1946)도 건국훈장을 받는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제주 출신 독립유공자 6명이 건국훈장과 건국포장, 대통령 표창을 추서받는다고 13일 밝혔다.

강평국 선생과 현호옥 선생은 건국훈장 애족장을, 김한정 선생은 건국훈장 애국장, 야학을 설립해 교육 운동에 나섰던 배창아 선생(1914~1948)과 비밀결사인 함덕독서회에 참여했던 김태근 선생은 건국포장을 추서받는다.

제주 신성여학교 1회 졸업생인 강평국 선생은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 사범과에 다니면서 1919년 3.1운동 때 제주 출신 고수선·최정숙 선생과 함께 시위를 주도한 뒤 제주에 와서도 여성 문맹 퇴치와 지위 향상을 위해 여수원(女修園)을 설립하고 제주여자청년회를 조직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1926년 제주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도쿄여자의학전문학교에 다니면서 1927년 1월 16일 창립된 조선여자청년동맹 초대 집행위원장을 맡았고 1928년 1월 근우회 돜쿄지회 결성 때도 의장단에 선출됐다.

함께 3.1운동에 나섰던 고수선·최정숙 선생은 독립유공자로 선정됐지만, 1933년 11월 지병으로 후손을 남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강 선생은 독립유공자로 선정되지 못해 제주 신성학원 총동문회가 나서 독립유공자 추서 운동을 벌여왔다.

도쿄여자의학전문학교 3학년 때 늑막염으로 몸이 쇠약해져 제주도로 돌아와 요양하던 중 1933년 1월 전남 광주에서 비밀 결사가 발각돼 항일 여성운동가들이 검거됐을 때 강 선생도 광주로 구인됐고 이후 병이 악화돼 1933년 11월 10일 33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평생 여성의 지위 향상을 자신의 사상과 이념으로 삼았던 강 선생은 “나라에 봉사하는 길은 여성도 공부하는 길”이라면서 “여자라고 반드시 남성들에게 뒤지란 법은 없다”, “여성의 법적·사회적 지위는 남성과 동등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대표적인 여성 독립운동가로서 각인돼 있다.

지난 1981년 동료들과 제자 등 14명이 성금을 모아 제주시 봉개동 황사평 천주교 제주교구 묘지에 아가다 강평국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대정읍 상모리 출신 현호옥 선생은 1933년 2월 일본노동조합전국협의회 오사카지부에 가입, 오사카지부 도호쿠구 남해고무공장 분회원과 화학노조 부인부 책임자로 활동하다가 1935년에 체포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현 선생의 아버지인 현길홍은 1930년대 제주~오사카간 일본 기선의 횡포에 맞서 ‘우리 배는 우리 손으로’ 기치를 내걸고 여객선을 띄운 동아통항조합 조합장을 지냈고, 오빠 현호진, 현호경도 일본에서 노동운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리 출신 김한정 선생은 3.1운동에 참가한 후 제주청년동맹, 신인회, 제주 야체이카 등에서 항일운동을 주도했고 해방 후인 1945년 10월 건국준비위원회 제주도위원회 보안부장을 맡는 등 대표적인 사회주의 계열의 활동가였다.

1946년 10월 미 군정의 지명수배를 피해 도항하던 중 배 침몰 사고로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창아 선생은 북제주군 애월읍 하귀리 출신으로, 1933년 일본 오사카 일본노동조합전국협의회 활동에 참여하던 중 폭력행위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6월을 선고받았고, 이듬해인 1934년 8월 고향에서 야학을 설립하고 교육강연회를 조직하고 연설회를 개최하는 등 활동을 펼치다 해방 후 4.3에 대한 토벌이 한창이던 1948년 12월 군에 의해 희생됐다.

김태근 선생은 조천읍 함덕리 출신으로 1933년 4월 결성된 함덕독서회에 참여, 모집활동을 하다가 체포된 데 이어 1941년에는 군사에 관한 조언비어를 유포하다 체포돼 금고 6월을 선고받았다.

또 이원영 선생은 서귀포시 월평 출신으로 1918년 10월 법정사 항일운동에 참여했다가 체포돼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았다.

한편 제주도는 오는 15일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열리는 제74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도내에 거주하는 후손이 확인된 배창아 선생의 자녀 배광흠씨와 이원영 선생의 손자 이승훈씨에게 포상을 전수할 예정이다.

이로써 제주 출신 독립유공자는 유일한 생존 애국지사인 강태선 선생(95)을 비롯해 189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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