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아름드리 나무들이 키워낸 제주의 숲
100년 전 아름드리 나무들이 키워낸 제주의 숲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8.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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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도 비교분석 결과 도내 숲 면적 100년 전보다 3배 가까이 증가
연구진 “사라진 노거수들, 식생 복원과정에 종급원으로 기여” 분석
성읍 민속촌 내 노거수. /사진=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성읍 민속촌 내 노거수. /사진=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의 숲 면적이 100년 전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 데는 끊임없는 이용 압력에도 도민들이 노거수를 소중히 보호해 왔기 때문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100년 전 1000여그루에 달하던 노거수의 40%에 달하는 나무들이 현재 제주의 숲이 형성되는 데 직간접적으로 기여해왔다는 얘기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전범권)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제주 숲의 역사를 기록하고 보존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100여 년 전의 고지도인 조선임야분포도(朝鮮林野分布圖, 1918년 제작)를 활용, 숲의 역사와 노거수 분포 특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고지도에 따르면 100년 전 제주에는 1013그루의 노거수들이 있었다. 이 나무들은 주로 600m 이하 저지대의 민가 주변을 비롯한 섬 곳곳에 분포하고 있었다.

제주시에 584그루(57.7%), 서귀포시에 429그루(42.3%)가 자라고 있었고 특히 성산읍(199그루), 구좌읍(129그루), 제주시(118그루), 애월읍(115그루) 등에 많은 노거수가 있었다.

연구진이 고지도와 현재의 제주 숲 지도를 비교분석해본 결과 제주의 숲 면적은 100년 전 271.2㎢에서 784.2㎢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연구진은 당시 1000여그루에 달하는 노거수의 40.0%에 해당하는 405그루가 숲의 중심부에 있었던 데 주목했다. 바로 이 나무들이 오늘날 제주 숲의 형성과 발달에 직간접적으로 기여, 씨앗을 공급해준 중요한 어미나무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100년 전 제주 숲과 노거수 현황. /사진=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100년 전 제주 숲과 노거수 현황. /사진=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오늘날 숲을 형성한 100년 전의 노거수. /사진=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오늘날 숲을 형성한 100년 전의 노거수. /사진=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한국전통조경학회』 6월호에 ‘제주도 노거수 자연유산의 100년 전과 현재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100년이 지난 현재 제주 노거수의 잔존 개체 수는 159그루로 급감한 상태다.

노거수 개체 감소의 원인으로는 대규모 개발사업, 목재 이용 등 인위적 요인 외에도 제한 수명 도달, 태풍 및 강풍, 한발 등 기후 영향과 병해충 피해 등 자연적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평지 지역에 분포하던 노거수들이 급격히 줄어든 데는 인위적 요인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진은 다만 “100년 전 노거수의 많은 수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제주 식생이 복원되는 과정에서 중요 종급원으로 기여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400여 개체에 달하는 노거수가 현존 식생 내에 귀속돼 있고 현재 제주의 중산간 숲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배경이 됐을 것으로 추론된다는 것이다.

조사에 참여한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의 최병기 박사는 “오늘날 제주의 숲이 잘 보존돼온 것은 마을 인근과 주변의 노거수만큼은 지키고자 노력해온 제주도민의 오랜 수고와 헌신의 결과”라며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발생하고 있는 제주지역 산림 훼손지와 병해충 피해지 복원 방안을 마련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존하는 노거수 중 수령 500년이 넘는 종은 모두 팽나무로, 이 중에서도 제주시 애월읍에 있는 노거수의 수령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귀포시내에 있는 노거수. /사진=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서귀포시내에 있는 노거수. /사진=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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